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태권도품새 12연패 이끈 ‘키다리아저씨’ 김상진 단장


  

2회 대회 연속, 70여명의 메머드급 국가대표 선수단 경제적 지원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12회 연속 종합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는 한국대표선수단 김상진 단장

한국 태권도 품새대표팀(단장 김상진)이 24일 막을 내린 ‘2022 고양 WT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0개를 휩쓸었다. 여기에 은메달 6개와 동메달 2개를 획득해 퍼펙트 종합우승을 달성했다.

 

한국선수단은 기술 평준화로 한국을 목표로 맹추격하는 외국팀을 상대로 2006년 서울에서 시작한 제1회 대회 이후 12회 연속 종합우승 대기록을 작성했다. 선수단이 기대 이상 성적을 세우는 데에는 태권도계 ‘키다리아저씨’의 보이지 않은 든든한 후원이 있어 가능했다.

 

2018년 대만 세계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2회 연속 단장 겸 감독을 맡은 부산광역시태권도협회 김상진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현재 대한태권도협회 행정감사와 아시아태권도연맹 부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2018년 대만 대회 당시 선수단의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당시 단장을 맡아 품새 선수단의 든든한 후원자를 자처해 왔다.

 

김상진 단장은 “나는 우리 선수들이 최상의 환경과 여건에서 그동안 준비해온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동행하면서 든든하게 격려하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라면서 “두 번 연속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태권도 품새 국가대표팀 단장을 맡은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선수 개개인과 지도진이 성실하게 잘 준비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대회는 한국에서 개최한다고는 하지만, 홈그라운드 이점 보다는 선수들에게 더 큰 부담감이 작용했다. 비슷한 실력으로 이겨서는 안 되기 때문에 확실한 실력 발휘가 필수적이었다”라면서 “그런데도 모든 선수단이 잘 이겨내 주었다. 나흘간 우리 선수단이 경기를 펼칠 때 야유보다는 박수갈채와 탄성이 우리 선수단의 실력을 확실히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김상진 단장이 단체 종합우승을 달성한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다.  

김 회장이 품새 대표팀 단장을 맡게 된 계기는 겨루기 대표팀과 달리 국가협회와 체육회 지원이 현저하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선수단만 70여명 이상 메머드급이라 체육회 예산으로는 선수단 파견에 한계가 있는 어려움이 늘 있어 왔다.

 

그래서 품새 선수단의 경제적 지원을 할 수 있는 후원자가 필요한 상황.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다른 종목과 달리 기업 후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한태권도협회의 요청으로 김 회장은 지난 대만대회 인연으로 선뜻 단장 제의를 수락했다.

 

평소 “태권도 품새 부문이 겨루기와 균형이 맞아야 한다”라는 소신을 강조해 온 김상진 단장은 2018년 대만 세계품새대회를 앞두고 선수단 파견에 어려움을 겪은 사정을 듣고 품새선수단과 인연을 맺었다.

 

당시 협회 예산으로는 대규모 선수단을 외국 파견이 어려웠다. 애초 자유품새 선수단 파견이 배제되었지만, 김 단장 지원 덕에 자유품새 선수단이 뒤늦게 합류 할 수 있었다. 이 덕분에 ‘태권트롯’ 나태주의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 우승 경력도 가능했다. 당시에 김 단장의 후원이 없었더라면 대회 출전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2018 대만 세계품새대회 단장으로 품새대표팀을 처음 맡은 김상진 단장이 당시 공인품새와 자유품새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이재원(좌)과 나태주(우)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나태주 역시도 4년이 시간이 지났지만 그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이번 대회 기간에 대중 스타로 활동 중인 나태주가 경기장에 찾아 김 단장을 찾아 지난 인연과 후원에 감사하는 인사를 잊지 않았다.

 

안방에서 15년 만에 열리는 세계품새선수권대회에 종합우승은 당연할 수 있지만, 그 준비 과정은 순탄치는 않았다. 대회를 앞두고 코로나 오미크론 확진자가 역대 최고치로 치솟아 자칫 국가대표 선수가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위기에 직면했다.

 

김 단장은 대한태권도협회와 긴급회의를 통해 애초 계획한 일정보다 앞당겨 선수단 합숙훈련을 강행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훈련장소 섭외가 쉽지 않았다. 결국에 김 단장의 연고지인 부산광역시에 위치한 동아대학교의 협조를 얻어 가까스로 4월 1일부터 일주일간 합숙훈련을 가졌다.

 

김상진 단장은 “예정대로 합숙훈련을 대회 직전에 했더라면 코로나 확진으로 격리돼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가 속출 했을 것이다. 그래서 동아대학교 총장님과 체육대학장님의 배려로 학기 중에다 코로나가 확산되는 가운데 태권도훈련장 뿐만 아니라 유도장과 체조장 등을 흔쾌히 공간을 제공해 줘 훈련을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와 지도진까지 70명이 넘다보니 봄철 꽃구경으로 인파가 몰려 숙소를 잡는데도 매우 어려웠다. 부산시협회 사무국장을 비롯한 임직원이 분주하게 움직인 덕분에 좋은 환경의 숙소를 얻어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특히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신라스테이호텔 대표이사께서 특별히 배려해 부족한 예산에 맞춰 우리 선수단이 합숙기간 편히 투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줘서 그 고마운 인사를 꼭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상진 단장이 30세이상 남자 단체전(지호용,지호철,노민기) 결승을 앞둔 선수들을 찾아 긴장을 풀어 주고 있다.

김상진 단장은 이번 대회 준비 단계부터 폐막 때까지 함께 했다. 특히 둘째 날 시상식이 밤 12시가 다 되어 끝났음에도 경기장에서 선수단과 함께 했다.

 

합숙 훈련과 대회 준비 과정에서도 선수단을 ‘아버지 리더십’으로 푸근하게 격려했다. 단장으로서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협회를 대신해 입상 선수들에게 포상 격려금을 전달했다. 뿐만 아니라 어렵게 이번 대회에 출전한 외국 여섯 개 팀에게도 후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태권도 지도자 출신으로 이제는 조선업 핵심 기자재 중견기업 경영

        … 20여 년간 국내외 태권도계 꾸준히 후원해 ‘키다리아저씨’로 통해

태권도 지도자에서 조선업 핵심 기자재 중견기업 천우테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상진 단장

김상진 단장은 태권도 시범단 출신 태권도인이다. 1986년 부산할레루야시범단 초대 감독을 맡아 품새와 시범단원 뿐만 아니라 겨루기 선수를 양성했다.

 

태권도장도 13년간 운영했다. 현재 국제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아제르바이잔 오광철 세계태권도연맹 국제심판원과 아프가니스탄의 올림픽 2회 연속 메달을 배출한 민신학 감독, 키르기스스탄 여자 국가대표팀 윤영수 코치, 고신대학교 태권도학과 이정기 학과장 등이 그의 제자들이다.

 

태권도 지도자로 활동 하면서 사업에 많은 관심이 맡았던 김 단장은 2001년 조선업계에 사업가로 뛰어 들었다. 3천톤급 이상 대형 선박에 금속표면처리 약품 공법 세계특허를 보유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국내 대기업 조선사인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대우조선, 상광MNT 등에 핵심 부품을 납품하는 1차 협력업체로 급부상 중견기업의 천우테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성공한 기업가로 변신에 성공했지만 태권도와 인연은 계속 이어오고 있다. 사업 성공에 태권도 정신이 밑바탕이 되었다고 확신해서다. 기업에 이윤은 태권도계에 선행으로 이어졌다.

김상진 단장은 내전으로 제대로 된 훈련 환경을 갖추지 못한 아프가니스탄 태권도대표팀을 10여년 간 후원해 라훌라 닉파이 선수의 2회 연속 메달 획득에 크게 기여했다. 

내전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아프가니스탄 태권도 국가대표팀을 10년 넘게 매년 4천만 원 이상 후원했다. 선수들이 국내에 방한했을 때 합숙훈련을 지원하고, 병원 치료를 도왔다. 지역에 있는 고신대학교 태권도학과 학생들의 장학금을 10년간 지원하고, 부산시태권도협회장을 맡아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 전쟁의 포화 속에도 이역만리 한국 땅을 어렵게 출전한 우크라이나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세계태권도연맹을 통해 우크라태권도협회에 1천만 원의 후원 성금을 전달했다.

 

김 단장은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낯선 환경 때문에 늘 어려웠다. 특히 대기업의 높은 문턱을 뚫는데 상당히 어려웠다. 그때마다 태권도를 하면서 얻은 백절불굴의 강인한 정신으로 위기 때마다 이겨냈다”라면서 “대기업과 세계 주요국 선박회사와 선주를 찾아가 직접 우리 회사의 우수한 제품을 영업했다. 이 모든 과정은 ‘태권도인’이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한 번도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미약하지만 품새와 시범 분야 등 태권도가 겨루기와 함께 균형 발전을 위해 국내외 어려운 선수단 국가, 단체들에 도움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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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무카스미디어 편집장.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술 전문기자. 이집트에서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26개월 활동. 20년여 동안 태권도를 통해 전 세계 46개국에 취재를 통해 태권도 보급 과정을 확인. 취재 이외 다큐멘터리 기획 및 제작, 태권도 대회 캐스터, 태권도 팟캐스트 등 진행. 늘 부족하지만 도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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