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틀랜드의 세계 챔피언들(1)

  


힘이 너무 좋아 ‘탱크’라고 불리 우며 과거 세계대회를 휩쓸었고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한체대 출신의 김병철.

동아대를 졸업하고 삼성 S1 실업 팀을 거치며 10년 동안 태권도 헤비급의 전설적인 선수로 명성을 날렸던 태권도계의 지존 김제경.

이 두 걸출한 세계 챔피언들이 미국 서북부 시애틀 바로 아래에 위치하고 있는 조용하고 차분한 도시 포틀랜드에서 나란히 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두 도장의 거리는 불과 차로 30여분 정도.

이렇게 둘이 같은 도시에서 도장을 운영하게 된 것은 10년 전 미국에 건너와 먼저 정착해서 도장을 운영하던 세계챔피언 출신 김병철 사범이 은퇴 직후인 김제경 선수에게 미국에서의 사범생활을 제안해 이루어 졌다.


세계대회 챔피언들이 운영하는 도장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까? 선수로서의 능력과 관장으로서의 능력은 많은 거리가 있다고 굳게 믿는 기자는 짓 눈개비가 흩날리는 미국의 포틀랜드 공항에 내릴 때만 해도 내심,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공항을 나섰다.

40 여분에 걸쳐 먼저 도착한 김제경 선수의 도장은 그리 크진 않지만, 아담하고 깨끗했다. 도장 안으로 들어가는 중에 만난 관원에게 환하게 웃으며 친근감을 표시하는 그는 분명 선수시절 무뚝뚝하고 표정 없는 그의 모습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취재 온 기자를 호기심 어린눈으로 쳐다보는 외국 수련생들을 뒤로하고 바로 수업에 임하는 김제경 선수의 수업에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수업이 시작되기 직전, 기자는 문득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과연, 2년 동안의 짧은 미국경험을 가지고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을 잘 하고 있을까? 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기자를 엄습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가 운영하는 도장인데, 가르칠 때도 폼나게 가르쳐야, 한국 태권도의 위상이 설 것 같은 그런 복잡한 감정으로 수업진행을 기다렸다.


기우였다.
김제경 선수는 멋지게 영어를 구사하며, 수련생들을 리드해갔다. 그냥 단순히 나오는 지시성의 영어가 아닌, 사람들에게 힘을 북돋아주고, 파이팅을 하게 하며, 때로는 쉬게 하는, 리듬이 있는 영어를 구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김제경 선수의 한마디 한마디에 수련생들은 즐거워하고 진지해졌으며, 김사범의 사기를 북돋는 구령에 수련생들은 지칠 줄 모르고 수련에 임했다. 카메라를 들고 수업광경을 찍고 있는 기자도 그때서야 안심이 되며 마음 한구석이 뿌듯해 왔다.


약간의 시간이 흐렀을까? 김제경 선수는 수련도중 도장 내에 카세트 플레이어로 다가가 음악을 틀었다. 도장 내에는 미국의 댄싱뮤직이 흘러나왔다. 김제경 선수는 스트레칭 및 워밍업 시간 내내 댄싱뮤직을 틀어주어 수련생들이 흥미롭게 리듬을 타면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접해보지 못한 수련 방법이었지만, 수업은 너무도 활기차 보였다. 수업이 끝나고 김제경 선수에게 어떻게 댄싱뮤직을 수업시간에 접목할 생각을 했느냐고 기자가 물었다.

“저도 예전에 늦게까지 남아서 혼자 수련할 때, 음악을 틀어놓고 수련을 했습니다. 음악을 틀어놓으면 지루하지도 않고, 리듬도 탈 수 있고, 힘든 줄 모르고 뛸 수 있었지요. 수업에 접목을 해보니 좋더라구요.”

김제경 선수는 어떤 일이 있어도 하루 5-6시간의 모든 수업을 직접 지도한다. 그것이 도장의 기틀을 잡아나가고 있는 지금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사범은 지금껏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모든 수업을 직접 지도해왔다고 했다. 하지만 그 절대적인(?) 룰이 기자가 방문하면서 깨졌다. 도장 오픈 처음으로 도장 내 고단자 수련생에게 저녁 수업을 부탁하고, 30분 떨어진 김병철 사범의 도장으로 기자와 함께 이동을 한 것이다.

저녁 8시가 다 되서야 김병철 사범의 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도장의 규모는 김제경 선수의 것보다 커 보였다. 기자가 도장으로 들어갔을 때 수업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김병철 사범은 수업 중에 인사를 하며, 기자를 맞아 주었다.

(총 3편, 2편이 계속됩니다)

김제경 사범의 인터뷰 동영상과
김제경, 김병철 사범의 댄싱뮤직 도장 수련법이 무토 컨텐츠를 통해 공개됩니다.
#포틀랜드 #김병철 #김제경 #올림픽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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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김제경 선수가 왜 미국에 왔으며, 차후 계획이 무엇인지...
    김제경 선수의 인터뷰를 직접 들어보시죠.
    이번 주 중에 김제경 선수의 인터뷰가 올라갑니다.

    - 왜 미국에 왔는지.
    - 적응을 어떻게 했는지.
    - 어떻게 준비했는지... 등등.

    2003-02-0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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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인

    그거 아십니까?

    김제경 선수 뿐 아니라 적지 않은 우수한 인재들이 외국으로 나갔다는 사실을...

    아시다 시피 현 한국의 태권도계가 일부 독선과 개인의 욕심만 추구하는 구세대들에 의해 망가지고 있다는걸...

    팀의 감독들은 자기 자리 지키기 위해 젊고 유능한 코치들을 내치며 갈아치우고 대태협은 악순환의 연속으로 많은 태권도 인들을 지치게 하고 있죠.

    그러니 한국에서 어떻게 후배 양성을 위해 노력할 수 있겠습니까. 차라리 미국의 순수한 태권도인들을 지도 하는 것이 태권도를 위하는 길이 아닐까요.

    2003-02-0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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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

    우리나라의 최고 선수가 외 외국에 가서 그것도 체육관을 할까요?

    체육관을 하는게 나쁜게 아니라 선수로 국익을 선양 하던
    친구가 자기가 이룩 한 부분, 또는 더 큰 부분을 후진 들이
    이룩 할 수 있도록 자기가 받침돌이 되고 싶지 않았을까요?

    한국에서 후진 양성에 전력을 기하고 시펐을텐데~~
    제가 한국에서도 보면 운동 잘 하던 친구들이 체육관에 안갈려고
    하는 모습을 많이 봤습니다. 그게 체육관에서의 생활이 아니라
    자기가 놀던 물에서 한번 더 성공 하고자 하는 꿈이 컸을꺼라 봅니다.

    김제경 선수의 노하우가 후진들에게 전달 될 수 있었으면 합니다

    2003-02-0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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