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란한 발기술로 승부하는 신사의 무술, ‘사바트’
발행일자 : 2002-10-01 00:00:00
조영주 기자



▲뱃사람들의 무식한 싸움기술이 패셔너블한 스포츠로!!
프랑스가 자랑하는 무술 ‘사바트’는 지금으로부터 약 150~160년 전(19C), 창시자인 미셀·카스에 의해 세상의 빛을 보게 된다. 미셀은 그때까지 뱃사람들 사이에 전해져 내려오던 싸움기술을 정리하여사바트’라는 하나의 무술 유파로 자리를 잡게 했다. 19세기의 프랑스, 당시 뱃사람들 사이에서 미셀의 존재는 ‘싸움의 달인(達人)’으로 평가받고 있었으며, 실제로 그는 싸움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가는 대단한 열성(?)을 보였다고 한다.
미셀은 자신이 지닌 현란한 싸움실력과 뱃사람들이 세상을 돌아다니며 익힌 무술을 토대로 리스트를 작성하여 매뉴얼화 시키는 한편으로 체육관을 설립, 수련을 위한 무술로써의 사바트를 완성하고자 매달렸다. 당시 그가 작성했던 매뉴얼은 상당히 체계화되어 있었던 만큼 약간의 수정 부분을 제외하고 현재에도 옛모습 그대로 사바트 수련인들 사이에서 교본으로 사용되고 있을 정도이다.
창시자인 미셀과 더불어 사바트를 프랑스 전역에 보급시킨 ‘샤를르몬·루크르’또한 사바트 역사를 소개하는 자리에서는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미셀이 각지에 흩어져 있던 싸움기술과 자신이 체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바트를 무술로써 체계화시켰다면, 미셀의 제자인 샤를르몬은 사장되어버릴 수도 있었던 사바트를 프랑스 전역에 전파시키고, 당당하게 무술의 한 유파로서 자리잡게 한 장본인이다. 사실,아무리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높고, 진보된 무술이라고 해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흥미를 갖고 대하지 않는다면 그 무술은 유구한 역사를 지닐 수가 없다.

샤를르몬은 사바트를 널리 보급하기 위해, “만약, 당신이 불가피한 사정 때문에 하류계급 사람들과 피치 못할 충돌이 발생했을 때는 주저 없이 이 기술을 사용해보십시오” 라는 카피문구와 함께 상류층을 집중 공략했다.
한편, 샤를르몬의 제자였던 ‘앙리’는 화려하고, 우아한 사바트 만의 독특한 수련복장을 디자인하고, 그것을 직접 착용한 채 거리 시연에 나섰다.앙리에 의해 디자인된 우아하고 화려한 사바트 수련복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판을 얻어냈고, 샤를르몬의 상류층 공략과 맞물리면서 사바트 보급은 급류를 타기 시작한다.
‘뱃사람들의 무식한 싸움기술’에서 일약 ‘패셔너블한 스포츠’로 자연스럽게 탈바꿈한 사바트는 일반 보급을 목표로 한 치명적인 걸림돌이 비로써 사라지게 되었던 것이다. 다만,무술에 기원을 둔 사바트가 일반 대중 보급을 목적으로 호신술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기술습득 과정의 이원화는 어쩔 수 없는 태생의 한계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일례로, 지팡이(당시 신사의 필수품)를 사용하는 기술 ‘라 칸’은 당시에는 호신술로써 상당한 각광을 받았었지만, 현재는 사바트에서 분리, 독립되었다. 또, 차기 공격 후 발을 붙잡혔을 때 반격하는 기술인 ‘파리쟝·레슬링’등은 상당히 유용한 기술이었지만, 그만큼 위험하였기 때문에 일반 보급되면서 자연스레 모습을 감추고 만다.

1820년 공식 룰이 만들어진 이래, 사바트는 경기로써 활발한 활동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경기화 초기에는 안면 보호를 위해 펜싱에서 사용하는 투구를 썼을 정도로 발기술의 화려함과 정교함은 타 무술의 추종을 결코 허락하지 않았다.
사바트는 옛부터 프랑스에 전해 내려오던 무술의 명칭이기도 했지만, ‘구두’라는 사전적 의미도 갖고 있다고 한다. 그 이름만 놓고 보더라도 사바트는 다양한 발 기술에 기초한 무술이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구두를 마치 검처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었던 화려한 발기술을 지닌 무술 사바트에도 보이지 않는 약점이 존재했고, 그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타 무술의 ‘手技(손기술)’를 받아들이게 된다. 이러한 수기의 도입과정과 기술의 진화과정에서 사바트는 자연스레 상당 부분에 걸쳐 기술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근대 사바트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샤를르·샤를르몬은 자신의 화려한 발기술만 믿고 받아들인 영국인 복서와의 시합에서 고전 끝에 어렵사리 승리한 후, 시합 과정을 되짚어보면서 손기술의 보완을 서둘렀다. 그때까지 단지 방어개념으로만 인식되었던 사바트의 손기술은 복싱 기술의 도입을 계기로 눈부실 정도의 성장과 발전을 거듭했고, 보다 완성되고 체계화된 기술로 발전하여 현대에 이르게 되었다.
▲경기화된 사바트---팔꿈치·무릎 공격, 오우 노’
사바트의 기본 룰을 살펴보면, 팔꿈치나 무릎, 정강이 등으로 상대에게 타격을 주는 행위는 금지하고 있지만, 글러브를 낀 손으로 상대에게 펀치를 날리거나, 슈즈를 신은 발로 상대를 가격하는 행위는 인정하고 있다.
사바트는 성별·나이·체중에 따라 각각 체급과 랭킹을 분류하고, 색깔로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단, 태권도의 그것처럼 띠에 의한 구분이 아닌, 글러브의 색에 의해 구분되어진다.실버 글러브 이상이 되면 시합에 참가할 수 있으며, 매년 여러 차례 크고 작은 시합들이 펼쳐지고 있다. 단, 프로는 없고 순수 아마추어로 구성된 시합만 있다.
대표적인 선수로는,전유럽 사바트 챔피언 타이틀과 WKA(세계 카라테 연맹)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함께 보유한 ‘리샤르·시라’-80년대에 맹활약-와 ‘어네스트·호스트’, ‘이반·히포리트’와 같은 선수들을 들 수 있다. 특히, 어네스트·호스트와 이반·히포리트는 사바트 시합에서 우승한 전력을 지닌 역대 챔피언 출신으로, 일본의 K-1 에서도 맹활약을 하는 등 사바트의 세계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비좁은 프랑스 무대를 박차고, 세계로!!
1차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많은 수의 선수가 전사하거나 실종되어 한때 주춤하던 사바트의 성장세는 1960년 이후 차츰 그 기세를 회복, 1962년부터 ‘프랑스 유도협회 산하 소속연맹’으로 활동을 개시하더니, 1975년에 이르러 마침내 ‘프랑스 사바트협회’로 분리, 독립하기에 이른다.
그후 꾸준하게 성장한 사바트는 현재 프랑스 사바트 협회에 등록되어 있는 체육관 숫자만 약 650여 곳에 이르며, 협회 등록 선수가 3만 여명에, 미등록 선수까지 합치면 약 6만 여명에 이를 정도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프랑스 외 주변 유럽 국가에서의 사바트 열기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데, 크로아티아, 마다가스카르, 벨기에,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국가에서는 해마다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을 발굴, 꾸준하게 경기에 출전시키고 있다.
남자부 시합 외에 여자부도 매년 시합을 갖고 있으며,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사바트 협회 소속 간판을 내건 체육관이라면 그 어느 곳에서라도 사바트 수련에 열중하고 있는 여성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사바트는 아직 우리에게는 낯선 무술임에 틀림없지만, 잠시라도 눈을 돌려 밖을 내다보면 이미 세계 45개국이 넘는 나라에 그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이웃나라인 일본만 하더라도 ‘저팬 사바트 클럽’이 버젓이 간판을 내걸고 활동하고 있을 만큼 세계화에 성공한 무술이다

<금지사항>
△공격시 양손을 바닥에 대거나, 로프를 붙잡는 행위
△상대를 붙잡은 채 가격하는 행위
△맞붙잡고 마치 레슬링과 같은 동작을 취하는 행위
△상대를 붙잡고 밀거나, 끌어당기는 행위
△머리로 들이받거나, 팔꿈치로 밀거나, 무릎과 발을 든 채 전방으로 전진하는 행위
△쓰러진 상대나, 쓰러졌다가 일어나는 상대를 가격하는 행위
<랭킹에 대해>
사바트는 글러브에 붙은 마크의 색에 의해 랭킹을 구분한다. 실버 글러브 이상이면 시합에 출장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블루 글러브à그린 글러브à레드 글러브à화이트 글러브à옐로우 글러브à실버 글러브à브론즈 글러브
*16세 이하는 바이올렛 글러브를 착용한다
<나이,성별,체중에 따른 분류>
▲나이에 따른 분류
푸상 10~11세
바시쟈망 12~13세
미니므 14~15세
카데 16~17세
쥬니오르 18~20세
시니오르 21~34세
베테랑 34세 이상
▲체중에 따른 분류
* 남자 *
무슈48~51kg
콕크51~54 kg
프륨므54~57 kg
스페르 프륨므 57~60 kg
레제60~63 kg
스페르 레제 63~66 kg
미 모와이양 66~70 kg
스페르 미 모와이양70~74 kg
모와이양74~79 kg
미 루르 79~85 kg
루르85 kg이상
* 여자 *
미니 레제르 45~48 kg
무슈48~52 kg
콕크52~56 kg
프륨므56~60 kg
스페르 프륨므 60~64 kg
레제르64~68 kg
스페르 레제르 68~72 kg
미 모와이엔느 72~77 kg
모와이엔느77 kg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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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리나라에도 있어야 된다고 생각함.
2003-07-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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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목이 사바떼 였습니다.
발로만 하는 무술이라고 아마 표지에 나왔던걸로 기억되고요..
B급 무술 배우가 나왔는데 그래도 좀 유명한 사람인데 기억이 안나네요
서부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서부 무술영홥니다..
재미도 있던데 비디오 샵에서 한번 찾아보십시요..
이게 제가 군대 있을때 봤으니까..한6년 정도 되었습니다.2002-10-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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