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에타이와 쿤 크메르의 신경전... IFMA의 대대적 보이콧


  

IFMA 세계선수권대회로 SEA게임 쿤 크메르 맞불

(왼쪽) '제32회 캄보디아 프놈펜 동남아시아경기대회(SEA Games)' (오른쪽) 'IFMA 2023 시니어 무에타이 세계선수권대회'

태국의 무에타이와 캄보디아의 쿤 크메르 사이 신경전이 태국의 맞불 전략으로 고조되는 분위기다.

 

이번 갈등 양상은 오는 5월 5일부터 17일까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되는 동남아시아경기대회(이하 SEA게임)에서 국제아마추어무에타이연맹(회장 탑수완 삭차이, IFMA)과 아시아아마추어무에타이연맹(회장 압둘라 알 네야디, FAMA)가 국제연맹(IF)으로서 주관하는 무에타이 종목을 지난 1월 캄보디아 대회조직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쿤 크메르(크메르의 무예)'로 변경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러한 사건을 우리 상황에 대입해보자면 2000년 시드니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의 지위를 확보해온 우리 태권도를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가라테로 종목을 변경한 꼴이다.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았고, 일어나기도 어려운 비상식적인 상황이다.

 

사실 태국과 캄보디아가 자국의 전통무예를 놓고 벌여온 양국 갈등 양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태국의 무에타이는 19~20세기부터 서양에도 알려지면서 일찍이 세계화를 이뤄낸 대표적인 동남아시아 지역 전통무예다. 그러나 캄보디아는 자국의 전통무에인 쿤 라 보카토 또는 쿤 크메르가 인도차이나 지역의 모든 전통무예 원조임을 과거부터 주장해왔다.

 

그들의 근거는 앙코르와트를 비롯한 유적군에 묘사된 벽화와 조각품들 속 무예와 전투장면 등이었다. 이러한 캄보디아의 주장에도 태국의 무에타이는 2021년도에 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장 토마스 바흐, IOC)의 올림픽 인증종목 지위를 얻는 등 국제적인 지위 확보에 월등히 앞서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에 캄보디아의 쿤 라 보카토는 무에타이보다 앞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되었다. 이전까지 캄보디아 측의 주장을 일관되게 무시해왔던 태국도 쿤 라 보카토의 유네스코 등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실제로 양국 국민 간의 갈등양상은 인터넷상에서 원색적인 비난이 주를 이루는 수준이었고 지난 1월 SEA게임 조직위원회의 일방적 종목 명칭 변경이 갈등에 더욱 불을 지폈다.

 

이에 IFMA는 SEA게임 보이콧에 나섰고 SEA게임이 개최되는 기간에 겹쳐 '2023 시니어 무에타이 세계선수권대회(이하 세계선수권)'를 오는 5월 4일부터 13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IFMA 2023 시니어 무에타이 세계선수권대회' 기자회견이 태국 방콕 센트럴월드에 개최되었다. [출처= 국제아마추어무에타이연맹(IFMA)]

특히 이번 IFMA의 세계선수권은 연맹 창립 30주년 기념행사를 겸했기에 전 세계 100개국 3천여명의 참가선수가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국제대회 규모로는 SEA게임의 쿤 크메르를 아득히 넘어섰다는 외신의 평가다.

 

이로써 SEA게임의 무에타이 종목을 캄보디아 조직위원회 측이 일방적으로 쿤 크메르로 변경하며 발생한 이번 갈등은 IFMA의 세계선수권 흥행 성공으로 태국의 승리로 넘어간 듯하다.

 

그러나 캄보디아에서도 그렇게 손해는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캄보디아의 전통무예인 쿤 라 보카토와 쿤 크메르는 전 세계적으로 태국의 무에타이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지도와 보급률이 낮다. 그렇기에 캄보디아의 쿤 크메르는 이번 이슈를 통해 존재감을 성공적으로 드러냈다는 평가가 그 이유다.

 

태국과 캄보디아의 전통무예 갈등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이는 문화유산 원조를 놓고 주변국과 갈등을 겪은 경험을 가진 우리에게도 생각해볼 만한 이슈다.


[무카스미디어 = 권석무 기자 ㅣ sukmo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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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무 기자
무카스미디어 MMA, 주짓수, 무예 분야 전문기자.
브라질리언 주짓수, MMA, 극진공수도, 킥복싱, 레슬링 등 다양한 무예 수련.
사람 몸을 공부하기 위해 물리치료학을 전공. 
무예 고문헌 수집 및 번역 복간본 작가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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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우향기

    태권도-가라데
    18기-24기
    검도-해동검도
    항상 무예계병폐 신경전

    2023-05-02 18:57:56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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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차향기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2023-04-30 13:02: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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