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맨쇼’ 서은수, 세계무대 뒤흔든 10대 신성의 탄생!
발행일자 : 2025-10-26 20:56:12
[한혜진 / press@mookas.com]

세계태권도선수권 첫 출전서 -54㎏급 금메달 쾌거… “고교생의 반란”
“오늘 밤의 주인공은 단연 서은수였다.”
10대 고교생 국가대표가 태권도 세계무대를 흔들었다. 안양 성문고의 서은수(19)가 그 주인공. 26일 중국 우시 타이후 국제엑스포센터에서 세계태권도연맹(WT) 주최로 열린 ‘우시 2025 WT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셋째 날 남자 최경량급 -54㎏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에서는 지난해 유럽선수권 우승자이자 올해 세르비아·독일 오픈을 연달아 제패한 튀르키예의 푸르칸 우베이드 차모을루(Furkan Ubeyde CAMOGLU)를 상대로 숨 막히는 접전 끝에 2-0 완승을 거두며 세계무대를 뒤흔들었다.
1회전은 팽팽했다. 초반 몸통 선취점을 내주며 긴장된 출발을 했으나 곧바로 머리 공격으로 반격하며 흐름을 되찾았다. 근접 공방 속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고 상대 감점을 유도해 4-2로 앞서 나갔다. 몸통 득점을 주고받는 사이 점수 차를 12-9까지 벌렸고, 막판 한계선 바깥으로 밀려 감점을 받았지만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14-12로 첫 회전을 가져왔다.
2회전은 더욱 감각적이었다. 빠른 스텝으로 거리 싸움을 주도하며 정확한 몸통 공격으로 2점을 선취, 이어 돌려차기 머리 득점을 성공시키며 5-0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상대의 발 빠른 돌개차기에 연속 득점을 허용하며 5-5 동점. 경기장은 긴장감으로 팽팽히 달아올랐다.

서은수는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상대를 한계선 밖으로 몰아 감점을 유도하며 다시 리드를 잡았다. 남은 30초, 상대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던 순간적인 타이밍 싸움에서 오른발 머리 공격을 적중시키며 8-6으로 달아났다. 감점을 하나 내줬지만 끝까지 리드를 지켜내며 8-7 짜릿한 승리로 금메달을 확정했다.
올림픽 다음으로 최고 권위를 지닌 세계선수권 첫 출전임에도 주눅 들지 않았다. 올해 춘천 코리아오픈과 푸자이라 오픈을 연이어 석권하며 세계랭킹 8위까지 치고 오른 신성. 불과 1년 전, 춘천 세계청소년선수권 예선 탈락의 아픔을 겪었는데, 단 1년 만에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세계를 제패했다.
예선부터 기세가 매서웠다. 64강전부터 결승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전 경기 2-0 완승 행진. 특히 8강까지는 모든 세트가 12점 차 점수차승이었다. 움직임은 가볍고, 발끝의 타격은 날카로웠다.
8강전에서는 세계랭킹 3위 요르단의 자아파르 알다우드(Ja’afar ALDAOUD)를 맞아 2-0 완승. 1회전 치열한 공방 속에서도 침착하게 흐름을 잡은 뒤, 2회전에서는 점수차승으로 경기를 끝냈다. 기술의 정교함과 전술 운영,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경기였다.
4강에서는 발 놀림이 빠른 우즈베키스탄의 자콘기르 쿠다이베르디예프(Jakhongir KHUDAYBERDIEV)를 상대로 완벽한 경기력을 펼쳤다.
1회전부터 기습적인 몸통 공격과 긴 신장을 활용한 머리 득점으로 17-5, 압도적인 점수차로 제압. 2회전 초반 0-4로 밀렸으나 오른발 돌려차기로 연속 머리 득점을 성공시키며 단숨에 7-5로 뒤집었다. 이후 냉정한 운영으로 11-10으로 따내며 결승행을 확정했다.

서은수는 “교수님(남윤배, 한국체대)과 철저히 분석하며 준비했다. 한 번 이겨본 선수도 있고, 져 본 선수도 있어서 영상 분석을 반복했다. 오늘은 컨디션이 완벽했다”며 “교수님과 호흡 잘 맞춰 2028 LA올림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무엇보다 이번 우승은 한국 남자선수로서는 고교생 신분으로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른 것은 1982년 에콰도르 과야킬 대회 플라이급(-52kg) 전웅환(동대문상고), 페더급(-60kg) 장명삼(동성고) 우승 이후 43년 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박지웅(부흥고), 이대훈(한성고), 장준(홍성고) 등 특급 유망주들이 고교생 때부터 국가대표로 선발돼 아시아선수권·아시안게임을 제패하거나 세계선수권 메달권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고교생 월드 챔피언’ 타이틀은 얻지 못했다.
여자부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여자부에서도 고교생으로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거머쥔 사례는 2011 경주 김소희(서울체고), 2015 첼랴빈스크 대회 임금별(전남체고) 이후 10년 동안 전무하다. 25일 -49kg급 여자부 여고생인 김향기(서울체고)가 도전했으나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오는 29일 -62kg 이가은(울산스포츠과학고)이 도전을 앞두고 있다.
따라서 서은수의 이번 우승은 단순한 개인의 돌풍이 아니라, 경쟁이 센 한국의 10대 고교생이 다시 세계무대 중심으로 올라선 세대 교체의 상징적 장면으로 평가된다.
이번 대회로 서은수는 태권도 최경량급의 차세대 주자로 확실히 각인됐다. 국내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58KG급까지 경쟁해야 할 통합체급에는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태준(경희대)을 비롯해 배준서(강화군청), 양희찬(한국가스공사), 김종명(용인대)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140점 랭킹 포인트를 확보한 서은수의 합류로 2028 LA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은 일찌감치 ‘전쟁터’를 예고한다.
한국 태권도 대표팀은 이날 서은수의 금메달 추가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대회 첫날 남자 87㎏초과급 강상현(울산광역시체육회)이 금메달, 여자 57㎏급에서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이 은메달, 25일에는 남자 63㎏급에서 장준(한국가스공사)이 동메달을 획득했다. 금2, 동1개를 회득한 남자부는 종합우승 달성에 더욱 가까워 졌다.
한편, 대회 나흘 차인 27일에는 남자 -80KG급 서건우(한국체대)와 여자부 -46KG급 이예지(인천동구청), +73KG급 송다빈(울산광역시체육회) 등이 출전한다.
[무카스미디어 = 중국 우시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혜진 |
|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

무카스를 시작페이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