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로 건강 유지한다, 민족 어머니태권도교실

  

태권도로 건강 유지한다, 민족 어머니태권도교실



10월 19일 서울시 양천구 목동 우성 2차 아파트 단지 정문에 있는 민족체육관에 주부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이들은 체육관에 들어서자마자 외투를 벗어 던지고 하얀 도복 차림으로 몸을 풀기 시작했다. 나이는 2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바로 민족체육관 어머니 태권도교실 회원들이다.

민족체육관(관장 박대열)은 재작년부터 어머니 건강교실을 운영해왔고 올해부터 어머니 태권도교실로 전환, 현재 20여명의 주부들이 주 5일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다. 아이들만 하는 운동, 여자가 하기에는 과격한 운동으로 인식되고 있는 태권도를 주부들이 하고 있는 것이다.

어려움은 없었을까? 박대열 관장은 "태권도를 아이나 남자만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편견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면서 "하지만 건강교실을 태권도교실로 전환했을 때 어머니들이 아주 좋아했다"고 말했다. 재미도 있고 여러 가지로 얻는 것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가장 좋은 점은 건강 증진. 태권도를 하기 전보다 태권도를 하고 나서 건강이 훨씬 좋아지다보니 주부들이 태권도 수련을 좋아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박 관장은 오랫동안 수영을 했지만 좋아지지 않던 어깨가 태권도를 하고 나서 좋아졌고 3년 동안 생리불순에 시달렸지만 태권도를 시작한지 한 달만에 다 나았다는 주부 수련생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날 수련에 참가한 주부들은 한결같이 태권도를 배우길 너무 잘했다고 입을 모았다. 51세의 윤순희씨는 "태권도를 하고 나서 아팠던 어깨가 다 나았다"고 말했다. 힘이 남아있는 한 계속 태권도를 하겠노라는 포부도 밝혔다.

어머니 태권도교실 회장인 김지인씨는 "아이들도 같이 태권도를 하니까 공통의 화제거리가 있어 대화도 할 수 있어 좋다"며 가족의 화목을 도모하는 데도 태권도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적지 않은 수의 도장에서 어머니 태권도교실 또는 주부 태권도교실이라는 형식으로 주부층을 대상으로 한 태권도 보급을 시도하고 있다. 태권도교실에 참여하는 주부들의 자녀를 유치하기 위한 도장 홍보전략이라는 측면도 갖고 있으나 이러한 시도는 성인태권도 활성화 전략 마련에 한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각 도장의 지도자들이 주부층을 대상으로 한 태권도 지도에 적극 나서고 그로 인해 주부 태권도 인구가 대폭 늘어난다면 이는 어린 애들만 하는 태권도라는 일반인들의 인식을 바꿔놓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민족 어머니 태권도교실 회원들은 발차기 동작이나 품새 동작 그 어느 하나도 교과서에 나오는대로 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운동선수가 아닌 이들에게 운동선수 수준의 발차기를 기대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박 관장은 성인에게 아이와 같은 유연성을 요구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성인에게는 성인의 신체조건에 맞는 지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지적은 성인태권도 활성화를 도모하는데 아주 중요한 문제제기다.

교과서에 억지로 사람을 갖다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수준과 조건에 맞춰 지도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 상식적이면서도 잊기 쉬운 진리다. 흔히 말하는 눈높이 교육이 바로 그러한 교육일 것이다.

미국 태권도계에서 심심치않게 장애인이 태권도를 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것은 바로 그런 지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은 장애인에 맞게 노인은 노인에 맞게 지도하니까 남녀노소 누구나 태권도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민족 어머니 태권도교실은 바로 그러한, 한국에서는 본격적으로 실천된 적이 없는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성인태권도를 활성화하기 위해 해결하기 위해 고민해봐야 할 문제들은 아주 많다. 사회적 조건부터 태권도 수련체계의 문제까지 개선해야 할 것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관건인 것이 바로 일반인들의 편견이다. 태권도는 아이들이 하는 것이라는 편견. 이러한 편견을 민족 어머니 태권도교실 주부들은 아침마다 도장에 모여 힘찬 구령소리와 함께 날려보내고 있다.

민족 어머니 태권도교실에서 자칭 타칭 관장님의 수제자로 불리는 이금자씨는 "내가 건강해야 가정도 잘 지킬 수 있다"며 "세 아이도 자라면 반드시 태권도를 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대로라면 민족체육관은 머지 않아 온 가족이 함께 하는 태권도를 실천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성인태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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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진엄마

    아니 양천구에만 이런혜택이 우리동네 은평구에 만드실 의향은 안계신지 여하튼 부럽습니다. 많은 도움 받으시고 어머님 여러분 열심히 하세요

    2000-10-2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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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금자

    목동아줌마들.화이팅

    2000-10-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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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금자

    2000-10-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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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강빈

    어머니 태권도 화이팅!
    어머니 들이 태권도를 하시는것을 보니까
    너무나 자랑 스럽 습니다.
    나도 어머니들 같이 태권도를 열심히 배워야 겠습니다.
    -어머니 태권도 화이팅! 우리엄마도 화이팅! 만세-

    2000-10-2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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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저씨

    그렇군요 아줌마들도 열심히 태권도를 하는군요. 부디 열심히 하셔서 멋진 아줌마가 되세요.
    파이팅

    2000-10-1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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