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태권도 랭킹 시스템 개편… 끊임없는 경쟁의 시대 도래


  

WT, 랭킹 주기 4년→2년 단축… 정상급 선수도 관리 없이는 생존 어려워져

 

스포츠 최고의 무대 올림픽을 향한 태권도 랭킹 시스템이 새롭게 개편됐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은 2024 파리 올림픽 이후 올림픽 랭킹 시스템을 기존 4년에서 2년 단위로 변경했다. 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권고에 따라 보다 공정하고 역동적인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개편으로 선수들은 지속적인 경기 출전과 성적 유지가 필수적인 환경에 놓이게 됐다. 단 한 번의 대형 대회 우승만으로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으며, 꾸준한 성적 관리가 랭킹 경쟁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새로운 랭킹 시스템에서는 매년 랭킹 포인트가 50%씩 차감되며, 2년 주기가 종료되는 시점에서 모든 랭킹 포인트가 초기화된다. 이에 따라 2024년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를 1차 주기, 2026년 7월부터 2028년 6월까지를 2차 주기로 설정했다.

 

예를 들어, 2024년 10월에 40점을 획득한 선수는 2024년 11월 랭킹에 반영되지만, 2025년 11월에는 50%가 삭감된다. 이후 2차 주기가 시작되는 2026년 7월에는 해당 포인트가 완전히 사라진다.

 

과거 시스템에서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 대형 대회에서 많은 포인트를 확보하면 이후 큰 성적을 내지 못하더라도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챔피언도 이후 관리 여부에 따라 정상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결정되는 구조로 바뀌었다. 다시 말해, 고인물은 존재 할수 없게 됐다.

 

2022년 처음 도입된 ‘그랑프리 챌린지(G2)’ 대회는 기존에 그랑프리 시리즈 출전이 어려운 올림픽 랭킹 하위 선수들에게만 참가 자격을 부여했다. 하지만, 이번 개편을 통해 모든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

 

단, 올림픽 체급 기준으로 국가별 최대 출전 쿼터는 4~5명으로 제한되며, 체급별 출전 선수는 50명을 넘지 않도록 조정된다.

 

2025년 열리는 그랑프리 챌린지 1, 2, 3차 대회에서 3위까지 입상한 선수는 2026년 그랑프리 시리즈(1, 2, 3차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같은 방식으로 2027년 그랑프리 챌린지에서 3위까지 입상한 선수는 2027년 그랑프리 시리즈 참가 자격을 얻는다.

 

다만, 한 국가에서 두 명 이상의 선수가 3위 안에 들 경우, 앞선 순위의 선수에게만 그랑프리 시리즈 출전권이 부여되며, 나머지 출전권은 타국 선수에게 넘어간다.

 

올해 그랑프리 챌린지는 6월 미국 샬럿, 8월 한국 무주 태권도원, 11월 태국 방콕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그랑프리 시리즈와 파이널 대회는 2026년과 2027년에 열린다.

 

올림픽 체급별 상위 1명에게 자동 출전권이 주어지는 ‘그랜드슬램 챔피언 시리즈’의 메리트 포인트 적용 방식도 일부 조정됐다.

 

기존에는 메리트 포인트 누적 1위와 올림픽 랭킹 상위 5위 내 선수가 중복될 경우, 자동 출전권이 올림픽 랭킹 차상위자에게 부여됐다.

 

그러나 개편된 규정에 따르면, 이제 메리트 포인트 2위자가 자동 출전권을 받게 되며, 2위자도 랭킹 5위 내에 포함될 경우 출전권은 소멸되고, 올림픽 랭킹 차상위 선수에게 출전권이 넘어간다. 그랜드슬램 활성화와 독자적인 랭킹 포인트 강화를 위한 변화로 해석된다.  

 

파리 올림픽 이후 새로운 랭킹 시스템 적용으로 인해 한국 국가대표 구성 또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2025년 2월 기준, WT 올림픽 랭킹에서 한국은 남자 -58kg급에서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태준(경희대)이 200점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같은 체급에서 심준호가 8위(40점)에 올라 있다. -68kg급에서는 정재빈이 44.32점으로 6위, -80kg급에서는 서건우(50.40점, 5위), 박재원(40점, 10위)이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여자 랭킹에서는 -57kg급에서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이 200점으로 1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67kg급에서는 이다빈이 72점으로 4위를 기록하고 있으나, 사실상 지난해 파리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하여 랭킹의 의미가 사라졌다.

 

이번 랭킹 개편으로 인해 태권도계는 대대적인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이제는 단 한 번의 대형 대회 우승만으로 올림픽 출전을 장담할 수 없으며, 선수들은 지속적인 경기 출전과 꾸준한 성적 관리가 필수적인 시대가 되었다.

 

이전 시스템에서는 한 번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면 비교적 오랜 기간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이번 개편 이후에는 모든 챔피언조차 방심할 수 없는 구조가 되었다.

 

새롭게 바뀐 랭킹 시스템이 향후 태권도 경기력과 선수층의 변화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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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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