UFC 바셀린사건, 스피릿MC에선 ‘택도 없는 일’

  

스피릿심판들, 실전경험을 유지하기 위해 무보수로 아마리그 참가


지난 15일 열린 센트럴리그에서 파운딩 당하는 선수의 상태를 확인하는 주심의 모습.


“스피릿MC였다면 조르주 생 피에르의 바셀린사건은 일어나지도 않았다.”

지난 15일 서울시 송파구 최정규 체육관에서 제2회 스피릿 아마추어 센트럴리그가 열렸다. 이번 대회의 경기 수는 총 10경기. 하지만 경기진행과 판정을 위해 참가한 심판은 총 11명이었다. 이는 심판들이 스피릿MC대회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아마리그로 대거 투입됐기 때문이다. 심판들의 아마리그 활동은 실전감각을 잃지 않기 위함이다.

이날 경기가 끝난 후 심판들은 매달 실시하는 심판교육을 위해 사각링 위에 둘러앉았다. 이날 교육에서는 UFC바셀린사건이 거론됐다. 교육에 참가한 심판들은 “만약 생피에르가 스피릿MC에서 경기를 가졌다면 바셀린 사건은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는 스피릿MC 심판들이 지난 2007년 초에 약품소지에 대한 규정을 정했기 때문이다. 규정에 따르면 스피릿MC대회에서 바셀린 지참은 심판과 의료진이외는 누구도 허락하지 않는다. 세컨드는 선수의 온도조절을 위해 필요한 물, 얼음, 수건 등만 가능하다. 선수와 세컨드는 바셀린 및 약품 등의 소지가 불가능하다는 규정을 정해 놓은 것이다. 스피릿MC 심판교육의 성과였다. 이는 세계최고의 격투기대회라는 UFC보다 2년이나 앞선 것이다.

현재 스피릿MC대회는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스피릿MC의 주최사인 엔트리안의 경영난으로 인해 대회를 개최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판들은 아마리그의 활동도 꺼리지 않는다. 심판들의 아마리그 활동은 본인들의 실전감각 유지되는 물론 신인선수발굴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스피릿MC 이수용 심판위원장은 “심판비를 받는 심판은 몇명되지 않는다. 다른 심판들은 대회를 경험하고 실전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스스로 참가해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심판들은 한 달에 한 번 정기적인 심판교육에 참가하고 있다. 이 교육을 통해 규정을 수정·보완한 부분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심판들의 노력은 스피릿MC대회가 열리지 않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특허사무실에서 일하는 심호철 심판은 “격투기를 워낙 좋아하고 선수를 가까이에서 보기위해 심판활동을 시작했다. 주말마다 심판교육과 시합에 참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솔직히 우리보다 시합을 가지지 못하는 선수들이 더 어렵다. 프로선수들이 시합을 해야 심판들도 흥이 난다”며 오히려 선수들을 걱정했다.

또 합기도장을 운영하며 스피릿MC 심판으로 활동 중인 이정수씨는 “스피릿MC가 열리지 않아 안타까울 뿐이다. 경기가 워낙 안 좋기 때문에 대회를 바라는 데는 무리가 있다”며 “스피릿MC의 선수와 심판 그리고 주최사인 엔트리안의 직원들까지도 한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 스피릿MC는 꼭 다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심판들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 격투기는 점점 침체되고 있다. 심판들이 설 자리를 점점 잃어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김성량 수습기자 / sung@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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