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정복에 나선 고교 태권브이 5인방

[탐방]경기도 효성고등학교 태권도부

왼쪽부터 박찬, 주성규, 임종환 감독, 정재환 교장, 이현석, 이완희, 조정호

“종주국 태권도의 위용을 뽐내고 돌아 오겠습니다”

오는 10일부터 11일 양일간 러시아 모스크바 뮈지쉬에 경기장에서 열리는 ‘제3회 모스크바 시장배 러시아 국제태권도대회(이하 모스크바 대회)’에 출전하는 효성고등학교(교장 정재환)태권도부 2학년 동급생 5인방의 각오다.

한국 대표로 모스크바 정복에 나서는 주인공은 -58kg급 조정호, -64kg급 이완희, -72kg급 이현석, -80kg급 주성규, +80kg급 박찬이다. 모두 초고교급 기량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로 평가받는다. 그렇기에 수준 높은 대회를 기대하는 모스크바 태권도협회에서 이 선수들을 초청한 것이다.

선수들에 대해 효성고 임종환 감독은 “이번에 모스크바 대회에 출전하는 5명의 선수는 언제든지 국가대표에 발탁될 수 있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며 “처음엔 1학년 유망주 중심으로 선발하려고 했지만,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가는 대회인 만큼 외국 선수들과의 경기 경험이 많은 최정예 멤버로 구성했다”고 선발과정을 설명했다.

출정을 앞둔 선수들에게 효성고 정재환 교장은 “항상 연습해 온 대로만 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을 대표해 국제대회에 나가는 만큼 자긍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하지만 성적보다 몸을 다치지 않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에게 신장이 좋은 외국 선수들이 부담스럽지 않냐고 물었다. “자신있다”는 명쾌한 답변이 돌아왔다. 아직은 앳된 모습의 고교 선수들이지만 결연한 의지만큼은 베이징올림픽에 나가는 국가대표 선수들 못지않았다.

고교 태권도 최고 명문 효성고등학교

효성고등학교 태권도부 선수들이 훈련장에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효성고등학교(1953년 개교)는 두 가지가 유명하다. 하나는 영어특성화 교육이고 다른 하나는 태권도부다.

특히 태권도에 대한 사랑은 각별하다. 학교 정규 교육과정에 태권도 수업이 있어 전교생이 태권도를 배운다. 이는 태권도가 특기생만을 위한 전유물이 아닌 모든 학생이 함께 배우는 교육으로 생각하는 효성고의 의지다.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효성고의 태권도에 대한 열정이 모여 1998년 창단한 태권도부가 불과 10년만에 고교 최고 명문 팀으로 자리매김한다. 창단 이래 19회 우승. 현 고교 태권도부 랭킹 1위, 태권도 특기생 대학진학률 100% 등 중학교 태권도 선수라면 누구나 진학을 원하는 곳이 바로 효성고 태권도부이다.

효성고가 배출한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2005년 스페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최연소국가대표로 박탈돼 헤비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허준녕(경희대), 현 국가대표 1진 홍혜지(한국체대) 등 지금의 태권도계를 이끌고 있는 선수들 중 상당수가 효성고 출신이다.

이렇게 효성고에서 우수 선수가 많이 배출되는 이유에 대해 태권도인들은 임종환 감독의 지도력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국가대표 감독을 여러 차례 역임한 임종환 감독은 태권도계에선 이미 명장으로 인정받는 실력파 지도자이다.

이에 대해 임종환 감독은 “명장이라는 소리를 듣기엔 부끄러운 점이 많다. 선수들이 잘해주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또 학교 측의 적극적인 지원이 없었다면 10년만에 이런 좋은 성적을 내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고 정재환 교장은 “지금의 효성고 태권도부는 선수들과 감독, 코치 선생님 그리고 학부모님들이 삼위일체가 돼 이루어낸 성과물”이라며 “앞으로도 학교는 태권도부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하며 태권도부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 그리고 지도자와 선수들의 열정이 똘똘 뭉쳐 있는 효성고 태권도부. 이들의 고교 태권도 독주 체제는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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