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시절]‘제2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실질적인 태권도 세계화의 단초


1975년 8월 31일 열린 제2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현장


1975년 8월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는 세계태권도연맹(WTF)이 주최한 첫 번째 대회다(WTF는 1973년 5월 28일 창설). 이틀은 국기원에서, 마지막 날은 장충체육관에서 경기가 열렸다.

통일된 경기규칙이 없어 갖가지 해프닝을 연출해야했던 지난 ‘1회 세계대회’ 때와는 달리, 2회 대회는 국제대회로서 어느 정도 면모를 갖췄다. WTF는 1973년 제1회 세계대회 직후 창설됐기 때문이다. 2회 세계대회 참가자들은 WTF로부터 전달된 통일된 경기규칙을 가지고 훈련에 임했으며, 그 결과 성공적인 대회를 이끌어 냈다.

국내 언론도 일제히 태권도의 가치를 인정하기 시작, 대대적인 보도를 실시했다. 9월 1일자 동아일보는 ‘태권도의 국제화’라는 사설에서 “맨발과 맨손으로 국위를 해외에 선양하고 재정수입도 적지 않게 올려주는 운동”이라고 극찬했다. 서울신문도 9월 2일자 ‘태권도의 교훈’이라는 기사를 통해 “해외에서 태권도는 이미 한국의 국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실정이다. 태권도의 세계화는 우리 것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기를 펴지 못하는 (국민들의) 실정을 타파하고 세계를 개척하는 데 교훈을 주었다”고 전했다.

2회 세계대회를 기점으로 태권도의 본격적인 국제화 노력도 시작됐다. 당시 태권도는 겉으로는 세계화의 모습을 하고는 있었지만 알맹이는 여전히 임의단체였다. 때문에 태권도는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가입을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었다. 올림픽 정식종목이 되기 위한 전제조건이었기 때문이다. 제2회 세계대회가 열리는 날30개국이 참가한 WTF 총회 역시 한국에서 개최됐다. 이날 총회에서는 공산권인 유고슬라비아가 참석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미국올림픽위원장 필 크럼 부부와 오스카 스테이트 국제경기연맹연합회(GAISF) 사무총장 등의 귀빈들도 이날 처음 한국을 찾았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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