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하은, 첫 아시안게임서 ‘금빛’… 한국 태권도 첫 금메달!

  

결선 평균 9.310점으로 여자 개인전 정상… 한국 여자 품새 AG 2연속 금메달

▲ 정하은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개인 품새에서 힘찬 공인품새를 선보인 뒤, 금메달을 확정하고 태극기를 펼쳐 들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태권도 여자 품새 국가대표 정하은(용인특례시청)이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주특기인 자유품새의 폭발력에 공인품새의 정확성과 절제까지 더해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정하은은 1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태권도 품새 여자 개인전 결선에서 공인품새와 자유품새 평균 9.310점을 기록해 8명의 결선 진출자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첫 아시안게임 출전에서 기분 좋은 금메달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같은 소속의 차예은에 이어 정하은까지 정상에 오르면서 한국은 아시안게임 여자 개인 품새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이어갔다.

 

결선에서 정하은은 공인품새 ‘지태’를 먼저 시연했다. 지태는 동작의 속도를 천천히 가져가다가 순간적으로 빠르게 전환하는 구간이 많아 ‘완급’과 힘의 ‘강약’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표현하느냐가 중요하다.

 

정하은은 서두르지 않았다. 힘을 모아야 할 때와 순간적으로 뻗어낼 때를 분명하게 구분했다. 특히 후반부 좌우 옆차기가 이어지는 까다로운 구간에서도 중심을 지키며 큰 실수 없이 마쳤다.

 

공인품새를 안정적으로 끝낸 뒤에는 자신의 주무대인 자유품새가 기다리고 있었다.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빠른 발차기와 고난도 회전 기술, 역동적인 이동을 연이어 풀어내며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살렸다.

 

공인품새에서 최대한 실수를 줄이고, 자유품새에서는 가진 기술을 과감하게 펼쳤다. 서로 다른 두 종목을 한 선수가 모두 소화해야 하는 아시안게임 품새에서 정하은이 준비한 경기 운영이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결선에 오르기 전부터 흐름은 좋았다. 정하은은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공인품새와 자유품새 모두 조 최고점을 기록하며 조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준결승 공인품새 ‘고려’에서 정확도 3.600점, 표현력 5.420점을 합쳐 9.020점을 받았다. 자유품새에서도 기술력 5.280점과 연출력 3.560점으로 8.840점을 기록했다.

 

두 부문 평균은 8.930점. 공인품새와 자유품새 모두 조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두 종목 모두 경쟁력이 통한다는 것을 확인한 정하은은 자신감을 안고 결선 매트에 올랐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정하은에게 가장 큰 숙제도 바로 이 부분이었다.

 

정하은은 본래 자유품새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다. 2022 고양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 자유품새 혼성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고, 2024 홍콩 세계선수권에서는 김성진과 17세 초과 자유품새 복식 정상에 올랐다. 2026 아시아품새선수권에서도 장운태와 자유품새 복식 금메달을 합작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자유품새만 잘해서는 금메달을 딸 수 없다. 세계품새선수권은 공인품새와 자유품새가 각각 독립된 종목이다. 공인품새 선수는 공인품새로, 자유품새 선수는 자유품새로 세계 정상에 도전한다.

 

반면 아시안게임 품새 종목 개인전은 한 선수가 공인품새와 자유품새를 모두 시연하고 그 점수를 합산해 승부를 가린다.

 

둘은 같은 품새라는 이름을 쓰지만 요구하는 능력은 크게 다르다.

 

공인품새는 정해진 동작을 얼마나 정확하게 수행하느냐가 기본이다. 균형과 자세, 힘의 강약과 속도의 완급, 절도 있는 표현까지 세밀하게 평가받는다.

 

자유품새는 성격부터 다르다. 음악에 맞춰 고난도 회전 발차기와 아크로바틱 기술을 구사해야 하고, 기술 난도뿐만 아니라 구성과 창의성, 연출력까지 중요하다. 시범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이는 이유다.

 

따라서 한쪽에 특화된 선수에게는 다른 한쪽이 약점이 되기 쉽다. 공인품새에 강한 선수는 자유품새의 고난도 공중기술이 부담이고, 반대로 자유품새와 시범 능력이 뛰어난 선수는 공인품새 특유의 정확성과 절제된 표현을 다시 다듬어야 한다.

 

정하은 역시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며 이 간극을 좁히는 데 공을 들였다. 자신의 강점인 자유품새를 유지하면서 공인품새의 정확도와 표현력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라인·루르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여자 개인전 은메달을 통해 두 부문을 함께 소화할 수 있다는 경쟁력을 확인했다. 그리고 첫 아시안게임에서는 한 단계 더 올라 금메달까지 가져왔다.

 

한국 여자 품새의 아시안게임 강세도 이어졌다. 품새가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윤지혜가 동메달을 획득했고, 2022 항저우에서는 차예은이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이번에는 정하은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한편, 윤규성이 이날 오후 예선 1위로 결선에 올라 남녀 개인 동반 금메달에 도전한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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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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