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싱 링은 왜 사각일까?
발행일자 : 2003-02-18 00:00:00
일간스포츠


‘사각의 링.’ 관용구처럼 굳어진 이 표현에 대해 이상한 생각이 든 적은없는지. 링(ring)은 원을 뜻하는 말이지만 복싱 경기가 벌어지는 링은 사각이다.
이 문제의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초기 격투기장을 떠올려 봐야 한다. 글러브를 낀 복싱이 아닌 맨주먹으로 싸우는 원시적인 격투기 말이다. 사람들은 싸움 구경을 하기 위해 싸움꾼들을 빙 둘러싸고 자연스럽게 원형을 이뤘다. 씨름이나 스모의 무대가 원형이듯이.
이처럼 사람들이 원형을 이루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격렬한 격투기 경기를보는 사람들은 좀처럼 가만히 있지 않았다. 치고 받는 선수들만큼이나 자리에서 들썩거리며 응원을 보내는 사람들은 “죽여, 죽여!”라고 소리를지르며 무대까지 뛰쳐나오기 일쑤였다. 여기에 큰 내기돈이라도 걸리면 관중들은 더 격해져서 때로는 채찍과 몽둥이를 든 사람들이 구경꾼들이 선수들에게 다가오지 못하게 지키기도 했다.
구경꾼들을 통제하는 방법을 고민하던 끝에 링과 관중석을 구분하기 위해줄을 치기에 이르렀고 줄을 치기 위해 네 귀퉁이에 말뚝을 박았다. 때로는기둥마다 내기돈을 걸 수 있는 주머니를 매달아 놓았다고 한다. 격투의 무대는 사각형으로 변했지만 원형일 때 불리던 링이라는 이름은 변하지 않았다.
예전부터 쓰이던 단어가 굳어진 경우는 또 있다. 야구나 축구 등 경기를앉아서 지켜 보는 관중석을 스탠드(stand : 서다)라 부르는 이유도 고대부터 사람들이 관중석에 서서 경기를 지켜 보던 전통 때문. 옛날에는 상류층사람들이 경기장 트랙 옆에 마차를 두고 앉아서 봤고 평민들은 관중석인‘그랜드스탠드’에 서서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