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도쿄] 이대훈 끝끝내 올림픽 금메달은 통한… 은퇴선언


  

태권도 이틀째 금메달 사냥 나섰던 동갑내기 이대훈, 이아름 첫판서 분패

태권황제 이대훈이 마지막 출전 기회인 2020 도쿄 올림픽 16강전에서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한뒤 아쉬움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

무려 10년 넘게 세계 최정상을 지켰던 한국 태권도 대들보 이대훈이 끝끝내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올림픽 3연속 출전해 마지막을 금메달로 장식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안타깝게도 결과는 ‘노메달’로 씁쓸하게 퇴장하게 됐다.

 

이대훈(대전광역시청, 29)은 25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A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태권도 이틀째 남자 -68㎏급 16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 신예 울루그벡 라시토프를 맞아 예상치 못한 일격을 당했다. 3회전 초반까지 우세했지만 후반에 기습을 당해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패배했다.

 

이번 올림픽에 전혀 고려하지 못한 상대였던 터라 패배의 충격은 더욱 컸다.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전력 분석도 안 된 무명의 신예 선수에게 그야말로 당했다.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 도전도 만만치 않았다. 라시토프가 결승까지 진출해야 기회가 주어진다. 쉽지 않은 결과인데 라시토프가 기적같이 결승에 안착, 이대훈에게 천금 같은 마지막 동메달에 도전할 기회가 주어졌다.

 

동메달 결정전까지 가는 길도 험난했다. 16강 첫 경기에서 승리를 빼앗은 라시토프가 32강에서 진출해 패자부활전에서 한 경기를 더 뛰어야 하는 상황. 총 세 경기를 이겨야 하는데 상대들이 만만치 않다.

 

첫 경기는 비교적 약체로 평가된 말리의 세이두 포파나를 상대로 11대9로 힘겹게 제쳤다. 다음 경기는 애초 8강전에 걸림돌로 예상했던 이란의 미르하셈 호세이니를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30대21로 제압했다.

힙겹게 세번을 싸워 패자부활전 동메달 결정전에 오른 이대훈(홍)이 중국 자오 슈아이와 접전을 펼치고 있다.

마지막 동메달을 결정짓는 최종전에서는 지난 2016 리우 올림픽서 -58kg급 금메달을 목에 건 중국의 자오 슈아이와 승부를 겨루기 됐다. 올림픽 이후 한 체급을 올려 팽팽하게 맞서온 상대와 마지막 대결에서 팽팽하게 맞섰지만 3회전 종반 승기를 내주면서 15대17로 패했다.

금메달만큼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고 쉼 없이 달려온 영광의 올림픽 무대에서 유종의 미는 거두지 못했다. 그래서 경기장을 쉽사리 떠나지 못했다. 한참을 경기장 끝에 앉아 길동균 코치의 위로를 받은 뒤 떠날 수 있었다.

 

태권도 명문 한성고등하교 재학 중이던 2010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 3연패를 달성했다. 세계선수권에서는 2011 경주, 2013 푸에플라, 2017 무주 3회 우승을 차지했다. 올림픽은 2012 런던에 첫 출전해 은메달, 2016 리우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WT 월드그랑프리 12회 최다 우승, 올해의 세계선수 4회 수상 등 세계적 스타임이 분명하다.

2018년도 WT 올해의 남자 선수상을 수상한 이대훈이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태권도로 모든 것을 다 이룬 이대훈이지만 올림픽 금메달만 없었다. 꿈의 그랜드슬램 달성도 이루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본인보다 주위 팬들이 더욱 아쉬움이 크게 느껴진다. 이미 예고하였듯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현역 선수 은퇴를 선언했다.

 

이대훈은 이날 경기 직후 현장에 기자들과 인터뷰를 통해 “이제 선수 생활을 끝내려고 한다. 이번 올림픽이 선수로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가족과 팀, 감독 선생님과 상의해 이번 대회만 뛰기로 했다”고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이어 “내가 올림픽 하나만 못했다. 아시안게임이나 세계선수권대회 등은 내게 큰 의미가 없다. 후배들도 생각해야 한다. 올림픽 하나만 바라보고 다음 대회를 기다리기에는 너무 버거울 것 같았다”며 “앞으로 공부하면서 트레이닝 쪽 지식을 쌓아 좋은 선수를 육성하면서 계속 공부하면서 살고 싶다"고 현역 선수로 마지막 소회와 계획을 전했다.

 

이날 이대훈의 대망의 올림픽 금메달 도전을 좌절시킨 우즈베키스탄 신예 울루그벡 라시토프는 결승까지 진출해 영국 브래들른 신들마저 제압하고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우즈베키스탄 태권도 종목 첫 메달을 금메달로 안겼다. 최근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故 김진영 감독이 발굴해 집중 양성한 선수이다. 

 

이날 이대훈과 함께 강력한 금메달 획득에 나섰던 동갑내기 이아름(고양시청)도 16강 첫 경기서 대만의 로자링에게 덜미를 잡히며 탈락했다. 상대적 신장 열세로 고전했지만 18대18로 3회전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골든라운드에서 승부수를 기대했지만 감점을 2회 연속 받으며 2점을 내줘 패했다. 상대가 결승 진출에 실패해 패자부활전을 통한 동메달 획득 도전마저 좌절됐다.

 

이번 올림픽 기간 가장 메달 가능성이 높았던 이대훈과 이아름이 첫 경기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하자 선수단 분위기는 냉랭하다. 전날 -58kg급 강력한 금메달 후보 장준도 준결승에서 져 동메달을 가까스로 획득한 게 전부. 역대 가장 많은 여섯 명이 출전해 네 명이 나서 동메달 1개만 회득 역대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한국 태권도 선수단은 26일 남자 -80kg급과 여자 -67kg급은 출전 선수가 없다. 마지막 27일 남자 +80kg급 인교돈(한국가스공사)과 여자 +67kg급 이다빈(서울시청)이 금메달에 도전한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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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무카스미디어 편집장.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술 전문기자. 이집트에서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26개월 활동. 15년여 동안 태권도를 통해 전 세계 46개국에 취재를 통해 태권도 보급과정을 확인. 취재 이외 다큐멘터리 기획 및 제작, 태권도 대회 캐스터, 태권도 팟캐스트 등 진행. 늘 부족하지만 도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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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인

    옛날 태권도 경기가 그립다ㅠㅠㅠㅠㅠㅠㅠㅠ
    한발겨루기 장애인 경기로 변경요망~~~~~~정말정말 재미없다.

    2021-07-26 12:25:38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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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

    태권도룰 개정이 시급한것같네요
    발바닥 점수없애고 발등센서만 해야할것같네요
    뒤차기는 수동하고
    그래야 그나마 나은 경기력, 욕은안먹는 경기력 나올것같네요

    2021-07-26 02:16:14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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