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대훈’ 진호준 월드태권도그랑프리 金… 파리 올림픽 가능성 있다!


  

세 번째 그랑프리 도전 끝 우승! 파이널 출전권 따내고 랭킹도 10위권으로 껑충!

진호준이 그랑프리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후 태극기를 휘날리고 있다.

세계적인 태권도 스타 이대훈의 은퇴로 위기를 맞은 남자 -68㎏급에 새로운 기대주 진호준이 든든하게 대를 잇고 있다.

 

진호준(수원시청, 20)은 22일(현지시각) 영국 맨체스터 리저널 아레나서 열리는 ‘2022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시리즈 3차 대회’ 이틀째 남자 -68kg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가뭄에 단비와 같은 값진 메달이다. 개인의 기쁨보다 한국 태권도계에 더 기쁜 성과이다. 

 

지난 5월 로마 그랑프리 1차 대회에 처음 출전해서 동메달 획득으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후 세 번째 도전 만에 우승 도전에 성공했다. 암담했던 올림픽 자동출전권도 이번 대회 우승으로 가능성이 높였다.

 

결승에서 이 체급 올림픽랭킹 9위인 요르단 자이드 카림과 진땀 승부 끝에 세트 스코어 2-0으로 꺾고 생애 첫 그랑프리 정상에 올랐다.

진호준이 결승전 3초를 남기고 공방을 펼치고 있다. 

1회전 감각적인 근접 몸통 공격으로 선취 득점을 빼앗아 후반 상대의 맹추격을 공방으로 맞서 싸워 4대2로 먼저 1승을 따냈다. 2회전 상대의 중심을 흔들어 반 박자 빠른 몸통 공격을 앞세워 앞서나갔다. 중반 상대의 기습적인 돌개차기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았으나 노련하게 대응해 8대7 신승을 거뒀다.

 

준결승에서는 미국 해리스 칼파니를 세트 스코어 2대0으로 제압했다. 근접 거리에서 상대 몸통 빈 곳을 공략해 4-0으로 1회전을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2회전 몸통 선취점을 빼앗았으나 후반 연이어 몸통 득점을 허용하며 2대4로 역전을 허용해 위기를 맞았다. 경기 종료 4초를 남기고 천금 같은 몸통 득점에 성공 4대4 우세승으로 이겼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진호준은 연말 체급별 최고 선수만 초청되는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출전권도 확보했다.

 

그뿐만 아니라 우승으로 상금 5천 달러(약 720만 원)를 받으며, 랭킹 포인트도 60점을 추가해 현재 32위(87.89점)위인 랭킹도 10위권으로 껑충 뛰어오르게 됐다.

 

현재 은퇴를 선언했지만, 여전히 134점으로 이 체급 랭킹 10위를 기록 중인 이대훈의 랭킹 순위를 뛰어넘게 됐다.

 

우승 직후 진호준은 “상상으로만 했던 그랑프리 큰 무대에서 우승하게 돼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다”라며 소감을 밝힌 뒤 “첫 경기와 두 번째 경기에서 내게 패배를 안겼던 선수들과 맞붙어 지난 경기에서 졌던 기억들이 생각나 많이 긴장했다. 이전까지 신중한 경기를 했다면 이번에는 부딪치면서 적극적으로 임했다. 대회 전 영상으로 많이 분석하고, 준비했던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포스트 이대훈’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태권도 스타로 활약했던 대선배의 대를 잇는 선수로 지목됐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매우 큰 영광이다. 그 기대감에 부응하지 못했을 때의 부담감도 적지 않다. 은퇴 직전 선수촌에서 같이 훈련하면서 많은 점을 배웠다”고 밝혔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연말 파이널에서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서 랭킹 포인트를 많이 쌓고, 내년에 세계선수권대회와 여러 그랑프리에서 좋은 성적을 유지해 올림픽 자동출전권을 꼭 따내도록 하겠

다”고 포부를 밝혔다.

 

진호준은 2002년생으로 올해 만 스무 살이다. 평택 안중고 1학년 때부터 이미 고교부를 평정했을 정도로 실력을 입증했다. 우승만 10회 이상 셀 수 없을 정도로 활약이 대단했다.

진호준이 결승에서 작전 지시를 받고 있다.

고교 3학년 초 성인 국가대표에 선발돼 지난해 레바논 아시아선수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오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랭킹 포인트를 쌓아 이대훈 은퇴 후 무주공산이 된 이 체급 유일의 올림픽 자동 출전권에 도전 중이다.

 

고교 졸업 후 여러 대학의 스카우트 제안을 뒤로하고 좀 더 좋은 실력을 갖춘 선배들과 훈련과 빠른 성장을 위해 지난해 수원시청 실업팀 입단을 선택했다. 남자부 경량급 최고의 선수로 활약한 김태훈과 한솥밥을 먹으며 실력을 끌어올렸다.

 

이날 출전한 여자 -57kg급 이아름(고양시청)은 첫 경기에서 김유진(한체대)을 누르고 8강까지 진출했으나 터키 일군 하티체 쿠브라에 세트 스코어 0-2(3-5, 12-14)로 져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 체급은 중국 루오 종쉬가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은 올림픽 2연패의 영국 제이드 존스를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종쉬는 올해 열린 로마, 파리, 맨체스터까지 3개 그랑프리를 모두 휩쓸었다.

 

-67kg 김잔디(삼성에스원)는 8강에 진출했지만 체코 페트라 스톨보바에 1회전을 3-5로 내준 뒤 2회전 선취점을 따내며 역전 가능성을 높였지만 후반 머리 공격을 허용하며 3-4로 져 세트스코어 0-2로 패했다.

 

이 체급은 로마 그랑프리 우승자인 프랑스 마그다 위엣 헤닌이 결승에서 세르비아 알렉산드라 페리식을 세트스코어 2-0으로 제압하고 올해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6월 올림픽 랭킹 중하위권 선수들에게 그랑프리 본선 출전 기회를 주기 위해 처음으로 개최된 ‘무주 월드 태권도 챌린지’에서 1~2위를 차지해 이번 그랑프리에 특별 초청된 남자 -68kg 서강은(경희대)과 -67kg 곽민주(서울체고)는 16강에서 져 아쉽게 입상권에 들지 못했다.

 

서강은은 첫 경기에 이 체급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 벨기에 자우드 아찹을 2-1로 이겼으나 16강에서 미국 해리스 칼파니에 0-2로 패했다. 곽민주는 32강에서 세르비아 나디카 보자닉을 2-1로 제치고, 16강전에서 사라 차리에 1-2로 패했다.

 

한편, WT는 이날 준결승 경기를 앞두고 지난 10월 14일 병환으로 유명을 달리한 2004 아테네 올림픽과 2008 베이징 올림픽 남자 헤비급 2연속 은메달을 획득한 그리스 태권도 영웅 알렉산드로 니콜라이디스를 추모하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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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 무술 전문기자. 이집트에서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26개월 활동. 20여년 동안 태권도를 통해 전 세계 60개국 현지 취재를 통해 태권도 보급 과정을 직접 취재로 확인. 취재 이외 다큐멘터리 기획 및 제작, 태권도 대회 캐스터, 팟캐스트 등을 진행.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사인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역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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