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 세계장애인오픈챌린지 은메달… 한국 유일 결승 진출

  

2025 강원·춘천 세계장애인태권도오픈챌린지… G-4등급 부여 유일 대회, LA 패럴림픽 전초전

이동호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한국 장애인 태권도가 세대교체 흐름 속에서 2028 LA 패럴림픽을 향한 항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동호(전북특별자치도장애인태권도협회)는 11일 강원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에어돔에서 열린 ‘2025 강원·춘천 세계장애인태권도오픈챌린지’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 중 유일한 결승 진출자였다.

 

준결승에서 튀르키예의 패시스 셀릭을 상대로 1회전을 5-3으로 따낸 이동호는 2회전에서 11-13으로 아쉽게 내줬지만, 3회전 종료 직전 몸통 공격을 성공시키며 14-11로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은 우크라이나의 알리쿨로프 자보키르와의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1회전은 팽팽한 흐름 속에 유효타 없이 흘러갔으나, 종료 직전 연속 몸통 공격을 허용하며 0-4로 내줬다. 2회전 중반, 이동호는 적극적인 공방 속에서 몸통 기술을 유효타로 연결시키며 2-0으로 응수,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운명의 3회전, 자보키르의 압박이 거세졌고, 이동호는 한계선 바깥으로 밀려 감점, 이어 몸통 실점으로 1-4로 끌려갔다. 그러나 경기 후반 다시 공세를 펼치며 감점을 유도, 연이어 몸통 공격을 적중시키며 4-4로 동점을 만들었다. 종료 4초 전, 역전을 노리며 전진하던 찰나, 자보키르의 ‘돌려차기’ 한 방에 4-6으로 석패했다.

 

비록 패했지만,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맞서 싸우는 근성과 기량은 한층 성장한 면모를 보여줬다.

 

이동호는 지난해 파리 패럴림픽에서 주정훈과 함께 출전한 차세대 주자로, 당시에는 경험 부족으로 조기 탈락했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준결승~결승 연속 접전’이라는 성장 과정을 겪으며 한단계 도약의 계기로 삼게됐다.

 

이번 ‘장애인챌린지’는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이 주최하고 강원도와 춘천시가 공동 주관하는 G-4등급 랭킹포인트 부여 국제오픈대회로, 세계 오픈대회 중 유일하게 G-4등급을 인정받은 대회다.

 

2023년부터 강원도와 춘천시가 ‘강원·춘천세계태권도문화축제’ 일환으로 신설한 본 대회는 ‘장애인 태권도 저변 확대’라는 취지 속에 창설됐다. WT 역시 이 대회를 주요 성장 플랫폼으로 평가하며, 국제 대회 등급 중 최상위 G-4등급을 부여해 3년 연속 이어오고 있다.

 

작년에는 패럴림픽을 2개월 앞둔 시점에 30여 개국 104명의 선수가 참가했으며, 올해는 30여 개국 181명이 참가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챌린지로 자리매김했다.

 

경기는 K44(한쪽 팔 장애) 등급을 기준으로 남자 –58kg, -63kg, -70kg, -80kg, +80kg, 여자 –47kg, -52kg, -57kg, -65kg, +65kg 등 10체급에서 열렸다.

 

한국은 총 8명이 참가해, 여자 -47kg 백어진(서울장애인태권도협회), 남자 -58kg 이평강(서울장애인태권도협회), -63kg 이권훈(제주도태권도협회), 홍순철(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태권도협회), -70kg 이동호(전북특별자치도장애인태권도협회), 엄재천(강원도태권도협회), -80kg 주정훈(서울시장애인태권도협회), +80kg 김태훈(서울시장애인태권도협회)이 출전했다.

 

2020 도쿄와 2024 파리 패럴림픽에서 연속 동메달을 획득한 주정훈은 이번 대회에서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세르비아의 니콜라 스파지크를 상대로 0-4, 3-11로 패하며 아쉽게 입상을 놓쳤다.

 

이번 대회는 도쿄·파리 패럴림픽 이후 일본, 대만, 사우디, 조지아 등에서 유망 선수 육성 전략이 본격화되고, 난민 자격 참가자들이 출전하는 등 2028 LA 패럴림픽을 앞두고 장애인 태권도의 지형 변화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됐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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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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