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원 총재, 가라테 본고장서 열릴 올림픽 “자신 있다”


  

- 취임 후 다섯 번째 맞는 2020 도쿄 올림픽 공정과 감동 주도록 할 것

- 2022 유스올림픽 혼성 단체전 정식종목 채택, 2024 파리 올림픽 청신호

- 올림픽 정식종목 20주년, 역대 올림픽 남녀 우수선수 선발 연내 시상

 

 

“가라테 본고장에서 가라테와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열리니 비교도 많이 할 것이다. 충분히 자신 있고, 선의의 경쟁 또한 기대된다.”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둔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의 일성이다.

 

2020 음력 새해를 나흘 앞둔 21일 오후 서울 태평로에 위치한 세계태권도연맹(WT) 본부에서 조정원 총재를 만났다. 연초지만 여전히 분주했다. 구정 설을 앞두고 이튿날 해외 출장을 앞두고 있었다.

21일 세계태권도연맹 본부에서 조정원 총재가 <무카스>와 신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의 2020년 화두는 단연 ‘올림픽’이다.

 

올해 열릴 도쿄 올림픽 태권도는 여느 때와 달리 세계의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항상 후반부에 열리던 태권도 종목이 7월 24일 개막식 바로 다음 날인 25일부터 28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태권도에 메달을 기대하는 여러 나라에서 태권도 경기를 집중 조명하게 된다. 특히 매번 사격에서 첫 매달이 나왔던 한국은 이번 올림픽 첫날 선전에 따라 첫 번째 금메달이 태권도에서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바뀐 일정은 ‘모 아니면 도’가 될 수 있다. 태권도의 매력적인 경기로 감동이 연출된다면 ‘대박’이 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재미없는 경기 또는 판정의 오류와 같은 실수가 미디어에 노출된다면, 그야말로 태권도에 ‘악’이 될 수 있다.

 

이에 조정원 총재는 “틀린 말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가 모두 잘 준비해야 하고, 잘해야 한다. 4월 말 대륙선발전을 마치고 5월이 되면 와일드카드까지 출전 선수가 모두 확정된다. 이후 올림픽 코치와 심판 합동 세미나를 통해 마지막 점검을 면밀하게 할 것이다”면서 “성공적인 올림픽을 위해서는 우리가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올림픽 태권도 20주년! 혼성 단체전 시범, 장애인 올림픽 첫선

 

시드니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이 채택된 태권도가 지난 다섯 번의 올림픽을 경험하면서 많은 변신과 발전을 거듭하면서 올림픽 스포츠로 정착했다. 이번 올림픽은 태권도 올림픽 정식종목에 처음 들어간 지 20주년을 맞은 해이다.

 

처음으로 혼성단체전이 시범경기를 갖게 돼 2024 파리 올림픽 정식종목 시험대에 오른다. 특히 장애인 올림픽이 올해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치러져 더욱 뜻깊은 해다.

2018 푸자이라 월드팀챔피언십 혼성단체전에서 러시아와 코트디브아르가 맞붙었다.

조 총재는 “최근 좋은 소식은 2022 다카르 유스올림픽 태권도 경기에 남녀 10체급에 혼성단체전이 정식종목으로 추가됐다. 참가 선수도 100명에서 120명으로 늘었다. 마침 도쿄 올림픽에 쇼케이스로 확정 되면서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혼성단체전이 정식종목 채택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이어 “우리가 오랫동안 준비한 장애인 올림픽이 처음 무대에 오르는 뜻 깊은 한해이다. 태권도를 통해 새로운 꿈과 희망을 꿈꾸는 많은 선수들이 그동안 준비한 땀의 결실을 올림픽 무대에서 유감없이 발휘했으면 한다. 우리는 그 무대가 더욱 빛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쇼케이스로 치러지는 혼성단체전은 총 5개국이 초청된다. WT는 지난해 2019 우시 월드컵 혼성단체전 우승팀 중국과 2019 충주 세계무예마스터십 우승팀 이란, 주최국 일본 그리고 역대 단체전에서 꾸준히 우수한 실력을 보여준 유럽의 러시아와 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 등을 최근 결정했다고 밝혔다.

 

# 피할 수 없는 가라테와의 경쟁 “차별화된 경기 운영 자신, 선의의 경쟁 기대”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단연 ‘공정한 판정’이다. 4년간 세계선수권대회와 그랑프리대회 국제 심판 고과 점수와 올림픽 국제심판 평가를 통과한 정예의 심판원이 올림픽에 선다. 그럼에도 사람의 실수를 바로 잡기 위해 전자호구 도입은 필수. 여기에 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100대가 넘는 고성능 카메라를 팔각 경기장에 설치, 빈틈없는 4D 비디오 판독으로 오심을 잡는다.

 

경기복도 새롭게 변한다. 기존 수련과 경기 모두 사용한 도복이 아닌 경기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경기복이 첫선을 보인다. 이전 경기복과 디자인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경기력 강화를 위해 소재는 신축성 있는 것으로 하고, 디자인은 슬림형으로 선수들의 다이내믹한 발차기를 보다 선명하게 뽐낼 수 있도록 한다. 상의와 띠도 적정한 기준을 제시하고, 하의는 지난 리우에 이어 출전국 국기 디자인을 허용한다.

조정원 총재

이번 올림픽에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역시 가라테와의 비교 경쟁. 오랫동안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위해 힘썼던 가라테가 종주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조직위원회 찬스로 이번 올림픽만 정식종목으로 승인받았다.

 

조 총재는 가라테와 비교에 대해 “당연히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다”면서도 “태권도는 이미 다섯 번의 올림픽을 경험했다. 태권도만이 가진 안정적인 경기방식이 있다. 그 경쟁력은 무시 못 한다. 그렇다고 방심하지도 낙관하지도 않는다. 선의의 경쟁 피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올림픽 스포츠로서 태권도의 경쟁력을 자랑해 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 올림픽 20주년 역대 올림픽 최우수 남녀 선수 선발, 연내 특별시상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처음 올림픽 정식종목이 된 태권도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이에 조정원 총재는 도쿄 올림픽이 끝난 후 올림픽별 가장 인상 깊은 경기를 펼친 남녀 최우수 선수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올해 올림픽에서 태권도가 정식종목으로 개최된 지 20주년을 맞았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매 올림픽에 가장 인상적인 경기를 펼친 남녀 선수를 선정해 특별한 상을 주려고 한다. 때에 따라 연패를 차지한 선수가 두 번의 올림픽에서 수상할 수도 있다. 그 상을 받는 선수에게는 최고의 영예가 될 것이다.”

 

자세한 선정 방식은 오는 5월 12일 국제경기단체 최초로 스위스 로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새 본부에서 열릴 ‘2020 WT 집행위원회'에서 결정한다.

 

선정된 최대 12명의 수상자는 하반기 WT가 주최하는 불가리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또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는 월드태권도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특별 시상한다는 계획이다.

 

# ‘발펜싱’ 재미없는 태권도에 대한 특단의 대책은?

2012 런던 올림픽에 처음으로 전자호구가 도입돼 판정시비를 사라 졌지만, 앞발 견제가 많아져 '발 펜싱'으로 변질 됐다는 지적이 많다. WT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경기룰을 개정하지만, 그때마다 또다른 변칙 발차기를 낳고 있다.

태권도가 공정한 판정을 중시하면서 전자호구를 도입했다. 이 때문에 앞발 커트가 주무기가 되어 ‘발펜싱’이 되었다는 비난을 받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WT는 새롭게 경기룰을 개정하지만, 선수들은 또 다른 변칙발차기로 과거 태권도를 수련했던 태권도인은 물론 일부 시청자들에게 태권도 경기를 반감시키고 있다.

 

조 총재는 “어느 스포츠나 다 재미있지 않다. 인기 스포츠도 재미있는 경기는 손에 꼽는다. 태권도는 투기종목으로 이겨야 하는 스포츠다. 그렇다보니 선수들이 신중히 경기를 하고, 주어진 룰 틀에서 하다보니 지루하게 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사실 올림픽 이전에 보완하기 위해 룰을 개정할까도 생각했지만, 혼란을 막기 위해 그대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쿄 올림픽이 끝나면 리우 때와 같이 2024 파리 올림픽을 대비해 연말까지 여러 의견을 종합해 더욱 박진감 넘치고 재미있는 룰을 개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KTA에서 시도한 ‘파워 태권도’에 대해서는 “휴대폰으로 간략하게 봤다. 매우 신선한 경기방식이다”면서 “전 세계 대중들이 선호하고, 기술 전문 위원들이 인정하는 방식이라면 2024 파리 올림픽에도 이 룰을 적용할 수도 있다. KTA를 비롯한 태권도 여러 단체에서 여러 시연회를 통해 정말 재미있는 태권도를 위한 시도를 계속 해주었으면 한다. 2024년 파리 올림픽 경기 룰은 2022년 최종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KTA가 격투 게임식으로 새로운 '파워 태권도' 쇼케이스를 가졌다. 이전 경기방식과 많이 달라져 대중들의 관심이 높다.

WT는 2020 도쿄 올림픽이 끝난 후 전자호구와 경기 룰 보완을 위해 지도자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기술 회의를 개최한다. 대중들의 의견도 수렴한다. 여러 방안을 2021년 테스트 과정을 거친 후 2022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때 열릴 정기총회에서 최종 결정하게 된다. 이 룰은 2024 파리 올림픽에 적용될 룰이 된다.

 

조 총재는 기존 보완 또는 파격적인 변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 올림픽 태권도, 2021년 시험대… IOC 평가로 2028-2032 올림픽 종목 확정

 

WT 조정원 총재는 “발전을 위해 중단 없는 변화”를 강조했다. 변하지 않고 살아남는 올림픽 스포츠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

 

조정원 총재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태권도는 정식종목으로 남으리라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가 중단 없는 변화를 하는 이유는 모두 올림픽에 살아남기 위해서다”면서 “변화하고 발전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공정한 판정, 재미있는 경기, 미디어에서 조명 이런 모든 조화가 이뤄져야 올림픽에 태권도가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올림픽 역사와 함께한 레슬링이 2013년 IOC 집행위원회에서 퇴출당했다가 다시 변화의 약속을 다짐받고 올림픽 종목으로 포함됐다. 태권도는 15년 전인 2005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IOC총회에서 한 차례 큰 홍역을 치렀다. 판정시비와 재미 부족, 미디어 노출 부재 등의 이유로 퇴출 후보에 오른 것. 가까스로 살아남아 이후 변화를 거듭하면서 IOC 핵심 종목으로 자리를 잡았다.

 

태권도는 2021년 또다시 올림픽 시험대에 오른다. 지난 리우 올림픽과 도쿄 올림픽의 여러 평가 지표를 토대로 IOC가 올림픽 핵심종목 평가를 하게 된다. 이미 2024 파리 올림픽까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태권도는 내년 IOC 총회 결정에 따라 2028 LA올림픽과 2032년 올림픽 잔류 여부가 결정된다.

 

조정원 총재가 재차 강조한 것처럼 태권도의 2024 파리 올림픽 이후 명운은 이번 2020 도쿄 올림픽에 달렸다. 총재 혼자서의 노력으로 될 수 없는 일. 전 세계 태권도인의 모든 염원이 함께 해야 가능하다.

 

(다음 편에 계속)

세계태권도연맹, 2020년 회원국 대폭 확대 "바티칸도 회원국 될 것"

- 5월 전후 바티칸이 WT에 회원국 신청 할 것! 교황청이 WT 회원 된다!

- 인도 태권도 정상화 및 지도자 표준화 교육으로 중국처럼 붐 조성 기대

- 스포츠 태권도는 WT, 무도 태권도는 국기원! 태권도를 위해 협력키로

- 태권도계 화합과 상호이해 통해 태권도 발전을 위해 모두 힘썼으면

 

이상.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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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 무술 전문기자. 이집트에서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26개월 활동. 20여년 동안 태권도를 통해 전 세계 60개국 현지 취재를 통해 태권도 보급 과정을 직접 취재로 확인. 취재 이외 다큐멘터리 기획 및 제작, 태권도 대회 캐스터, 팟캐스트 등을 진행.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사인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역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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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ster

    다 좋은데 그 비키니 차림의 도복(?) 은 절대 못 입게 하세요. 그런 허접한 옷을 입고 경기를 한다면 세계인들의 웃음거리가 되여 수십년간 쌓아온 태권도의 이미지가 곤두박질 합니다. 만약 꼭 입혀야 한다면 차라리 비키니 복을 입히세요.

    2020-01-26 09:25:08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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