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장 보궐선거로… 이사 투표권 참여는 ‘논란’

국기원이 또 정관을 개정했다. 무소불위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으로 선거인단 원장 선거 등 영향력을 최소화 했던 것에서 다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개정해 논란이다.

5일 오후 2시 국기원 강의실에서 2020년도 제10차 임시 이사회가 열렸다. 재적이사 20명 명 중 17명이 참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거주 중인 미국 박천재 이사와 불가리아 슬라비 비네프 이사는 화상으로 참여했으나 성원에서 제외했다. 당연직 문체부 박용철 체육협력관만이 불참했다.

이날 상정된 ▲정관 개정의 건 ▲원장선거관리규정 개정의 건 ▲선거관리위원회 구성의 건 등 세 가지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모두 의결됐다.

정관개정은 정관개정소위원회(위원장 손천택)에서 상정한 내용을 각 조항을 하나씩 검토하며 마라톤 토의로 진행됐다. 회의 도중 일부 이견 때문에 고성이 바깥까지 전해지기도 했다.

눈에 띄는 것은 행정부원장 부활이다. 이사 중 상근직 행정부원장을 선임하기로 했다. 연수원장은 이사 또는 원외 인사로 대상의 범위를 넓혔으며 상근직을 유지했다. 여기에 최초로 국제부원장을 신설했다. 비상근을 원칙으로 하면서 대상은 이사 또는 원외인사로 하기로 했다.

기존 원장과 행정부원장 등 보수의 경우 정관상 ‘보수 규정에 의한다’였던 것을 ‘이사회 승인을 받도록’ 개정했다. 무보수 명예직 주장도 있었지만, 현행 보수 규정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있었기에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최대 관심사는 정관개정 중 원장선거관리규정에 관심이 쏠렸다. 최영열 원장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원장선거는 ‘보궐선거’로 규정했다. 따라서 새로 선출된 원장의 임기는 22년 10월까지 약 2년이 채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원장선거관리규정 개정으로 선거인단을 기존 75명에서 최소 400명 이상 최대 500명으로 확대하기로 개정했다. 다만, 이번 선거는 보궐선거라는 점에서 기존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기에서 기존 방식을 유지한다면서 선거인단 75표에 이사 약 20여명 내외로 90여명으로 진행하기로 결정해 논란이다. 기존 방식 유지도 대규모 선거인단 개정도 아닌 모호한 기준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사의 영향력을 슬그머니 투표권으로 행사하는 모순으로 여론이 차갑다.

게다가 원장에게 주어졌던 전문위원회 구성 권한을 이사회 의결로 설치 운영하는 것으로 해 차기 원장의 힘이 여러모로 약화될 전망이다. 

신규 이사 선임을 위한 ‘이사추천위원회’는 기존 12명에서 국내외 심사 추천 공헌자 2명을 제외시켜 10명으로 축소했다.

원장 보궐선거를 진행할 원장선거관리위원회 9명도 이사장이 추천해 이사회 동의를 얻었다.

한편, 정관 개정안은 이사회에서 개정됐지만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승인 절차가 남아 있다. 이날 문체부가 불참한 가운데 정관이 개정돼 문체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가 귀추가 주목된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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