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불모지 일본에 태권도 뿌리 내린 김천구 감독 별세
발행일자 : 2020-12-03 23:37:55
수정일자 : 2020-12-03 23:46:25
[한혜진 / press@mookas.com]
3일 숙환으로 별세, 30년 넘게 불모지 일본 전역에 태권도 보급
태권도 불모지 일본에 태권도를 뿌리내린 김천구 감독이 별세했다.
2015년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열린 ‘2015 WT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일본 최초로 금메달을 배출시킨 김천구 감독이 3일 숙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수년 전 암 수술을 받은 후 고국으로 돌아와 투병과 요양을 해왔다.
태권도 종주국과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지만 태권도와 경쟁하는 가라테의 나라인 탓에 태권도 보급은 물론 선수 육성이 어려운 환경이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수 선수를 발굴해 세계 전역을 돌며 우수 선수를 배출했다.
자신의 제자의 제자인 여자 –57kg급 하마다 마유를 1973년 세계태권도선수권 창설 이후 42년 만에 세계 최정상에 올려놓았다. 이듬해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또 다른 기적을 기대했지만 함께하지 못했다. 그 사이 암 진단을 받고 수술했기 때문이다.
1984년 일본으로 건너간 김천구 감독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초를 겪으며 태권도 불모지 일본 땅에서 대한민국 국기 태권도를 뿌리내렸다.
30여 년 넘게 일본에서 도장에서 수련생 지도는 물론 일본태권도 국가대표 코치와 감독, 기술위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수 천여 명의 제자를 길러냈다. 한국을 오가며 동아대학교 태권도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12 런던 올림픽 일본태권도팀을 지냈다. 1999년부터는 그의 이름을 딴 JE 타어거 김천구배 태권도대회가 열릴 정도이다.
일본 태권도 대표팀을 맡을 때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가대항전 멀티게임 이외에는 정부 전략 종목으로 지정받지 못해 훈련은 물론 대회 경비도 지원받지 못했다. 대부분 선수가 자비로 국제대회를 출전해야 했다. 열악한 환경 탓에 선수 발굴은 더욱더 어려웠다.
그런데도 그는 자비와 한국과 일본 기업, 지인들의 지원을 끌어내며 선수 육성을 포기하지 않았다. 특히 하마다 마유 세계선수권 정복을 위해 수시로 한국을 찾아 동아대학교와 풍생고, 대전체고 등을 돌며 한국식 훈련을 전수했다. 덕분에 일본 대표팀 선수들은 웬만한 한국어 소통이 가능할 정도였다.
꿈에 그리던 세계선수권 첫 금메달을 배출한 그는 “첫 세계대회 우승이라 너무 기쁘다”라면서 “다른 것보다 하마다 마유 금메달을 통해 앞으로 일본 내 태권도 발전에 중요한 유소년 육성에 JOC(일본올림픽위원회) 예산을 받는데 활로를 뚫을 수 있어 좋다”고 말할 정도였다.
실제로 이때 금메달을 계기로 일본 정부에서는 태권도 대표팀의 지도진뿐만 아니라 의료팀, 정보분석팀에 더해 선수단 지원이 180도 다른 환경으로 급변했다. 안타깝게도 암 투병 때문에 김천구 감독을 그 수혜를 입지 못했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게다가 태권도와 늘 경쟁 구도의 무예 가라테의 나라 일본에서 태권도를 뿌리내리고 중흥을 위해 반평생 넘게 고군분투한 고인. 그의 발자취와 노력은 일본 태권도 역사는 물론 세계 태권도 보급과 발전에 크게 기억되어야 할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빈소 : 건양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층 1호실
- 주소 : 대전광역시 서구 관저동로 158
- 장지 : 대전시 정수원
- 발인 : 2020년 12월 5일
* 관련기사 : 가라테 나라 '일본'… 세계선수권 42년 사상 첫 금메달 배출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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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 |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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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사범님 수고 하셨습니다.2020-12-06 20:14:16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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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20-12-06 13:27:06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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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부디 편하게 쉬십시요
2020-12-05 20:19:18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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