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단련과 정강이

  


무술의 멋진 동작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는 공권유술! 그러나 공권유술은 형식과 격식을 타파하고 가장 효과적인 공격과 방어기술로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이 함축되어있는 무술이며 가장 단시간에 빠르고 정확히 상대를 제압하는데 그 목적을 둔 무술입니다.

필자는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일본의 실전 무술인 야와라를 시작으로 하여 유도, 검도, 태권도, 합기도, 킥복싱, 격투기 등 실전무술과 다양한 이론 을 공부하면서 무술과 실전과의 차이를 인식하고 공권유술 협회와 파이터 클럽을 결성한 본 필자는 <싸움에서 무조건 이기는 방법>,<최강의 파이터>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그런 그가 <무토> 네티즌 여러분들이 무술수련을 함에 있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공권유술을 지도하며 있었던 다양한 무술 수련이야기들을 소개하려 합니다.

<정권단련과 정강이>


공권유술에서는 일년에 4차례 정기승급심사를 치른다. 사실, 말이 승급심사지... 실은 시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심사는 토너먼트 식으로 치러지며 맨손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모두들 즐기며 심사에 응하는데 심사당일은 축제의 날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자신의 기량을 점검하고 시험하며 부족한 면을 되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심사는 무술을 하는 이에게 있어서 빼놓아서는 안될 중요한 행사인 것을 당사자들 또한 잘 알고 있다.

심사가 끝나고 다음 월요일 정기수련을 평소와 마찬가지로 실시했다.

정권 지르기... 힘찬 기합소리와 함께 절도 있게 하는 수련생 가운데... 눈에 뛰는 고등학생초급자...정권 지르기의 폼이 화장실에 앉아 있는 것 같은 매우 엉성한 폼에 하기 싫은 심부름 억지로 하는 사람 모양으로 손을 내던지고 있었다. 가만히 뒷짐을 지고 옆으로 가보니 그 녀석의 손이 퉁퉁부어있는 것이 아닌가? 따져 물었다.
"손이 왜 그 모양이냐?"
"다쳤습니다!"
"왜 다쳤냐?"
"어제 심사 보다가 잘못 쳐서 다쳤습니다"
"너는 왕년에 권투선수생활을 했다면서? 그런데 왜 다쳤냐? 심사 때 보니까 부지런히 주먹을 날리던데 너에게 맞은 녀석은 어떠냐?"
"그 친군 멀쩡하고 내 손만 다쳤습니다"
그 말에 난 이렇게 대답했다.
"열심히 해라!! 정권지르기...."
"............??"

위의 대화에서 우리는 무엇을 느낄까? 뭐... 무술을 몇 년간 수련하신 블랙벨트 여러분들이야 쉽게 알 수 있지만 이제 막 하얀 띠를 맨 초보 무술인이야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하고 아리송하기 그지없는 대화대목이 아닐 수 없다.

대화의 주인공이었던 학생은 무술의 정권 지르기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그의 대련에서 잘 나타내고 있다. 손에 부상을 입는다는 것! 이것은 말하나 마나 올바른 주먹치기가 모자란 데서 비롯된 것이 틀림없으리라.. 올바른 주먹치기란 것이 정확히 가격한다!라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이것은 각기 다른 종목의 무술의 특수성에 의해서이다. (공권유술 시합의 손으로 하는 수기 타격기 중 초급자는 입식에서 손으로 얼굴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으로 가격할 수 있다. 물론 던지거나 쓰러트리면 슨도메방식으로 상대의 얼굴을 가격할 수 있다)

학생은 권투생활을 오랫동안 했었고 그것의 습관이 몸에 베어 있으며 정권 지르기에서 나타나는 특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권투란 주먹으로 상대의 얼굴을 비롯한 몸통를 타격하는 스포츠이지만 반드시 글러브를 손에 착용하도록 룰이 만들어져 있으며 선수들은 그 룰에 길들여져 있다. 더군다나 그들의 손엔 펀치의 강도를 높이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벤데지를 감고 시합에 임한다.

글러브란 타격시 상대선수의 부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만들어졌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 자신의 손도 아울러 보호한다는 생각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즉, 권투에서 생각하는 펀치는 맨손의 타격 시, 정확도가 떨어진다면 손에 심각한 부상을 초래한다. 또한펀치가 상대의 머리부분이나 팔꿈치 부분에 정확히 넉클파트로 정확히 가격되었다고 하더라도 맨손이라면 오히려 부상자는 공격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무술에서의 정권지르기 또는 돌려치기, 올려치기를 권투의 스트레이트,훅,어퍼컷으로 같이 해석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권투의 타격은 넉클파트로 가격할 때 효과적이다. 넉클파트란? 주먹을 쥐어 타격할 시 주먹이 닿는 면적이 동시에 목표물에 접촉할 때를 말한다. 반면 무술의 정권이란? 주먹을 쥐었을 때 검지와 중지의 뼈가 튀어나온 2부분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타격 법이나 타격기술이 다른 것은 당연하며 수련방법 또한 다른 것이 당연하다.

필자가 논하고 싶은 내용은 정권단련과 정강이 단련 그리고 신체를 단련하는 여러 가지 기법과 그 방법의 전반전인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이다.

무술에서 신체단련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정권단련이다.

신체단련의 수련 법은 동양수련법이며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중국의 철사장 수련 법이다. 이러한 수련 법이 일본, 한국에 전파되었고 발전되어왔지만 아직도 옛날 수 백년부터 내려오던 전통기법을 대부분이 고수하고 있다. 이것은 선조들의 방법이 지금의 방법이나 현대의 단련기법보다 효과가 좋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얼마 전 필자의 이메일에 다음과 같은 질문사항이 올라왔다.

"강준 관장님 궁금한 것이 있어 몇 자 적어봅니다. 로우킥에서 사용되는 정강이 단련법과 정권단련법 말입니다. 얼마 전 무예타이홈페이지의 게시판에서 <정권단련과 정강이 단련은 미친 짓이다.>라는 글을 어느 무예타이 관장님께서 써놓은 것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자신은 태국에서 무예타이를 익히고 왔고 한국의 킥복싱을 오랫동안 해 왔는데 강준사범의 책을 읽고 엉터리란 생각이 들어 글을 남긴다는 말로 시작되는 글이었습니다. 게다가 <정강이차기가 대표적인 무예타이의 본고장, 태국에서도 병이나 둥근 나무로 정강이를 두드리거나 문지르는 것을 본적이 없다. 정강이 차기와 펀치는 반드시 샌드백에다가 가격하면서 단련해야하며 단련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요령이라는 것을 말해둔다. 즉각 정강이 단련과 정권단련을 중지하라! 신체의 단련은 병신이 되는 지름길이며 심하면 뼈가 변형되고 키가 크지 않는다. 피부의 각질화만 일어나며 연골이 튀어나와서 심지어 만성신경통에 고생한다> 라는 글이었습니다. 요사이 공수도를 수련하면서 정권단련을 하려고 했는데 매우 불안하고 무섭습니다. 누구의 말이 맞는지요?" 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질문에 필자는 매우 당황했던 것이 사실이다. 필자가 당황했던 것은 질문자의 당돌한 질문이 아니라...타 무술에 대한 배척과 타 무술에 대한 낮은 이해도가 제자들을 양성하는 타 종목의 일선관장님도 상당부분 계시구나...하는 생각에서였다. 그 후 이러한 논란은 계속되었고 많은 량의 질문과 비판이 쏟아졌다.

이것은 필자가 쓴 최강의 파이터 입문편의 정강이 단련법 중 병으로 정강이를 단련하는 방법으로 인해 비롯된 것과 철사장 수련 법으로 인하여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찌되었건 필자는 질문자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각 종목의 무술이나 스포츠에는 거기에 맞는 훈련 법이 있습니다. 태권도선수가 무예타이 선수의 훈련 법을 사용하지 않고, 유도선수가 씨름선수의 훈련 법을 사용하지 않지요. 이것은 그 무술의 특성상 생겨난 차이지요. 공권유술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님.....
권투선수가 무술인의 정권 지르기를 보면 매우 이상하기 그지 없을 겁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권투는 정권을 단련한다는 개념자체가 없습니다. 단련된 정권으로 벽돌을 격파하고 기와를 부수며 맨주먹을 사용하는 장면을 볼 때 그들은 놀랄 수가 있습니다. 그중 누군가 태권도의 격파를 보고 "병신이 되는 지름길이다!" 라고 말할 수 있지만 태권도인이라면 누구나 격파와 단련을 이해하지 않습니까? 또한 대부분의 복싱인들도 무술인의 정권 지르기 훈련 법을 존중합니다. 이것은 무술인이 권투의 훈련 법을 존중하는 것과 마찬가지이지요. 정강이 단련 법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무예타이에서는 거기에 맞는 수련 법을 쓸 수 있으며 공권유술에서는 이것에 맞는 수련 법을 쓸 수 있습니다.

일본의 몇몇 파의 공수도에서는 다께(대마무)를 세워 고정시켜 놓고 정강이를 강타하는 수련 법을 쓰며...(어느 자료에서 보니까 아주 사정없이 정강이를 혹사시키던데요?) 세계적인 명저인 fighters notebook에도 타이어차기와 병으로 단련하는 방법이 나와 있습니다. 자신들과 다른 무술, 자신들과 다른 수련법으로 수련한다고 해서 그 수련법이 잘못되었다고 강조한다면 그것은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정강이를 포함한 뼈의 단련 법은 반드시 뼈의 성장이 완전히 이루어진 후에 가능합니다. 즉, 부상은 수련의 방법에서 오는 것이지 결과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저의 왼쪽 무릎은 비가 오면 쑤시고 저립니다. 학창시절 유도선수 생활 할 때 입은 부상입니다. 업어치기를 많이 해서 생긴 부상인데... 사실 따지고 보면 업어치기를 많이 해서 생긴 부상이 아니라 잘못된 자세로 많은 업어치기를 수련했기 때문이죠. 당시에는 무조건 이기는 게임을 해야 했습니다. 그것이 엘리트체육의 특성이죠. 결국 부상은 그 기술의 동작이 아니라 잘못된 과정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

무술에서의 신체단련은 빼놓아서는 안될 중요한 부분이다. 현대의 무술이 서서히 스포츠화되어 고통스럽고 힘든 수련이 없어져 가고 있는 실정이라 하지만 이러한 수련으로 인하여 자신의 한계의 극복하고 단련하는 과정에서 평소에 느낄 수 없는 여러 가지 도(道)를 깨우치기도 한다.

정권 단련시 지켜야 할 10가지 사항


1. 반드시 뼈가 완전히 성장한 성인이 되어야 시작할 수 있다.

2. 정권 지르기에 대한 수련을 다년간 연습한 중급이상의 무술가 만이 실시한다. 주먹의 단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권 지르기의 올바른 이해가 더욱 중요하다.

3. 초보자는 하루 10분 중급자는 20분 이상 수련해서는 안 된다.

4. 매일 수련하되 몇 일 빼먹었다고 해서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 한꺼번에 삼일 치를 한꺼번에 수련해서는 안 된다.

5. 수련도중 피부가 벗겨지거나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통증이 일어난다면 즉각 중지한다.

6. 샌드백이나 미트치기, 허공 지르기 등과 같이 기본수련법과 반드시 병행하며 수련한다.

7. 자신의 기량을 확인하기 위하여 벽돌이나 나무 같은 단단한 물체를 시험삼아 격파하지 않는다. 신체단련 후 6개월 이상부터 격파할 수 있다.

8. 반드시 단련 대를 만들어 단련하며 여러 가지 단련도구를 준비해야한다. 벽이나 돌과 같은 견고한 물체에 단련해서는 안 된다.

9. 신체단련은 매우 위험하고 정교한 수련 법이므로 반드시 지도자의 정확한 지도를 받아야 한다.

10. 단련대의 재질이나 내용물에 따라 수련방법이 전혀 틀릴 수가 있으며 거기에 따른 주의사항도 바뀔 수 있다. 반드시 확인하고 수련하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정권단련도중 부상을 입는 경우는 위와 같은 사항을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밖에 신체단련법도 이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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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학생은 정강이 단련 보다는 바른 자세를 익히는 것과 체력 단련에 중점을 두세요... 성장기 학생의 정권 및 정강이 단련은 득보다 실이 더 많습니다.

    2006-01-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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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곤


    그러면 중학생은 정강이 단련을 하지 말라는말입니까?

    2006-01-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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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오승


    저도 병으로 정강이 단련하는것을 해보았는데 붕대의 두께와 단단함의 여부는요?
    그리고 초보자 중 성인은 어느정도 강도로해야 하나요? 아플정도인가요?
    꼭 답변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실제 킥복싱선수들도 시합도중 정강이에 개방성 골절
    이 많은것을 봐 왔는데 단련해도 어쩔수 없는건가요?
    그리고 제 친구는 킥복싱 선수인데 쇠파이프랑 나무 막대기 물넣은 페트병이
    좋다하는데 그런걸 로 써도 무방할지요?
    최대한 안전하고 빠르게 단련하는 방법은요?
    강준선생님께 늘 감사드리고 답변부탁드림니다.

    2004-04-1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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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한

    감사합니다 ..^^

    2003-03-0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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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앤디훅


    강준사범님의 책을 읽고 운동하는데 도움이 된사람입니다.

    정강이 단련에 대한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2003-02-1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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