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인교돈 결국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 첫 정상… 도쿄행 불붙나?


  

네 번째 도전만에 첫 우승, 림프암 극복한 무적의 사나이

그랑프리 첫 정상에 올라 금메달을 입에 문 인교돈(한국가스공사)

경기 종료 직전까지 집중해 극적인 역전을 자주 연출하는 인교돈이 끝내 태권도 월드클래스들이 맞붙는 ‘그랑프리 시리즈’ 첫 정상에 올랐다. 이를 계기로 3년 앞으로 다가온 2020 도쿄 올림픽에 취약한 한국 남자 중량급에 강력한 주자로 나서게 됐다.

 

인교돈(한국가스공사, 25)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쿠퍼박스아레나에서 열린 ‘2017 월드태권도그랑프리 3차전’에서 최근 타이베이 유니버시아드에서 우승을 차지한 러시아의 라파일 아이우카예프(AIUKAEV Rafai, l21)를 15대8로 꺾고 생애 첫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모스크바 1차전에서 결승에서 아쉽게 금메달을 놓친 인교돈은 이번에는 붙잡았다. 1회전 초반 몸통과 머리 공격으로 5대0 승기를 잡은 후 3회전까지 기세를 이어가 15대8로 완승을 거뒀다. 그랑프리 도전 세 번째 만에 정상에 올랐다.

 

앞서 준결승에서는 값진 승리를 챙겼다. 지난 ‘2016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자인 이란의 사자드 마르다니(Sajjad Mardani)를 상대로 연장접전 끝에 우세승을 거뒀다. 3회전까지 5대5로 평행선을 달려 연장전에서 승부를 내려 했으나 역시나 무승부. 사자드가 감점을 하나 받아 가까스로 이겼다.

 

암(癌)을 이겨낸 무적의 사나이 인교돈, 이제부터 시작

인교돈이 결승에서 주특기 뒤차기로 상대를 제압하고 있다.

인교돈을 떠올리면 ‘인간승리’, ‘무적의 파이터’가 생각난다.

 

그도 그럴 것이 태권도 선수로서 최전성기를 누려할 때 림프암에 걸려 선수생명뿐만 아니라 생명까지 위태로웠다. 주위 우려와 달리 항암치료를 받고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곧 경기장으로 복귀해 전성기 실력을 발휘했다. 지난 4년간 국내대회에서 무패의 실력을 자랑했다.

 

그랬던 인교돈이 ‘국내파’에서 ‘국제파’로 거듭났다. 차근차근 정상을 향해 안정적으로 오르고 있어 2020 도쿄 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6월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딴 후 세계태권도연맹 랭킹 점수를 쌓아 드디어 그랑프리 초청을 받게 됐다. 첫 그랑프리 시리즈에 초청된 모스크바 1차전에서는 은메달, 모로코 2차전에서는 동메달을 땄다. 금메달을 빼고는 모든 메달을 땄다.

 

마침내 올해 네 번째 도전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인교돈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인교돈 #태권도 #국가대표 #런던 #월드그랑프리 #드디어 #1위 #금메달 #할 수 있다 #간절함 #전지훈련 #후 #시합 #긴여정을마치고 #한국으로”라고 짤막한 키워드로 소감을 전했다.

 

굴곡의 시간을 보낸 만큼이나 ‘#드디어’와 ‘#할 수 있다’, ‘#간절함’이 눈에 띈다. 한솥밥을 먹고 지난해 은퇴한 차동민(아일랜드대표팀 코치)의 공백을 이어 한국의 차세대 중량급 간판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

 

대회 첫날 인교돈과 함께 출전한 2017 타이베이 유니버시아드 우승자 여자 -67kg김잔디(용인대)는 8강에서 미국의 페이지 엠시 페르손(Paige MC Pherson)과 접전을 벌였으나 13:10으로 패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컨디션 조절과 전국체전 출전을 위해 결장한 -68kg의 왕좌 이대훈의 빈자리를 기회로 나선 김석배(삼성에스원)는 16강에서 리우올림픽과 지난 무주 세계선수권에서 잇달아 우승한 중국 자오 슈아이(Shuai Zhao)를 21:17로 이기고 8강에 올랐지만 러시아의 알렉세이 데니센코(Alexey Denisenko)에게 18:20으로 석패해 아쉽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런던 그랑프리 3차전에서 이아름(홍, 고양시청)이 올림픽 2연패의
숙명의 라이벌 제이드 존스(청, 영국)와 결승에서 맞붙어 접전을 펼치고 있다.

이틀째 경기에서는 2017 무주 세계선수권 여자 MVP로 최근 상승세를 달리는 이아름(고양시청)이 결승에서 숙명의 라이벌 영국의 제이드 존스와 맞붙었다. 지난 한국 홈에서는 이아름이 이겼지만, 이번 제이드의 홈에서는 승리를 내줬다.

 

준결승에서 폴란드의 패트리차 아담키네위츠를 29대11로 여유 있게 누르고 결승에 올랐다. 숨을 고르고 강력한 라이벌과 통산 세 번째 대결을 가졌다. 강한 상대에 더해 홈팀의 일방적인 응원까지 더해져 14대31로 졌다.

 

이어 지난 모스크바 1차전에서 첫 그랑프리 동메달을 획득한 이다빈(한국체대)은 이번 3차전에서는 폴란드의 알렉산드라 코왈축(Aleksandra Kowalczuk)과 2회전까지 팽팽하게 맞서다 3회전에서 승기를 빼앗겨 11대20으로 패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 체급 절대강자로 거듭난 비앙카 웍던은 이단비는 이기고 결승에 오른 코왈축을 20대7로 크게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비앙카는 2016 바쿠 그랑프리 파이널을 시작으로 2017 무주 세계선수권, 모스크바 1차전, 모로코 2차전에 이어 메이저대회 4연속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이어갔다.

 

한편, 세계태권도연맹은 이번 런던에서 열린 집행위원회 회의와 세계장애인선수권, 그랑프리 3차전 대회가 열리는 도중 지달 초 타계한 김운용 세계태권도연맹 창설총재에 대한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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