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지 칼럼] 여자 수련생을 위한 프로그램은 따로 있다?!


  

[딸내미 대장 이은지의 별책부록] 2탄 - '여자 수련생'과 '남자 수련생' 분리수업을 시작하다!

자신을 바꾼 여아

사교육 시장을 잡기 위한 국가 정책이 발표되며, 학교에서는 방과후 수업 및 돌봄 교실이 일제히 시작되었다. 그 때문에 5시 이후에 하교하는 아이들이 한꺼 번에 몰렸다. 매일 그 수업시간에는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들을 나누어 지도하기 시작했다.

 

5시 30분에 시작하는 수업만 일주일 단위로 분리수업을 진행했다. 일주일은 유치부와 초등부를 나누어 수업을 진행했다. 한쪽에는 유치부수업을 진행하고 한쪽에는 초등부 수업을 진행했다. 연령별로 유치부와 초등부를 나누어 수업하니 편하고 좋았다. 그다음 주는 유급자와 유품자로 단계를 나누어 수업을 진행했다. 진도를 나가기도 편하고 유품자들은 자신들끼리 모여 운동을 하니 땀도 더 많이 흘리고 집중도도 높았다.

 

그다음 주는 운동능력이 비슷한 아이들끼리 나누어 진행을 했다. 운동능력이 비슷한 아이들끼리 나누어 수업하니까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운동능력이 좋은 아이도 자기들끼리 경쟁을 하고 운동능력이 조금 부족한 아이들도 자기들끼리 경쟁을 하는 것이 너무나 재미있었다.

 

‘여자 사범님이 두 명 있어서일까?’ 여자 수련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누어 수업을 진행하던 중 여자 아이와 남자 아이가 비슷한 숫자로 들어오는 날이 있었다. ‘왜? 여자아이라서 태권도를 못해?’라고 고민하고 있던 터라 바로 나누어 수업을 진행했다.

 

분반 수련은 '홀딩도어'로 공간을 분리했다. 아이들에게서 다른 분반 수업 때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여자 아이들끼리 운동을 시작하자 방금 전까지만 해도 안하고 싶어 하고, 열정도 없고, 뛸 때 앞머리가 벌어질까봐 머리를 잡고 뛰고, 윗옷을 내리기 바쁘고 가슴 앞쪽 옷을 당기기 바쁘던 여자아이들이 아무것도 신경을 쓰지 않고 달리고, 움직이고, 지르고, 차는 것을 보게 되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그럼 반대편에 남자아이들은 어떤 모습일까? 적극적으로 하고 있을까?

 

남자아이들은 홀딩도어 밑 빈틈으로 여자아이들이 무슨 운동을 하는지 구경하기 바빴고,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적극적이고 활기찬 모습이 아닌, “니가 해! 니가 하라고!” 서로 미루기 바빴다.

 

자신을 바꾼 여아

다시 분리한 공간을 합쳤더니 더욱더 흥미로운 모습이 보였다.

 

남자아이들은 무슨 금은보화 창고 문이 열린 것만큼 좋아하고 여자아이들에게 무엇을 했는지 물어봤다.

 

반면, 여자아이들은 그전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다시 거울을 보고 머리를 만지고 옷을 잡아당기기 바쁘고 다른 곳에 신경을 쓰느라 아까와 같이 운동에 집중하지 못했다.

 

나는 ‘그래 이거야!’라고 외치며 그 수업시간에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를 분리해서 가르치기 시작했다.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석 달이 되어 갈 때쯤 양쪽에서 서서히 흥미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 적극적이고 활기찼던 여자아이들은 점점 그전에 모습을 찾아가기 시작했고 남자아이들 또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걸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똑같은 프로그램과 같은 방법으로 지도하면서 공간만 분리했기 때문이었다. 그 후에도 계속 진행을 해보려고 했지만, 그 시간에 들어오지 못하는 여자아이들에게도 불만이 나왔고, 그 시간에 나오는 여자아이들 또한 왜 분리해서 배우는지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

 

그래서 여자아이에 관한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설문도 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성향, 몸, 성장이 다르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게 되었다. 내가 했던 같은 프로그램과 같은 지도방법으로 똑같은데 공간만 나누어서 했던 교육은 목욕탕 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다.

 

남탕 여탕이 궁금했던 것처럼 아이들은 처음에는 호기심이었고 부모들도 시간이 갈수록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어쩌면 나도 당연히 남녀가 같이 태권도를 해왔기 때문에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무엇이 다른지 알지 못했다.

 

어쩌면 이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더욱 강한 사람이 되어야 했다. 시대는 변했다. 시대가 변한 만큼 지도방법도 프로그램도 바뀌어야 했다. 그러나 나는 고정관념에 잡혀서 변화하지 않고 있었고, 나의 생각도 내가 배우던 그 때에 멈춰 있었던 것이다.

 

딸내미대장 이은지의 별책부록 2탄 꼬리말 “바꿔야 한다면 나를 제일 먼저 바꾸자!”

 

누군가를 바꾼다는 것은 할 수 없는 일이다. 만약 누군가를 변화하고 싶다면 나를 먼저 바꾸자 그러면 바뀐 나를 통해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모여들 것이다.

 

무카스미디어는 일선 태권도장 지도자의 이야기를 공유하기 위해 매일 다양한 칼럼리스트의 이야기를 연재합니다. [딸내미 대장 이은지의 별책부록]은 매월 첫째주와 셋째주  화요일에 공개됩니다. 무카스는 태권도, 무예인의 열린 사랑방 입니다. 무카스 칼럼을 통해 일선 태권도장 지도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랍니다. - 편집자주.

 


[무카스 기고문  = 이은지 사범 ㅣ tkdn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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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태권숲> 여아 전문 태권도장 대표
여아운동코칭연구소 대표
대한민국태권도협회 강사, 여아 태권도 전문가
동기부여 강연가, 자기계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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