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기 사범의 위대한 수업] 월드클래스의 흰띠 과정: 집중(Focus)

  

흰띠 과정에서는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지 않는다.

캐나다와 미국을 가로지르는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는 곳, 미국의 땅 끝, 버팔로 시티. 그곳엔 태권도장 성공신화의 주역, 세계적인 명문 태권도장 '월드클래스'가 있다. 맨 손으로 미국으로 이주해 미국 태권도장 성공 신화를 이룩한 정순기 관장은 <위대한 수업>을 통해 그가 그동안 겪은 다양한 이야기를 공개한다. [편집자 주]

 

흰띠 과정: 집중(Focus)

 

제3강 인성 태권도 창조 목차

흰띠는 태권도를 처음으로 배우는 단계라 뭐든 익숙하지 않다.

 

‘나도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수련생에게나 학부형에게 들게 마련이다. 그렇기에 사범이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초보자로 하여금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이끄는 기간이다. 이 과정에서는 인성덕목 중 집중을 강조한다. 집중이란 육체적, 정신적, 그리고 감성적 에너지까지 한 가지 일에 쏟아 붓고 관리하는 능력을 말한다. 눈으로, 몸으로, 마음으로 집중하는 방법을 습성화하는 것은 새로운 기술을 익히는 데도 중요하다.

 

집중은 존중의 다른 표현이다. 훈련할 때 사범에게 최선을 다해 집중하는 것이 사범에 대한 존중이고 파트너 훈련할 때 상대에게 집중하는 것이 상대에 대한 존중이라고 가르친다. 어떻게 상대를 존중하며 조화를 이룰까. 이것이 바로 사회성이고 인성교육의 근간이다. 집중이라는 덕목을 통해 존중, 협력, 조화라는 덕목까지 배울 수 있다. 태권도 수련을 통해 수련생 스스로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인성덕목을 하나씩 몸에 익혀나가도록 이끄는 것이 태권도 교육이다.

 

집중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사범이 최선을 다해 열정을 가지고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 도장에서는 다섯 살짜리 수련생이라도 사범이 동작 하나 하나를 최선을 다해 정확히 보여주고 가르치고자 노력한다. 절대 대충 보여주고 따라 하라거나 ‘꼬마들이 해봐야 그게 그거지 뭐.’ 하는 식으로 교육하지 않는다. 태권도 동작을 예비동작으로부터 본동작까지 단계별로 정확히 설명하면서 시범을 보이면 아무리 어려도 품새든 한번겨루기든 열심히 잘 따라와 준다.

 

흰띠 과정에서는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지 않는다. 너무 많은 것을 가르치려다 보면 게도 잃고 구럭도 잃는다. 집중해 최선을 다하는 좋은 습성의 씨를 뿌려줄 뿐이다. 이것이 오랫동안 태권도를 즐기게 하고, 좋은 수련의 결과와 가치를 이끌어낼 결정적인 요인이다.

 

집중교육에 대한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 얼마든지 다양한 방식으로 응용할 수 있다.

 

[집중의 응용] 

수업 시작: “자, 오늘 사범은 여러분과 즐겁고 신나는 시간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첫째, 시선과 귀, 정신을 사범에 집중해 주세요. 사범이 설명을 할 때는 자세는 바르게 하고 시선과 귀를 모아 경청합니다. 네, 바로 그겁니다! 와~ 보기 좋습니다. 벌써 기분이 좋아집니다. 두 번째 수련하는 동안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틀림없이 즐거움과 감동이 느껴지는 좋은 수련이 될 것입니다!”

 

차렷: “다들 이렇게 반듯한 차렷 자세로 서 있다는 것은 지금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집중력이 이렇게 대단한 걸 보니 오늘 수업은 정말 신나고 재미있겠네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겠죠. 자, 그럼 이제 흥미진진한 수업을 시작해 볼까요?” 차렷 자세는 집중 외에도 자기조절, 자기절제를 교육할 때도 쓸 수 있고 협력과 존중, 열정과 자신감 등을 교육하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순간순간 필요한대로 각각의 덕목을 강조해가

며 교육한다.

 

발차기 준비: “모두 쟈니를 봐 주세요. 이 친구는 발차기를 하기 전에 어떻게 집중해야 하는지 멋지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손은 들고 무릎은 고정되어 있으며 시선은 상대를 향해 있지요. 집중된 준비상태가 확실하게 보입니다. 다들 쟈니에게 박수!”

 

품새 수련: “이제 여러분이 열심히 수련한 품새를 보여줄 차례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몸으로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여러분의 마음과 시선까지 집중해야 합니다. 동작마다 최선을 다해 충만하고 집중된 에너지를 쏟아내야 합니다! 의식의 에너지를 모아 몸과 마음을 집중하고 나면 정신이 맑아지고 온몸의 기운은 상쾌해집니다. 이것이 바로 집중의 힘입니다. 의식의 에너지를 모아 한 곳에 집중할 수 있을 때 무슨 일이든 즐겁고 잘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 마음으로 집중할 때 태권도뿐 아니라 야구나 피아노 혹은 학교 공부 역시 재미있고 잘하게 됩니다.”

 

무카스미디어는 '정순기 관장'의 도서 [위대한 클래스]를 공유하기 위해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도서의 목차 순서대로 연재합니다. 무카스는 태권도, 무예인의 열린 사랑방 입니다. 무카스를 통해 일선 태권도장 지도자 및 수련생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랍니다. -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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