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영 칼럼] 시범단이 시범을 해야 하는 이유?


  

무늬만 시범단 정체를 밝혀라!

시범만이 가진 특혜!

 

시범을 가르치고 대회 등을 출전하다 보면, 초청 시범을 의뢰 받는다. 작게는 도장에서 하는 행사부터 크게는 해외에서도 시범 초청이 오고 있다.  물론, 시범을 하는 모든 단체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주요 시범단체를 둘러보면 꽤 많은 활동들을 한다.

세계태권도한마당 갈라쇼!

 

같은 태권도라도 시범에만 가능한 일이다. 품새나 겨루기도 초청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 강습이나 세미나에 가깝다. 

 

필자가 소속된 단체는 자선으로 시범을 많이 다닌다. 돈을 떠나 시범을 배우는 것만으로 전국을 누빌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훌륭한 일이고 값지다고 생각된다. 내 제자들이 남들 앞에서 본인들의 장기를 뽐낼 수 있다는 것이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시범 초청의뢰는 매우 다양하다. 축제에 초청되기도 하고 대회에 개막시범을 하는가 하면 지역행사 그리고 국가적인 행사 등등 정말 시범하는 장소가 다양하다. 제일 선호하는 것은 일단 관중이 많은 곳 무대인 곳 조명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또래가 있는 곳은 언제나 호응이 좋고 학교 등은 난리가 난다. 

 

요청하는 시범시간도 다양하다. 적게는 5분에서 많게는 30분이상 하기도 한다. 사실 30분을 넘기는 시범은 준비하기가 쉽지 않다. 보여줄 수 있는 격파가 한계이기 때문에 다양한 퍼포먼스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물론 지루하게 질질 끌어서 하면 30분은 떼울 수 있다. 말 그대로 소화하는 것이 아닌 시간을 떼운다.  필자가 운영하는 단체는 절대 중복 격파는 하지 않는다. 540도 발차기 1단계로 격파를 했으면 시범이 끝날 때까지 540도 발차기 1단계는 쓰지 않는다.

DMZ 평화대축제 초청시범

난 40분도 해봤어, 난 1시간 넘게도 해봤는데, 하는 사람이 있다면 물어보라 중복격파 없이 했냐고... 중복격파가 많고 비슷한 세트가 많다면 그건 좋은 시범이라 하기 어렵다. 다시 말해 귀 단체가 수준이 낮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동작만 줄창 하면 지루해지고, 격파만 줄창 하면 임팩트가 떨어진다. 그렇다고 쓸데없는 대사를 길게 해서 시간을 끄는 것도 관중입장에서는 별로인 것이다. 생각해 보라. 시범단체를 불렀으면 볼꺼리를 제공해야 함은 기본인데 내용을 전달한답시고 대사만 계속적으로 하면 어떨까?

 

영화도 같은 장면은 한 영화에 다시 쓰지 않는다. 적당히 쓰고 잘 버무려야 양질의 시범이 된다.

 

가끔 SNS에 올라오는 풀버젼 시범영상들이 있다. 어떤 영상은 기술에 상관없이 시간 가는줄 모르고 보는 영상이 있고 반면에 너무 지루해 끝까지 보기 힘든 영상도 있다. 시간이 길다고 시범을 잘한다고 볼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시범은 창의성과 자율성이 높아야 한다. 얼마나 시간동안 시범을 보였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알차게 하였느냐가 중요하다. 전에도 언급했지만, 본인의 만족 보다는 초청이 되어 왔다면 관중의 만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답은 현장 속 영상에 다 있을 것이다. 관중의 반응은 시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관중없이 하는 시범이 최악이고 반응없는 관중들이 많으게 두 번째 최악이다.

 

관중이 없으면 일단 재미가 없다. 시범은 박수로 먹고 산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관중없는 시범? 상상만해도 무섭기까지 한다. 그건 시범시연이 아니라 리허설이라고 해야 한다. 

 

반대로 몇만 관중이 있는 대 관중속의 시범은 그야말로 환상 그 자체이다. 함성을 넘어 탄성을 자아내면 단원들은 텐션이 올라가 더욱 멋진 모습을 시연한다.

 

한가지 신기한 것은 관중이 많을수록 부상이 적었다. 우리 단체만의 이야기일수도 있는데 그간 시범활동을 결산해 보면 그랬었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쳐서 그런가?

 

대한민국이 작다는 사람도 있는데 여기저기 시범 다녀보면 대한민국도 크게 느껴진다. 얼마 전 전라도 지방에 시범을 다녀왔는데 마치고 귀가버스에서 출발과 동시에 잠이 들었다. 1시간 30분이 넘도록 달렸고 밤 시간이라 차가 하나도 안 막혔음에도 그 시간동안 전라도를 벗어나지 못했었다. 개인차가 있지만 우린 그렇게 느꼈다.

구로 청소년축제

참 많이도 다녔다. 프로구단에 초청되어 야구, 축구, 농구, 배구, 핸드볼 등등 실제 경기장도 밟 아보았다. 일반적으로 프로 야구장 잔디에서 마음 껏 뛰기는 힘들다. 참 새로운 경험들이다. 대학교도 몇 번 가보았고 국회에서도 시범을 두 세번 했다. 지역대회에 섭외되어 가보기도 했고 호텔에서도 수차례 시범을 보였다. 멀리 제주도까지 가서 초청시범을 한 적도 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광화문 한복판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한 특설무대 시범이었다. 그리고 절대 잊지 못할 세계 태권도한마당 갈라쇼, 매스컴에서 극찬을 하였고 도장으로 취재까지 오는 일까지 있었다.

 

태권도 시범을 통해 얻는 것이 너무 많다. 가끔 페북에 글은 쓴다 “태권도는 위대하다” 진심 위대하다. 그 어떤 종목이 이런 것들을 누릴 수 있단 말인가.

 

단체수준에 따라서는 초청시범이 전혀 없는 곳도 많고 1년에 몇 번 못하는 단체들도 많다. 반대로 한 달에 몇 번씩 거의 주말마다 하는 단체도 있다. 가끔 친한 지인들을 통해 들어보면, 초청시범을 안하는 단체는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는 입시전문이라 초정시범 안해”

과연 그럴까? 진정 그런 팀도 있다.

 

하지만, 시범단에게 시범의뢰가 들어왔는데 시범을 안한다? 내가 알기로는 거의 없다. 청소년들은 시범활동을 하는 것을 많이 좋아한다. 시범이라는 자체가 남한테 보여주기 위함인데 말이 안 맞는 것 같다.

 

결론은 인지도가 낮아 시범의뢰가 안 들어오는 것, 허울 좋은 입시라는 명분으로 낮은 인지도를 커버한 것이라 본다. 내가 알기로 국내 청소년 시범팀 중에 입시만 해서 초청시범을 아예 안하는 곳은 수십 팀중에 한 두 군데로 알고 있다.

 

입시만 하는 팀은 1년에 한번도 안한다. 해외도 안간다. 입시에 가산점이 없으니까, 확실하게 성격을 갖고 운영중인 팀도 분명 있다. 하지만 입시라는 명목을 두고 시범을 일년에 두 세번 한다는건 그건 시범의뢰가 안들어 온다는 결론이다.

 

그러니 말을 바꿔 입시만 한다는 그럴듯한 포장을 하는 것 같다.

 

오로지 입시라면 입시에 가산점이 되는 대회만 나가라. 괜한 거짓말로 시범하고 싶은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찍어 누르지 말기를 바란다.

 

혹시나 이글을 읽는 사람이 있다면 운영자이든 단원이든 귀 단체의 성격을 정확히 알고 거기에 맞게 활동하기를 추천한다. 시범이 없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모두가 열심히 하고 있고 대부분 정직하게 운영한다면, 곧 찾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본인의 단체도 처음에는 1년에 시범 한 번 하기가 힘들었다. 아무도 안 찾아 마냥 기다리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 작은 거라도 하나 들어오면 완전 축제였다. 본 단체는 입시는 병행이고 시범공연을 우선으로 운영된다. 

 

태랑학회는 태권도를 배우고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을 추구한다. 시범단이 아니며 나름 철학을 가지고 태권도를 공부하는 학회이다. 

 

과거로부터 시간이 흐른 지금은 1학기때는 대회준비로 많은 해외시범과 국내초청시범을 걸러 진행하였고 2학기 시즌에 초청 시범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이것도 스케줄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이렇듯 시범단체의 성격은 비슷한 것 같지만, 좀 더 디테일 하게 보면 많이 다르다. 시범은 무한한 경험들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종목이라는 축복과 같은 종목이다.

 

대학교 측에서도 시범단만큼 학교홍보에 기여하는 학과도 없을 듯하다. 소속대학의 이름을 등판에 크게 달고 다양하고 멋진 격파 퍼포먼스를 보여 주는것이야 말로 돈을 주고 하는 광고보다 훨씬 더 효과가 좋다고 생각한다.

 

“인기 있다는 것은 곧 실력이 있다” 라고도 해석이 가능할 것 같다.

 

국내 초청시범을 다니다보면 사전에 이야기한것과 현장에서는 다를 때가 있어 기분이 상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즐거움이 더 크고 대회를 위한 실전경험을 쌓을 수 있으니 적극 활용해야 한다.

 

초청시범은 대회와 다르게 부담감이 적다. 대회때는 실수를 하면 감점으로 이어지지만 시범은 그런 게 전혀 없다. 그저 선수와 관중이 하나만 된다면 모두가 즐겁다.

 

역시 시범단은 또는 시범을 하는 사람들은 마음껏 남들 앞에서 시범을 해야 제 맛이다.

 

태권도 시범이여 영원하라!

 

오늘의 한줄평.

“시범은 무한한 경험이 있으니 많이 활동하는 팀에 가서 최대한 많이 다녀라”

 

[무카스미디어 = 신선영 기자 ㅣ ssy189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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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영
태랑태권도 총관장
태랑학회 대표
태어로즈 영웅단 총단장
태무협회 부회장
한국교육학회 부회장
#태랑학회 #초청시범 #시범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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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직국가대표시범단

    좋은 내용 잘보았습니다~^^ 허나 꿈을 키워가고있는 잘하고있는아이들의 팀을 옮기라는 뜻인거같아서 아쉽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공감할수 있는 칼럼 부탁드립니다~!!^^

    2019-11-28 00:12:41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글쓴이

      그런 내용은 절대 아닙니다.
      초청시범을 못하는 것과 안하는 것은 다릅니다.
      필자는 초청시범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범이라는게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기에 더욱이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학회라고 처음부터 시범의뢰가 줄을 지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운영진으로써 제자들의 경험을 위해 발로 뛰어 만든것입니다.
      본인들이 발로 뛰어 만들지 않고 앉아서 초청이 들어오기만 바라는 것을
      잘 포장하여 입시만 한다. 시범만한다. 수련만 한다. 등등 성격적으로 덮은것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만약 입시만 하는 곳이더라도 전액으로 해외초청시범이 온다면
      한마당 갈라쇼 같은 큰무대의뢰가 온다면 안할까요?

      못하는 것과 안하는 것은 완전 틀립니다.

      팀을 옮기라는 뜻이라면 그냥 그렇게 쓰지 이렇게 돌릴까요?
      솔직히 보면 참 좋은 팀들도 많지만 그냥 돈벌이로 생각하는 팀도 있습니다.

      요약을 하자면 시범을 배우는 친구들을 위해 운영진에서 시범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보라는 이야기입니다.

      공감 못하는 글 맞습니다.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시범의뢰가 들어오기를 바라지 시범의뢰가 들어오도록 무언가 연구하고 자료를 준비해서
      발로 뛰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제자들에게 이 시범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면 사비를 들여서라도 시범을 합니다.

      시범이 많은팀으로 가라! 처럼 들리신다면 안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한번 돌아보시면 답이 될 것 같습니다.

      요즘 sns가 발달되어 사람들 눈가리기가 힘든세상입니다.

      관장님 말이면 하늘이 빨간색이라 해도 믿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시범 너무 하고 싶은 친구들이 시범 안하는 단체에 있으면 못 잡아둡니다.
      또 반대로 시범 안하고 수련만 하고 싶은 친구들은 단체가 시범을 많이 다니면 나가버립니다.

      기게체조 배우고 싶은데 격파만 하면 나가고 격파만 하고 싶은데 태권체조하면 또 나가고
      시범입맛이 천자만별입니다.
      쉽게 포기하고 쉽게 바꿉니다.

      현재는 오늘 내도장에서 운동하다가 내일은 옆건물에 있는 도장으로 옮겨도 이상하지 않은 세상입니다.

      내가 못하는 것을 남이 한다고 발끈하는것 보다는 자기만의 색깔을 만들고 지키고 홍보해야 합니다.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예전같지 않습니다.
      강사와 수강생으로 봐야 할 정도입니다.

      운영진 지도자는 단체의 성격을 정확히 밝히고 거기에 맞고
      그것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가르쳐야 합니다.

      아무리 신경쓰고 가르쳐도 떠날사람은 떠남니다. 그게 요즘 현실입니다.

      공감 할 수 없는 글 죄송합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해 생각 해 볼 문제입니다.

      2019-11-28 17:28:35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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