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리에 선 WT-ITF… 상호 존중, 이해하는 뜻깊은 시간!


  

개막식 식후 공연 WT-ITF 합동 기술 시범에 모두가 인상적으로 관람

국제태권도연맹 대한민국협회(ITF-KOREA) 시범단이 WT 고려 품새를 ITF 스타일로, ITF 틀 화랑을 WT 스타일로 시연하고 있다.(사진=태권박스)

‘태권도’라는 같은 이름으로 국내서 태어났지만, 뿌리를 내리고 성장 과정에서 각기 다른 기술 체계로 확장해 수십년간 교류가 단절되었던 세계태권도연맹(WT) 태권도와 국제태권도연맹(ITF)가 마침내 한 자리에 함께했다.

 

해외에서는 양 단체 태권도가 기술 교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정작 종주국에서는 이런 광경을 보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에 하나의 태권도 였다. 한자리에 모여 각기 다른 기술 체계의 대회를 치르면서 상호 존중, 이해, 교류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ITF 최중화 계열의 국내 지부인 사단법인 국제태권도연맹 대한민국협회(사무총장 유승희)는 WT 기반의 세계태권도 손기술어울림연맹(회장 엄재영)과 함께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제1회 ITF 월드게임’ 겸 ‘제4회 태권-도 원 챔피언십’을 동시 개최했다.

 

양 단체는 지난 수년 전부터 WT와 ITF간 기술 교류를 위해 원챔피언쉽 대회를 치러왔다. 이번에는 몸짓을 많이 키웠다. 주위 관심도 많아졌다. 서로를 잘 모르던 국내외 태권도 관계자들도 서로 다른 태권도 기술 체계를 이해하는 시간을 제공했다.

 

이번에는 ITF 국내지부가 30개국 2천1백여명이 참가하는 월드게임을 주최하면서, 태권도의 기술 교류와 화합 차원으로 함께 규모를 확대해 개최했다.

 

제1회 ITF 월드게임은 유급자 틀 (남/여 3종목씩) 유단자 틀 (남/여 6종목씩), 단체 틀 남/여 1종목, 유급자 남/여 맞서기 10종목  6개체급, 유단자 남/여 맞서기 6종목 6개 체급, 유단자 단체 맞서기 남/여 1종목과 개인 위력격파 남 5종목, 여 3종목 개인 특기격파 남 5종목, 여 3종목, 단체 위력격파 남/여 2종목, 단체 특기격파 남/여 2종목으로 세분화 하여 엘리트 대회로 열렸다.

 

원 챔피언십도 역대 가장 많은 945명의 선수와 87명의 지도자가 참가해 품새와 겨루기 등 개인전과 단체전, 복식전 등 다채로운 생활 태권도 대회를 개최했다.

 

9일 오전 열린 대회 개막식에는 최중화 총재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임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례적으로 창립이후 57년 동안 교류가 단절되었던 대한태권도협회(회장 양진방, KTA)가 이번 대회에 간접적으로 참석했다.

 

최중화 총재는 개막식 인사말을 통해 “서로 다른 스타일의 대회를 한 경기장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여러 가지 이유로 다르게 발전했지만, 태권도는 이념과 갈등을 초월한 하나의 태권도”라고 강조했다.

 

대회 직전 양 단체간 57년 만에 공식 만남을 갖고 ITF 행사에 KTA 시범단을 공식 파견한 양진방 회장은 해외 출장 관계로 영상으로 “제1회 ITF 태권도 월드게임은 성공적인 대회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축사를 전했다.

 

개회식 식전 행사로 K-팝 댄스와 대북 퍼포먼스와 국립창극단 최호성 소리꾼의 ‘태권가’가 등장해 해학을 담은 유쾌한 말솜씨로 모두에게 태권도 화합의 염원을 전달했다. 대회에 총감독을 맡은 조용경 작곡가(문화콘텐츠학 박사)는 ITF와 WT의 기술용어들을 가사에 녹여 예술 안에서 태권도가 하나 됨을 강조하고,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기원했다.

개막식이 진행 중인 대회장 전경

식후 공연으로 ITF 대한민국시범단, KTA 국가대표시범단이 각기 무대에 올라 서로 다른 기술 체계로 시범 공연을 펼쳤다. 한 분야만 수련해온 수련생들은 다른 태권도 기술 시범에 깊은 관심을 표했다. 국내서 접하기 어려웠던 WT 참가자와 관계자들을 위해 실제 ITF 대회 경기를 외국 출전 선수가 무대에 올라 단체 틀과 맞서기 경기를 시연했다.

 

개막식 공연의 대미는 양 단체의 기술 체계를 이해하고, 교류하는 합동 공연이었다. 특히 WT 도복을 입은 시연자는 고려 품새(WT 1단 품새)를 ITF 틀 핵심 원리인 사인웨이브와 신체 리듬을 넣어 시연했다. 반대편 ITF 도복을 입은 시연자는 2급 틀 ‘화랑’을 WT 스타일로 시연해 관중석에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번 대회를 총괄한 유승희, 엄재영 공동 조직위원장은 “무도 스타일의 ITF(총재 최중화)와 스포츠로써 성공을 거둔 WT 태권도 두 스타일의 태권도가 한 경기장에서 화합의 장을 만든 역사적 순간으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이번 대회를 계기로 내년에도 계속 이 대회를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전 세계 100여 개국으로 유튜브로 생중계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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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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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원장

    ITF와 WT, 국기원 태권도의 교류는 태권도 산업의 다각화를 위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모두가 한국에서 태어난 대한민국이 문화콘텐츠 입니다. 내년에 더욱 발전한 대회로 성장하길 기원합니다.

    2023-09-11 13:02:01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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