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 칼럼] 태권도와 정신수련이 무슨 관계가 있나?!


  

무술 수련은 정신수련을 하는데 상당히 현실감 있는 강력한 수련체계

태권도와 정신수련이 무슨 관계가 있나?!

 

보통 그렇듯 무술에서 정신수련을 강조하곤 한다. 이는 태권도 또한 마찬가지인데, 일선 도장에서도 아이들을 가르칠 때 예의, 효도, 인내, 용기 등 다양한 덕목을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은 아직 미성숙한 상태로 태권도장을 비롯하여 학교, 가정 등에서 당연히 위와 같은 덕목을 가르쳐야 한다. 전국의 수많은 태권도장에서 어떻게 보면 가정과 학교를 대신해 이러한 교육을 해주고 있다. 매우 긍정적인 일이다.

본 도장에서 수련 중인 초등학생

그런데 위에 말했다시피 이러한 덕목은 가정이나 학교 등 어린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엄연히 사회구성원으로서 생활하며 익힐 수 있다.

 

물론, 이 정신수련이라는 것의 범위를 어디까지 해야 하는가에 따라 기준이 바뀔 수도 있겠다.

 

부처님이나 예수님처럼 성인으로서 깨달음을 추구하는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기존의 사회적 가치인 부와 명예, 권력 등은 좀 멀리해야 할 것이다. 아니면 입신양명(立身揚名)하여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덕목을 쌓는 것은 또 방향이 좀 다르다.

 

우리가 태권도 수련을 통해 추구하는 정신수련이라는 것은 전자인가, 후자인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전자는 출가스님이나 목사 같은 소수의 성직자들이 하는 것인 만큼 후자에 조금 더 비중이 쏠려 있다고 하겠다.

 

그런데 문제는 전자의 경우든 후자의 경우든 굳이 태권도(무술) 수련이 아니어도 수양(修養)이 가능하다는 데 있다.

 

명상, 참선을 통해 도()를 닦을 수 있고 학문을 통해 이룰 수도 있다. 혹은 이런 특별한 수련 없이 대인관계를 원활히 하고, 사회생활을 통해 건전한 생활을 할 수 있고, 사업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부를 취득하여 세상을 이롭게 봉사하는 삶을 살수도 있는 것이다.

 

즉 불법적인 일, 남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만 아니면 된다. 일상의 모든 일에서 수련을 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장자(莊子)에 보면 포정(庖丁)이라는 백정은 소를 칼로 분해하는 작업을 하며 도를 깨쳤다고도 하니 그야말로 정신수양의 관점에서는 분야나 직종을 막론하고 귀천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서론이 길었다.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이야기 해보자.

 

태권도와 같은 무술은 어떤 요소를 통해 정신수련을 할 수 있겠는가?

 

서로 협동하고 예의를 지킨다. 스포츠맨십을 배운다.’ 뭐 이런 뻔한 이야기는 여기서는 일단 제쳐두자. 이런 건 다른 곳에서도 배울 수 있지 않은가!

 

일단 품새나 시범과 같은 것들은 자신의 몸을 컨트롤 하면서 동선(動禪: 움직이며 참선을 하는 경지)의 경지를 추구할 수 있다. 이 또한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움직임으로 추구할 수 있는 깨달음은 비단 무술뿐 아니라 무용이나 타 종목으로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타 종목의 움직임과 무술이 가지는 움직임은 분명 그 의도가 다르다.

 

그러니 무술은 무술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움직임 체계를 통해 수련을 쌓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무술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독특한 요소는 상대와의 겨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흔히 고통을 통해 성장한다고 한다. 무술이나 격투기는 그 자체가 사실은 고통을 동반한다. 이 자체만 봐도 정신수양을 쌓는데 아주 강력한 방편이 될 수 있다.

 

내가 맞거나 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 과정을 견디고 강해지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한다. 이것은 곧 성장으로 직결된다.

물론, 이 때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도고상마고상(道高上魔高上)이라 해서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이 도(道)가 높아지면 마(魔)도 높아진다는 의미이다.

 

자신이 남보다 강해지고 우월해졌다고 해서, 비록 그것이 자신이 피땀 흘려 얻은 성취인 것이 사실이라고 해서 타인을 업신여기면 안 되는 것이다. 혹은 자만에 빠지거나 이미 끝을 본 줄 알고 더 이상의 성장을 멈출 수가 있다.

 

각설하고 무술 수련은 정신수련을 하는데 있어 상당히 현실감 있는 강력한 수련체계이다. 어떤 측면으로는 앉아서 참선만 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수련법이 될 수도 있다.

 

앞으로 독자 여러분들과 함께 이에 대해 자세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싶다.

 

[글 = 이동희 사범 ㅣ jsrclub@nav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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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희
이동희 태권도 관장
이동희 실전태권도 저자
실전태권도 수련회, 강진회强盡會 대표
대한태권도협회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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