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의 교차점, 경락의 기시(起始)와 종지(終止)의 모임-결국 생명이다
발행일자 : 2001-02-12 00:00:00
문성수 원장



"내가 주먹을 쥐는 것은 하나의 단단한 나무를 쓰러뜨리기 위함이 아니요, 부풀어오르는 가슴, 그 속의 불길을 내뿜기 위함이 아니요, 저 높은 곳을 향해 날개를 달기 위함이 아니다. 다섯 손가락이 조용히 긴장하는 손안의 작은 공간에서 무한히 열리는 삶을 위한 길로 들어서고자 함이니"
이창후씨가 지은 『태권도의 철학적 원리』란 책에 있는 글이다.
오늘은 손이 주제이니 손에 대해 알아보자.
손은 몸이지만 마음 기운과 많이 통한다. 사람이 이야기를 할 때 이렇다 저렇다 할 때 손이 같이 움직이듯 손은 생각의 움직임을 따라간다.
한의학에서는 인체의 모양에서 서로비슷한 곳을 치료점으로 잡는데 이를 취상(取像)이라 하며, 그런 면에서 주먹은 움켜쥐면 모양새가 머리와 같아 머리병을 손에서 많이 치료해왔다. 선천이니 후천이니 따지며, 손금을 보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한의학에서는 경락이라는 것이 존재하여 내부 장기의 반응이 외부로 나타나는 것을 살피거나 치료해온 치료점들의 모임이 있는데, 이런 경락은 크게 삼음삼양(태음,소음,궐음, 태양,소양,양명)으로 나눈다.
그런데 정권의 모양새를 살펴보면 네 손가락이 차례로 접혀 있고, 엄지 손가락이 그 위를 덮고 있는 모양새다.
집게 손가락엔 수양명대장경(手陽明大腸經)의 기시점인 상양(商陽)이란 혈자리가 있고, 중지엔 수궐음심포경(手厥陰心包經)의 종지점인 중충(中衝)이란 혈자리가 있으며, 4번째 손가락엔 수소양삼초경(手少陽三焦經)의 시작점인 관충(關衝)이란 혈자리가 있고, 특이하게 새끼손가락엔 수소음심경(手少陰心經)의 종지점인 소충(少衝)과 수태양소장경(手太陽小腸經)의 기시점인 소택(少澤)이란 혈자리가 같이 있어 정권의 중심을 잡고, 엄지에는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의 종지혈인 소상(少商)이라는 혈자리가 있어서, 앞선 손가락의 모든 음양경락을 덮는데 수태음 폐경은 아이가 엄마 뱃속에서 나와 폐호흡을 하며, 울음을 터트리듯 경락순환에서 처음으로 시작되는 곳으로 모든 경락의 원천이 된다.
이렇듯 정권은 음양이 교차하고, 몸자리의 끝과 시작이 모여 있는 곳으로 생명의 원천이 숨쉬는 곳이다. 결국 정권을 뻗어 남에게 다가감은 나의 생명의 원천을 남에게 준다는 뜻으로 쉽게 움직여서는 안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태권도의 정권 마크가 상징하는 것은 생명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 본다.
문성수 원장은 한의학 커뮤니티 사이트인 예스메디(www.yesmedi.com)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