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사람] 격투기 도전하는 왕년 복싱챔피언 박종팔
발행일자 : 2003-06-20 00:00:00
문승진 기자/굿데이



하나도 변하지 않은 남자

그를 만나기 위해 서울 양재동의 록키체육관을 찾았다. 체육관에 들어서자 그는 자신과의 싸움을 치르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커다란 눈에 짧은 머리, 우람한 체격. 복싱을 그만둔 지 15년이 지났다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슉, 슈∼욱. 주먹이 닿자 샌드백은 허공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는 한마디 던졌다. "링 위에서 덜 맞으려면 땀을 많이 흘려야지∼잉." 그가 맹연습하는 이유다. "아따, 망신이나 안 당해야 될 텐디. 이제는 훈련하고 나면 다음날 회복이 잘 안 돼부러야" 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에 솔직한 표현. 다소 덜렁대며 상대를 편안하게 만드는 말솜씨. 세월이 흘렀어도 박종팔은 그대로였다.
싸움꾼의 마지막 선택

격투기로 대결하는 이유를 묻자 "나는 세계챔피언을 지냈는데 주먹으로 하면 상대가 되겠는가. 발이라도 쓰게 해야지. 그래도 발보다는 주먹이 조금 더 빠를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사실 세계챔피언을 지낸 그로서는 이기면 본전 지면 망신일 수도 있는 이번 대결을 쉽게 결정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링에 올라가보지 못할 것 같았다. 내 인생에 있어 자신과의 마지막 싸움을 해보고 싶었다. 40대들도 뭔가 새로운 목표를 향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대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인생의 진정한 챔피언

혹시 불량배들이 시비 거는 일은 없었느냐고 묻자 "나는 세계가 인정한 주먹이고 걔들은 무허가 주먹인데 싸움이 되겠느냐"며 "오히려 플라이급들이 이유없이 술먹고 설쳐대면 아주 미쳐부러. 그래도 손님인데 어떡해, 참아야지" 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이제 딸들을 위해 술집을 처분하려고 한다. "딸이 시집가는데 왕년의 챔피언인 아빠가 유흥업소를 운영한다고는 할 수 없지 않겠어? 그렇다고 벌써부터 놀 수는 없고 서울 양재동에 조그마한 건물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다 식당을 한번 해볼까 해"라고 말했다. 딸들 시집보내고 나면 시골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게 그의 꿈이다.
15세 때 단돈 1만4,000원을 들고 서울로 상경해 낮에는 중국집 배달원으로, 저녁에는 체육관에서 챔피언의 꿈을 키웠던 박종팔. 눈물 젖은 빵을 먹어봤기에 그는 인생을 낭비하지 않으며 열심히 살아왔다. 그는 복싱선수로서 또한 인생에 있어서도 진정한 챔피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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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빌려같으면 300백만원 빨리 돌려줘야 할꺼아니야 나쁜놈아 니가 챔피언이냐?
돈을 빌려같으면 고빠로 있는데로 갑아야지 전화도 안받아? 전화번호 알려줄테디 전화
꼭해라
011-265-7703 (종팔이 에게)2005-08-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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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이셨구나;;;;
2004-07-2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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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 하십니다.
화이팅! 이예여^^2003-07-0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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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에게 희망을,,,,,,
진정한 챔피언이십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하시고자 하는 일 모두 잘되길 기원합니다.2003-06-2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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