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패밀리 이근미, 세계유소년선수권 사상 첫 최경량급 금메달!


  

태권도장 운영하던 아빠, 태권도 선수 엄마, 선수 오빠 영향으로 태권도 입문

이근미가 세계 정상에 올라 금메달을 획득후 태극기를 펼쳐 보이고 있다.

한국 태권도 꿈나무 이근미가 세계유소년선수권대회 최경량급 정상에 올랐다.

 

이근미(신남초, 6학년)는 28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 힐스호텔 아레나에서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 주최로 개막한 ‘사라예보 2023 WT 세계유소년태권도선수권대회’ 대회 첫날 여자 -144cm(32~43kg)급 금메달을 획득했다.

 

개막식에서 한국 대표 선수 기수로 나선 이근미는 결승전 카자흐스탄 나제르케 자나베르겐 시작과 함께 날카로운 발차기에 일찌감치 우승을 예감했다. 시작부터 쉴 새 없이 공격을 퍼부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돌려차기로만 다섯 차례 연속 성공해 10점을 획득한 이근미는 잠시 한숨을 돌린 뒤 곧바로 머리 공격으로 쐐기를 박았다. 경기 종료까지 1분이나 남았는데 12대0 점수차승으로 경기를 끝냈다.

 

2회전에 들어선 이근미의 발걸음은 더욱 가볍고, 얼굴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이번에는 스텝을 활용해 상대 흐름을 깨트린 후 몸통 공격에 이어 머리 공격을 공략했다. 압도적인 실력 차이로 상대는 쉽게 반격에 나서지 못했다. 연이은 몸통에 이은 머리 공격으로 쐐기를 박으며 15대2로 점수차승으로 경기를 끝냈다. WT 경기 규칙상 점수가 12점 차가 날 경우 주심은 경기를 중단하고 승자에게 점수차승을 선언한다. 라운드 점수 2-0 완승으로 우승했다.

이근미(청)가 결승에서 머리 공격을 하고 있다.

2014 아제르바이잔 바쿠 1회 대회 이후 한국 유소년 여자부가 최경량급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장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게 우승 도전의 실패 요인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부터 신장 기반 체중 비율 합산 BMI(체질량지수)에 의한 체급으로 변경되면 한국 선수단에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계 정상에 오른 이근미는 우승 직후 “우선 처음으로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게 돼서 매우 기쁘다. 사실 태어나 처음 비행기를 타고, 외국도 처음이라 모든 게 낯설고 신기하다. 코치님께서 긴장하지 말고, 평소 실력대로만 하면 잘할 수 있다고 격려해 줘 어려움 없이 잘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솔직히 긴장은 안 됐다. 올해부터 키 제한으로 체급이 변경돼 부담이 줄었다. 모두 나랑 키도 비슷한 데다 체력과 발차기 속도 모든 면에서 자신 있었다”라면서 “아직은 얼떨떨하다. 늘 응원해 주는 태권도 가족 아빠와 엄마, 오빠 그리고 코치님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근미는 태권도장을 운영하던 부친 이태흠 관장과 태권도 경기인 출신 모친 김미진 사범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한 살 터울 오빠 이영주(사당중, 1학년)와 함께 초등학교 3학년부터 태권도를 시작했다.

 

오빠는 지난해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 유소년 국가대표로 선발돼 동메달을 획득한 유망주이다. 가족들의 적극적인 지지로 우승할 수 있었다는 이근미는 “가족이 큰 힘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여자 -144cm급 입상자

한국은 이날 이근미의 금메달 1개, 여자 -152cm(35~48kg)급 이채은(정각중)과 남자 -148cm(33~45kg)급 권민성(대구북부초)이 남녀부에서 각각 동메달 1개씩을 획득했다.

 

여자 -152cm(35~48kg)급 이채은(정각중)은 예선부터 스텝을 이용한 빠르고 정확한 발차기로 결선에 진출했다. 준결승에서 크로아티아 페트라 우글레시치를 맞아 고전했다.

 

1회전 연타 공격과 강한 힘을 앞세워 기습적인 공격을 퍼붓는 상대에 중심을 잃었다. 초반부터 머리 공격과 몸통 공격을 연거푸 허용하며 5대17로 점수차패로 승기를 내줬다. 2회전 반격에 나섰으나 더욱 강력한 공격을 퍼붓는 상대에 고전하면서 12대22로 져 라운드 점수 0-2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148cm(33~45kg)급 권민성(대구북부초)은 준결승에서 올해 멀티 유럽피안게임과 유럽 클럽 챔피언십 금메달을 휩쓴 실력파 터키의 우트 쿠캅에 일격을 당했다.

 

1회전을 1대4로 내준 뒤 2회전 반격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상대는 빠르고 강했다. 기습적인 몸통 공격으로 선취점을 빼앗긴 후 공방을 펼치며 추격했으나 종료 직전 결정적인 머리 공격을 빼앗겨 3대7로 져 라운드 점수 0-2로 패했다.

 

함께 출전한 남자 -152cm(35~48kg)급 최동성(경기송화초)과 여자 -148cm(33~45kg)급 장아연(국가대표 명학태권도장)은 각각 8강에서 패해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만 12세부터 14세 유소년이 출전하는 유소년 세계선수권은 2014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처음 시작한 이래 올해로 6회째 맞이한다.

 

이번 대회에 가장 큰 변화는 체급 방식의 변화이다. 체중으로 체급을 구분하는 게 투기 종목에 일반적인 형식인데, WT는 유소년의 성장 보호와 부상 방지를 위해 신장과 몸무게 비율을 합산한 ‘BMI(체질량지수)’ 비율로 체급 방식을 전환했다.

 

남자와 여자 각 10체급 총 20체급을 키로 구분했다. 첫 대회이면서 각국 대표 선발 이후 키 성장을 감안해 현장 신장&몸무게 계체에서 신청 체급을 오버할 경우 실격 처리 대신, 상위 체급으로 이동해 복수 출전을 허용했다.

 

전 세계 73개국에서 선수 620명이 출전해 이날부터 오는 31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2년마다 개최되는 이 대회는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2021년 대회가 연기돼 지난해 불가리아 소피아 대회에 이어 1년 만에 열렸다.

 

[무카스미디어 = 보스니아 헤르체고미나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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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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