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기 사범의 위대한 수업] 열정의 기쁨

좋은 사범이 갖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열정이다!

수련생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열정으로 나타나야 한다. 태권도의 수련 가치에 대한 확신, 좋은 사범이 되고 싶은 열정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 더 좋은 사범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찾아 나서게 된다. 연구하고 배우면서 좋은 사범이 되어 간다.

가르치는 일이 참으로 힘든 일이다. 사범생활을 시작하면서 결심했다. ‘좋은 사범이 되겠다! 수련생들 앞에 설 때는 언제나 경기에 임하는 선수의 비장한 마음을 가지고 그들의 마음을 이기는 자세로, 그들의 열정을 끌어내는 도전적인 근기를 가지겠다!’

그것이 습성이 되어버렸다. 돌이켜보면 젊은 시절 그런 발심이 사범으로서의 내 인생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예나 지금이나 다른 것은 몰라도 사범들이 대충대충 수업하는 모습을 보이면 내게 혼이 난다. 사범도 사람인지라 피곤할 수도, 몸이 불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든 사범이 수련생들 앞에 열정적인 모습으로 설 수 없으면 다른 사람을 대신 들여보내는 것이 낫다. 절대 수련생들 앞에서 지치고 힘든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이것은 사범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이 정도면 잘하는 거지, 나도 사람인데, 마지막 클래스라 피곤한데.’ 이런 자세로는 안 된다. 내가 오늘 이미 여러 번의 클래스를 가르쳤더라도 수련생 입장에서는 오늘 처음 사범과 마주하는 것이다. 쉴 틈이 없어 휴식이 필요하면 나를 대신할 사람을 만들어내야 한다.

“첫 10분 워밍업은 네가 이렇게 해봐라.”

보조에게 워밍업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면 10분은 쉴 수 있다. “기본 동작은 이렇게 가르치고 품새는 이렇게 가르쳐 봐라.” 이렇게 일을 쪼개 합력할 필요가 있다. 그러다 보면 그 사람들이 나를 대신해주는 스태프가 된다.

미국 전역의 월드클래스 도장 사범들이 하나같이 성공한 핵심비결은 사범들의 뜨거운 열정이다. 수련생들로 하여금 나를 좋아하게 만들겠다는 열정, 나를 좋은 사범으로 확신하게 만들겠다는 열정, 수업마다 좋은 클래스였다는 만족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모두 놀라운 결과를 끌어낸 것이다.

그들은 수련생들에게 기본동작 하나를 보여주더라도 흥미진진하게 흥이 나서 하는 모습만 보여준다. 그럴 때 수련생들은 ‘우리 사범은 정말 태권도를 즐기는구나. 태권도 수련이란 즐겁고 재미있는 것이구나!’ 할 것이다. 그러고 나면 앞차기 하나를 하더라도 사범처럼 흥겹게 잘 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버팔로 월드클래스에서 배워나간 열정이다.

[글. 정순기 사범 | 미국 월드클래스 press@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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