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체대출신, 해외봉사, 수상경력... 그래도 미국 비자는 불가능?


  

박호진 변호사의 미국 진출 바로알기 Q&A -7편

안녕하세요?

 

태권도 사범으로서 미국 비자 받는 방법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저는 체고, 체대에서 태권도를 전공하였고, K 대학교 3학년까지 마치고 군 휴학 중입니다. 두 달 전에 군대를 제대한 후에, 현재는 중국에 있는 지인분의 도장에 잠깐 일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학교는 내년에 복학할 생각이지만, 미국에 가서 도장을 하고 싶습니다. 쉬울 거라고 생각은 안 하지만,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일단 미국 비자를 받을 수 있다면 복학을 하지 않고서라도 바로 미국으로 갈 생각도 있습니다.

 

1. 곧 5단 심사를 볼 계획이고, 태권도평화봉사재단에서 아프리카로 파견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시합에서 상을 받은 것은 3개 정도 되는데, 이 정도 경력으로 P나 O 비자가 나올 수 있을까요?

요즘 P, O 비자가 많이 안 나온다는 소리를 들어서 걱정이 많이 됩니다.

 

2. P, O 비자 받는 것이 안 된다면 H 비자를 받을 확률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3. 해외 봉사를 다녀온 경험이 미국 비자 받는 데 도움이 될는지도 궁금합니다.

 

4. 미국 비자 받을 때 재정증명을 해야 한다고 하던데요, 저는 아버지가 안 계시고 어머니도 조그만 식당에서 일하고 계셔서 재정증명 하기가 어려워서 재정증명이 필요하다면 곤란할 것 같아서 걱정됩니다.

 

5. 요즘 여러 사이트에 보니까 미국 도장에서 사범 구하는 광고도 많이 올라오고, 또 지인 몇 분이 미국 도장에서 일하고 있어서 일할 도장은 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것은 아무 도장에서나 비자 스폰을 받을 수 있나요? 도장이 커야 한다거나 유명해야 비자 스폰을 해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비자 받기 유리한 도장이 따로 있는 거라면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는 형이 일하는 도장은 사진으로 보니까 규모가 그렇게 큰 것 같지는 않은데, 관장님도 좋은 분이고 동네도 좋은 것 같은데 혹시 그런 도장에서도 비자 스폰을 받을 수 있을까요?

 

6. 제가 미국에 가서 자리를 잡은 후에 홀어머니를 미국으로 모시고 가서 함께 살고 싶습니다. 제가 먼저 미국에 가서 어머니를 초청하여 모시고 갈 수 있을까요?

 

박호진 변호사

안녕하세요?

태권도인들의 비자와 영주권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박호진 변호사입니다.

 

비록 제가 이미 여러 칼럼을 통해 태권도인들의 비자 현황에 대해 설명해 드린 바 있습니다만, 오늘 질문에 태권도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많은 비자 종류들에 관해 질문하셨으니 오늘 답변을 통해 현재 미국 비자의 현황에 관하여 다시 한번 정리해 드리는 것도 좋을 듯하군요.

 

1. O 비자는 뛰어난 코치 경력이 있는 분들만이 자신 있게 사용할 수 있는 비자입니다. 과거에는 선수경력이 좋은 분들도 O 비자를 잘 받았습니다만, 요즘은 그렇지 못합니다.

 

P 비자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P-1 비자는 태권도 선수로서 입상경력이 좋은 분들이 미국에서 태권도 선수로 활동할 계획인 경우에 받을 수 있는 비자인데요, 미국에는 상설 태권도 팀이 없기 때문에 요즘 주한미국대사관에서는 P-1 비자를 거의 발급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다른 비자로 미국에 들어와서 미국 안에서 P-1 비자로 바꾸는 것은 가능합니다.

 

다른 또 하나의 P 비자는 P-3 비자입니다. 이 비자는 신청하는 분의 태권도 경력이 중요하지는 않고, 그 대신 태권도가 대한민국의 독특한 문화인가? 하는 것이 주된 이슈입니다. 이제 태권도가 세계적으로 보편화되었기 때문에 미국 이민국에서는 P-3 비자를 잘 승인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1번 질문에 대한 답변은 ‘질문하신 분께서 뛰어난 코치 경력이 없으시다면’ O 비자를 받으시기 어렵고, P 비자들은 대체로 받기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2. H 비자라고 말씀하신 비자는 H-1B 취업비자를 말씀하시는 듯합니다.

 

일부 변호사들께서는 태권도 전공자가 H-1B 비자를 받기 어렵다고 설명하시기도 합니다만, 태권도 전공자가 H-1B 비자를 승인받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참고로, 저희 사무실에서는 매년 적지 않은 수의 태권도인들이 아직도 H-1B 비자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H-1B 비자에서 문제는 추첨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몇 년 동안 미국의 경기가 좋은 관계로 다른 비자와 달리 H-1B 비자 신청 건수가 법정 한도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는 수 없이 신청해 오는 케이스들을 일단 모아놓고 컴퓨터를 이용한 추첨을 통해서 신청받을 케이스들을 뽑습니다. 그 추첨 경쟁률이 이제는 4:1에 육박하고 있는 데다가 추첨에서 떨어지게 되면 심사도 받아 보지 못하게 됩니다. 이런 이유로, 요즘은 태권도 전공자들 사이에서 H-1B 비자가 인기가 많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다른 비자를 받을 길이 없고 미국으로 꼭 진출하고 싶은 분들은 4분의 1의 확률에 걸고 시도를 해 보기도 합니다.

 

3. 미국 비자는 비자의 승인요건들을 충족시키느냐 하는 관점에서 심사합니다. 봉사활동은 태권도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어떤 비자에도 승인요건에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아프리카 봉사활동 경력은 미국 비자 받는 데 도움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4. 미국 비자를 심사할 때 재정 능력을 입증하라고 요구하는 경우는 미국에서 돈을 벌 수 없는 종류의 비자를 신청한 경우에 한합니다. H, O, P 등 미국 내에서 일을 할 수 있는 비자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재정 능력을 입증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스스로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심사할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5. 미국 비자를 스폰서해 주는 태권도장의 자격에 관해서는 비자의 종류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설명드리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H-1B 비자의 경우 단일 도장이면 도장 규모가 큰 경우가 승인받기에 유리하고, 도장 하나하나가 규모는 크지 않더라도 같은 상호를 쓰는 도장이 여럿 있는 도장인 경우에도 승인받기 용이합니다. 그리고, 미국 내에서 P-1 비자를 신청할 때에도 도장 규모가 크면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O-1 비자의 경우에는 도장 규모는 큰 의미를 가지지 않습니다.

 

질문하신 분께서 어떤 비자를 신청하기로 결정하시느냐에 따라서 말씀하신 도장으로부터 스폰서를 받는 것도 괜찮을 수 있겠습니다.

 

훗날 미국에서 완전히 뿌리를 내리기로 결정을 하신다면 그때는 영주권이 필요하시기 때문에 도장으로부터 영주권 스폰서도 받으셔야 하는데요, 그때는 도장이 재정적으로 얼마나 튼실한가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부분은 복잡하지만, 최대한 간단히 설명해 드리면, 영주권 스폰서를 받을 도장은 소위 ‘세금 보고를 많이 하는’ 도장이면 유리합니다. 다만, 만일 질문하신 분께서 취업비자로 그 도장에서 이미 일을 하면서 월급을 받고 계신다면 굳이 그 도장이 세금 보고를 많이 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재정 능력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부분은 훗날 저나 다른 미국 이민법 전문변호사와 구체적으로 상담을 해 보시고 파악하시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6. 질문하신 분께서 어머님을 미국으로 초청하기 위해서는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셔야 합니다. 미국 시민권은, 영주권을 취득하시고 나서 5년이 지나야 받으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질문하신 분께서 미국에 오신 후에 1년 후에 영주권 수속을 시작하신다고 가정했을 때, 대략 8~9년이 지나야 어머님을 초청하실 수 있는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태권도인들이 미국 도장에서 일할 때 많이 받던, H-1B, O-1, P-1, P-3 비자 등의 문이 완전히 닫히거나 매우 좁게만 열려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이유로, 불법적인 것을 알면서도 몇몇 도장에서는 사범님에게 학생비자를 받아서 미국에 들어올 것을 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불법적으로 일을 하면서 미국에 체류하는 것은 일하시는 사범님 입장에서나 도장 입장에서도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요즘은 J-1 비자를 이용해서 태권도인들이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생겨났으니, 그 점도 참고하셔서 알아보실 것을 권해 드립니다.

 

박호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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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진 변호사는 성균관대 법과대학과 비즐리 로스쿨 출신의 뉴욕주 변호사로 현재 뉴저지 포트리시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 중이다. 뉴저지로 옮기기 전에는 맨하탄 소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위치한 로펌에서 이민법 변호사로 활동했다. 미주 최대 웹커뮤니티 헤이코리안 닷컴을 통해 10년 가까이 무료 법률상담을 제공해 오고 있다. 현재는 태권도 사범의 미국 진출을 위한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콘 컨설팅의 고문변호사로도 활동 중이다. 

 

[글 = 박호진 변호사ㅣ lawyer@beaconi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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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를 고용하실 때에는 꼭 많은 변호사들과 상담 후에 결정해야 합니다. 뉴져지에는 많은 전문 변호사가 있습니다. 주변분들이나 친지들에게 물어보기도 없으시면 블로그를 통해서 잘 알아보셔야 하겠습니다.

    2019-07-30 22:16:28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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