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찬 관장일기] 태권도장을 세우는 첫인상, '마중물' 만들기!


  

신나무 태권도장 이동찬 관장일기 3 - 태권도장의 마중물을 찾아내자!

관장일기를 연재하는 수원 신나무태권도 이동찬 관장

학교 다닐 때는 원론적인 교육과정이 지루하고 무료함을 크게 느꼈다. 그리고 실제 도장 경영에 대하여 접하기도 어려워 이해되지 않아 쓸모 없다고 생각도 많이 했다.

 

하지만, 사범 생활을 하면서 내가 쓸모없다 느꼈던 기초적인 소양 교육, 실기를 위한 품새, 겨루기, 시범, 심판 교육, 교육학 등 도장을 경영하기에 필요한 원론적인 부분이 사범의 기본적 자질이 된다는 것을 느끼는 데까진 아주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

 

그 뒤 사범 생활을 하며 태권도장 외의 문화를 접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나갔다.

 

여러 프렌차이즈 업체가 성행하고 그곳에서 전국의 태권도장으로 교육을 상품화하여 경영법 및 지도법 등의 세부적인 실무를 판매하였다. 또 외국에서 근무하고 돌아온 주변 사람들에게 비급과도 같은 타국 태권도장의 지도서를 알게 되었다.

 

나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깊은 지식의 부재와 기본적인 그릇밖에 없던 나에게 스스로 교재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은 갖추어지지 않아 아쉬웠다.

 

한 번은 미국에서 근무하고 돌아온 지인에게 그 도장의 지도서를 볼 기회가 생겼다.

 

헉! 영어다. 모든 책자가 영어로 되어 있었다. 이 또한 크나큰 역경이었고, 해석이 어려운 나로서는 눈대중으로 훑어보며 느낌만 알 수 있는 정도였다. 그렇지만 도장경영의 근본적인 모습을 볼 기회를 가졌다는 것은 나에겐 아주 큰 영광이었다.

 

그 후 국내에서도 뿌리 깊은 도장에서 그 도장의 회보 형식으로 연간 발행되는 책, 도장의 지도 자료를 정리해둔 지도서를 접할 수 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도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좋아하게 되었다.

 

과연 어떻게 하면 가치 있는 도장을 세울까?

사범이 배울 수 있는 가치 있는 도장을 만들까?

제자들에게 본이 될 수 있는 고향 같은 도장을 세울 수 있을까?

 

고민과 함께 시간은 흘렀다. 이후 권태기를 겪으며 스스로 여러 세미나에 찾아다니게 되었고, 그중 상담을 위해서 태권도장의 상담실 안에 태권도 관련 서적을 책장에 진열해야 한다는 방법을 배웠다.

 

운이 좋게 나의 취미는 교O문고에 다니면서 가끔 태권도 책자를 모으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 또래가 운영하는 도장보다는 조금 더 많은 서적을 가지고 있었고, 자료를 모으는 성격 덕분에 진열장을 채우기에는 매우 유리했다.

 

상담실 진열장을 배열하는 방법은 "학부모에게 어필하고픈 내용의 서적을 책장에서 전면이 보이도록 진열"하는 것이었다.

 

학부모와 내가 상담하는 입장이라면 내 등 뒤 상담고객이 볼 수 있도록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고 대신 말 할 수 있는 내용의 서적들로 병풍처럼 만드는 방법이었다.

 

너무 좋은 방법이라 생각되어 나도 한참을 따라 했고, 자료를 상당수 가지고 있었기에 바로 실천했다. 이 방법은 도장을 방문하는 지인들에게도 좋은 호평을 얻었고, 사무실의 분위기도 좋아지고, 왠지 공부하는 느낌이 들어 안정감이 생기게 되어 나 자신도 퇴근 후에도 오래 머무는 시간이 늘었다.

 

하지만 의미 있고 잘 정리되어 보였지만 허전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대한태권도협회의 발간 책자들, 국기원의 교재들, 체육 관련 도서들, 지도를 위한 교양서적 등 다양한 책들이 즐비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그런데 이 허전함은 뭐지?

꽉 채워진 책장을 바라보며 뭔가 공허한 이 느낌은 뭐지?

 

내 도장 안에 다른 사람들이 만든 책들로 가득 진열해 놓고 홍보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한 지인이 나에게 물었다. '여기에 본인의 책을 만들어 세우는 건 어떨까요?' 망치로 두들겨 맞은 느낌이었다. 내가? 어떻게? 무슨 재주로? 이런 두려움이 앞섰다. 하지만 속으로 '어떻게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 도장에는 이미 제자들의 교육을 위해 스스로 연습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자료가 있었지만, 이 자료는 실기 방법을 글씨로 표현되어 있어서 그 자료만 보고서는 도저히 혼자서는 익히기 힘든 미천한 작품이었다. 그래서 수년간 수정을 거듭하면서 제자들을 모델로 사진을 찍어서 자료에 삽입하여 지금까지도 낱장의 지도교재로 업그레이드시키고 있었다.

 

이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 내가 아이들에게 지도하는 내용을 모아서 만들어 볼까? 라는 호기심에서 드디어 첫 작품이 시작하였다. 인쇄하고, 구멍 뚫고, 링에 끼우고, 코팅도 하고 이렇게 1호 "자기 주도 수업 지도서"가 완성되었다.

 

여전히 전국의 태권도장을 다니면서 배우고 있지만 내 성격은 프렌차이즈 프로그램을 선호하지 않고 남의 것을 그대로 따라 하지 않기에 다행히 나만의 생각으로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후로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렇게 하다 보면 경영서도 만들어 나갈 수 있겠군'.

 

한 권을 만든 자신감에 머릿속에 있던 생각을 끌어내어 글로 표현하고 작품으로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상담을 위해 도장을 찾아온 학부모들에게 도장을 소개해 줄 교육안내서, 도장의 첫인상을 바르게 안내해 줄 신규수련생 지도서, 당연한 기본기를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는 기본기 지도서, 한 달의 수련과정을 매일 세부적으로 작성해 표현해 놓은 일일 지도서, 제자들에게 내가 하고픈 말들을 모아놓은 명언집, 성장하는 제자들을 위한 사춘기 내비게이션 두드림 청소년 교육서, 지도자와 수련생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는 국기원 도우미 국기원 지도서, 제자들에게 본이 될 수 있도록 스승의 나태해진 마음을 다잡아주었던 해남 자전거 여행기 등 어렵게 시작한 한 권이 이제는 여러 권의 지도서를 가진 지도자가 되게 해 주었다.

 

줄줄이 풀어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동영상으로 볼 수 있는 동작도 책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고, 거의 모든 태권도 동작은 모두 표현할 수 있는 정도로 능력이 향상되었다.

 

처음의 두려움과는 너무 달랐고, 이제는 너무 재미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여느 업체에서 출판한 책자 부럽지 않은 마음이다. 이 자료들이 새로이 도장에 입사하는 "사범"들에게는 더욱 좋은 안내서가 되어주고, 제자들을 직접 모델로서 활용하기에 태권도장에 대한 애착심도 강해지게 된다. 더더욱 관장님이 직접 만든 지도서로 아이들에게 지도할 수 있는 느낌. 그것은 도장을 방문하는 상담자들에게는 더 큰 무기가 될 수 있었다. 지도서가 있기에 새로운 지도자가 오더라도 관장인 나와 일관된 지도방침으로 교육할 수 있다고 본다.

 

앞서 자랑하듯이 이야기하는 이유는 대한민국의 지도자들도 앞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 방향성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다. 나는 언제나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언젠가는 혼자서 도장을 이어나갈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다.

 

태권도장은 앞으로 구인난에 힘들어할 가능성이 더욱 클 것이고,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더 그럴 것이다.

 

자기 생각과 신념이 녹아있는 자신만의 지도서와 경영서가 구성되어 있다면, 초보 사범들과 제자교육을 통하여 구인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유리한 점이 많을 것이다. 태권도장을 이끌어 나가는 리더라면 교육의 방향을 이끌어줄 <태권도장의 마중물>을 찾아내어야 한다.

 

그렇다! 내가 "마중물"을 찾아내지 못했기에 시작이 안 되었을 뿐이다. 한 바가지의 물! 나의 마음을 표현해 줄 한 바가지가 필요할 뿐이다. 그것이 여러분을 성공도장의 지름길로 안내해줄 물길을 터주리라 생각해본다. 머뭇거리고 긴 고민 말고, 도전하라! 그것이 새로운 길을 안내해줄 마중물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성공은 결코 단번에 생겨나지 않는다. 실패와 도전의 경험이 쌓여갈 때 한순간에 폭발할 것이다.

 

무카스미디어는 일선 태권도장 사범과 관장의 이야기를 공유하기 위해 매주 화요일 신나무태권도장 이동찬 관장의 관장일기와 매주 목요일 이 도장 이유빈 사범의 사범일기를 약 10주간 연재 합니다. 무카스는 태권도, 무예인의 열린 사랑방 입니다. 관장과 사범의 일기를 통하여 일선 태권도장 지도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랍니다. - 편집자주.

 

[글. 이동찬 관장 | 신나무태권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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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도인

    이전의 그들처럼 또다른 무언가를 노린 기교부림인줄 알았는데,
    깊은 고뇌와 인내와 노력이 느껴집니다, 지난글에 악플을 단것이 부끄럽게 느껴집니다.
    한 배를 타고 싶군요!

    2018-05-09 17:12:32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캘리

      무도인님 멋지십니다!! 솔직히 익명으로 남긴 댓글이라 무시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데...
      부끄럽게 느껴진다고 고백하는 걸 보니 진짜 멋있는 사람인것 같습니다.
      저는 무도인님과 한 배를 타고 싶네요!

      2018-05-10 08:37:5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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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인

    정말 궁금해서 그러는데 태권도장의 성공요인중 가장 큰영향이 멀까요??
    이런저런 교육철학등등 아무리 있어봤자 좋은 자리와 인테리어에 밀리지 않나요?? 물론 사람도 중요하지만...관장님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2018-05-09 13:45:36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장형철

      제가 이동찬 관장님 밑에서 사범생활 하면서 배우고 실천했던건 한결 같은 우리만의 지도철학을 확립하고 그것이 우리만의 색깔로 표시 되고 꾸준한 교육과 관리를 해주면 처음에는 힘들지만 장기수련생이 늘어가고 들어온 아이들이 도장을 놀이로 안다니고 운동을 배우러 오게 변화시키면 쌓이게 되는것을 배웠습니다. 현실적으론 초반에는 놀이형 도장과 인테리어 및 도장 규모,지리적 요건으로 결정이 되지만 그것을 이겨내는 것이 도장의 교육 같습니다. 교육도장은 초반에는 정말 힘들어요, 휴관 퇴관도 많고 하지만 꾸준히 하면 부모님들의 절대적 믿음을 얻게 될 것이며, 아이들 또한 지도진의 대한 믿음과 존경이 다르더라고요.

      2018-05-09 14:14: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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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도인

      좋은 자리와 인테리어를 잘해놓고 적당히 홍보를 하면 신학기에 버거울 만큼의 신입생의 몰려오지만,

      재주가 좋아도 결국에는 모든 수련생과 부모의 니즈를 맞춰줄 수 없기때문에 2학기에 접어들면

      신학기에 몰려온 수련생만큼 많이 빠져나갑니다. 이게 무한 반복이되고 주변도장과의 과잉홍보로인해

      레드오션이 되는것입니다.

      다만 앞서 장형철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초반이 힘들지만 기반을 잘만들어나가면 나중에 탄탄한 도장이 되어

      비록 신학기에 몰려오는 수련생은 없지만, 우루루 몰려다니는 치맛바람이 아닌 진정한 태권도 교육을 원하는

      부모님 한달에 한분씩 문을 두드립니다. 부모와 아이와 스승의 마인드가 통하는 것이죠.

      1학년아이를 6년을 가르치는 것이아니라 12년이상을 가르칠수 있습니다.

      도장이 아주 단단해져서, 주변에 1000명 운영했던 관장이 와서 경쟁해도 절.대. 흔들리지 않는답니다.

      2018-05-10 15:50:12 수정 삭제 신고

      0
    • 글쎄

      댓글이 다 맞는 말 이지만
      1위가 자리인것에는 예전부터, 앞으로도 계속 변함이 없습니다.

      2018-05-10 16:48:25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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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도인

      그렇쵸. 범죄 저지르지 않는 한 아파트끼고 초교물고 있으면 탑이죠.
      다만, 지역내 관원이 가장많다고 1등이 아닐수도 있습니다.
      관원이 많지 않더라도 지역내에서 인심을 얻는 편안함과 제자들에게 존경받고
      아이들 표정엔 진지함과 이마엔 노력의 땀이 흐르는 도장에 리더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2018-05-10 17:07:15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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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

      과연 태권도장이 변할까요?? 절대 변하지 않습니다!! 장형철님께서 말씀하신 교육도장 초반에 힘듬을 과연 대부분 관장들이 이겨낼수있을까요??다들 대출받아 하는 도장일텐데...예를들어 교육목적으로 갔다가 처음 인수한 인원에 반타작 된다면요??현실적으로 대부분 힘들듯합니다. 관원 1~2명 떨어지는거에 가슴졸이며 어쩔수 없이 놀이식으로 가게 됩니다...제 생각엔 학부모들이 변하지 않는한 절대 도장교육 변하지 않습니다. 그럼 어떤분은 학부모들의 인식을 바꾸라고 합니다. 말이야 쉽지...그게 보편적으로 가능할까요??어쩌다 몇개의 도장뿐이며 대부분은 안할겁니다. 바꿀수 있는 방법은 국기원 심사를 엄청 어렵게 보는 방법외엔 없을듯합니다. 정말 어느 정도의 수준아닌이상은 전부 불합격시키며 예를 들어 현재 60점이상 합격의 99%합격률을 80~90점이상에 합격률 50%만 되도 변할겁니다.

      2018-05-14 16:51:42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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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도인

      과연될까?라는 생각이 없어져야 합니다.
      위의 일기가 증명하지 않습니까?
      저도 운영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지만, 교육도장이 과연될까?라는 의심은 조금도하지 않았습니다.
      80%의 확신과 10%의 자신감과 10%의 노력으로 이루어냈습니다.
      학부모의 인식이요? 내 교육의 확신을 가지면, 인식 바뀝니다. 완전히 바뀝니다. 팬이되고,
      초.중.고 처럼 꼭 거쳐가야하는 태권도장으로 인식이 될 수 있습니다.
      유행은 돌고돌고, 타이밍을 잘잡는사람이 성공합니다.
      부끄럽지만, 교육도장의 시작은 진심이 아니었고, 남들이 가지 않는 방향을 파고 들었을 뿐입니다.
      이제는 주민들이 놀이도장을 비난하는 풍토가 생기고 있습니다.

      2018-05-21 18:45:29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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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장

      무도인님 참 대단하시네요~그런 마음을 갖기가 쉽지 않은데...대부분 관장님들이 대출로 체육관을 시작하다보니 당장의 이익에 안절부절 하기 마련인데...모든 태권도장이 유아체육, 유아태권도같은 유아들만 배운다는 인식의 운동이 아닌 정말 태권도 다운 태권도를 가르칠수 있는 곳으로 변했으면 좋겠네요~

      2018-05-24 13:53:46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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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도인

      사범생활하며 모은 3천만원으로 30명되는 놀이도장을 인수하여 한 달만에 모든 관원이 퇴관하였고, 2년간 적자가 발생해 도장에서 먹고 자고 했습니다. 2년간 발생한 '빚'이 4천만원이 되었고, 그 '빚'은 아버지의 집담보로 받은 "빛"이었으며, 아버지는 망설임 없이 빌려주셨지만, 저는 마음 고생 많이 했습니다. 지금은 모든 '빚' 청산하고 작지만 아파트도 장만하였고, 매달 꼬박 꼬박 아버지 용돈 드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오래 걸리진 않았습니다.

      2018-05-24 16:51:27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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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상우

    정말 와닿는 말씀 감사합니다.

    2018-05-09 12:23:51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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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지한김사범

    함께 만들어 가는 가치를 위한 좋은 글 ~^^

    2018-05-09 11:54:51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JBTTKD

    일선 태권도장이 마중물이 되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

    2018-05-09 10:14:17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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