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태권도에 ‘도(道)’를 빼는 건 어불성설!


  

美 태권도 고단자회 김수곤 회장 “‘도’가 빠진 ‘태권’은 평생운동이 될 수도 없다”

김수곤 회장

‘태권도’에서 ‘도’를 빼면 킥복싱(Kickboxing)이 됩니다!

 

태권도를 눈으로 또는 머리로만 하는 분이 많아지면서 태권도가 체조, 서커스, 케이팝 댄스를 콜라보레이션 해 유명 TV 프로그램 경연에 흥행에 성공만 하면 되는 태권도로 변질 되는 것 같아 평생 태권도를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참 안타깝습니다.

 

현재 종주국 대한민국에서 해외로 내 보내고 있는 태권도시범단 시범은 인간이 공중을 날면서 여러 장의 송판을 격파하며 펼치는 묘기로 참으로 다이내믹하고 경탄스럽고 재미있습니다. 또한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들 단원들이 펼치는 격파시범이 우리들이 지향하고 실제 수련생들이 행하고 있는 태권도와는 동떨어져 있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시청자와 관중에게 보여주는 묘기위주의 시범을 하다 보니 태권도가 아니라 격파 서커스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태권 격파 서커스’, 묘기 태권 또는 태권곡예라는 새로운 장르로 이름을 만들고 흥행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니면 BTS 노래처럼 쉽게 따라 부를 수 있고 출수 있는 댄스처럼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태권도 발차기 막기 지르는 시범을 추가로 만들어 보여주면 태권도 보급홍보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마침 최근 국기원장을 역임하신 강원식 관장님이 ‘태권도 명칭 바로 세우기’를 주창하시며, 일본이 무도라 하여 가라테를 ‘공수도’로 사용하고 있음을 감안해서 가라테의 아류 종목이자 일본의 종속문화에서 벗어나는 방안으로 무도 태권도에서 ‘도’를 빼고 무예 ‘태권’으로 명칭을 개정해야한다고 주창하고 나섰습니다. 

 

복싱(Boxing)을 우리는 권투라 부릅니다. 주먹으로만 싸우는 경기입니다. 만일 명칭을 ‘태권’이라 바꾼다면, 손과 발로만 싸우는 킥복싱(Kickboxing)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킥복싱은 이미 태국의 스포츠입니다. 또한 ‘도’가 빠진 ‘태권’은 평생운동이 될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승단제도가 필요 없으니 당연히 국기원이 존재할 이유도 없어지게 됩니다.

 

1976년 미국에 제가 첫 도장을 개관할 때만해도 태권도가 무엇인지 아는 미국인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자들도 태권도라고 쓰기 보다는 독자들을 위해 가라테라고 고쳐 썼었고 그 후 수십 년 동안 태권도는 전화번호부에서조차 ‘가라테’ 항목에서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거의 반세기동안 얼마나 많은 태권도 개척자님들이 태권도 보급과 전파를 하시느라 피와 땀을 흘렸는데…. 또한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이미 알려져 있는 태권도인데, 또 명칭을 변경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지금은 태권도하면 대한민국, 대한민국하면 태권도가 떠오를 만큼 유명해졌습니다.

 

더 좋은 운동으로 발전시키는 일은 끊임없이 해 나가야 하지만, 일본의 종속문화란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서 명칭변경을 해야 한다는 이유와 핑계는 사실 어불성설입니다.

 

원래 가라테도 중국의 남권에서 유래하여 오키나와에 정착, 오키나와테라는 무술로 발전했고, 20세기 초에서야 일본본토에 전수되었습니다. 지금은 아무도 일본 가라테를 중국 또는 류큐 왕국의 종속문화라고 하지 않습니다.

 

태권도하면 한국이고, 가라테하면 일본입니다. 새 역사는 창조해 나가는 일이고, 이 세상에 약간의 모방도 없는, 하늘아래 처음인 것은 없습니다.

 

세계도처 210여국에서 태극기를 걸어놓고 한국말 구령으로 행해지고 있는 태권도는 대한민국의 힘이요 정신이요 보물이요 자랑입니다.

 

‘태권도’는 이름 그대로 세계적인 운동으로 영원히 보존하고 발전시켜나가야 합니다.

 

 - 외부 기고문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글. 김수곤 회장 = 미국 태권도 고단자회 ㅣsookimut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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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도

    도올의 <태권도 철학의 구성 원리> 보면 주먹의 길이란 뜻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나온다. 길은 목적으로 가기 위한 최적의 길을 뜻한다. 도덕경에도 잘 나온다. 길이 제일 중요한 말이다. 글 나온대로 가라테도 기원 따지고 보면 중국 무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원 따지기는 결국 제국주의로 연결된다고 도올은 비판한다. 결국 무예는 인종과 문화나 국가와 무관하게 몸을 다루는 보편적 예술(아레떼)이다. 자동차 회사나 의자 회사에서 제일 좋은 의자를 만들어가는 과정(becoming)도 몸으로 최적의 길을 만드는 무예와 상통한다. 길과 예(아레떼)는 결국 같은 말이다.

    2021-07-25 22:14:45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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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자

    의미를 그렇게 두시면 킥복싱을 발권투라 불러야겠네요^^
    한자권이라 복싱을 권투라 부르지요.
    복싱이라 칭해야됩니다.
    네이버 검색해도 권투는 복싱이라는 단어에 비해 최신뉴
    스에 잘 나오지도 않아요

    2021-07-11 17:19:18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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