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좋게 ‘유니버시아드’ 대표된 맏언니 안새봄… 기분 좋은 금메달!


  

10년째 기대주로 뛰는 비운(悲運), 이제 운 더해 2020 도쿄까지!
빠른 년생-대학원 졸업 지연 덕에 대표선발전 출전, 이다빈이 이모라불러
 

20대 초반 대학생이 주축이 돼 열전을 펼치는 ‘2017 타이베이 하계 유니버시아드태권도 경기가 막을 내렸다.


한국은 품새에서 기대 이상, 겨루기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여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경기를 펼쳤다. 그 중에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 대학생으로 보기에는 나이가 꽤 많은 올해 스물여덟 살인 안새봄 선수(춘천시청)가 그 주인공이다. 저조한 성적을 낸 태권도 겨루기에서 맏언니 안새봄이 금메달로 자존심을 지켰다.

 

안새봄(춘천시청, 28)이 2017 타이베이 유니버시아드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사진제공=태권도신문]

늘 한국 중량급을 대표하는 안새봄이지만, 세계무대에서 금메달은 오랜만이다. 지난 6월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에서 우승을 기대했지만, 아쉽게 준결승에서 영국의 강호 비앙카 웍던에게 져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상심은 잠시. 곧 다음을 준비했다. G2 등급은 낮지만, 국가대항전으로 치러지는 종합대회인 유니버시아드대회 출전을 앞뒀기 때문이다. 사실 안새봄이 하계 유니버시아드에 뛴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

 

올해 나이 스물여덟 살. 동기들은 서른을 4개월 앞둔 스물아홉 살이다. 90213일생. 빠른 년생이다. 학교를 동기들보다 한 해 빨리 간 덕에 이번 하계유니버시아드 출전 나이제한에 턱걸이 했다. 게다가 대학원(용인대 교육대학원)을 운동하느라 한 학기 이상 논문이 늦어지면서 올해 2월에 졸업했다.

 

여러 상황에 운이 좋았다. 태권도 현역 선수 중에서도 노장에 속하는 안새봄이 대학생이 주축인 대표팀에 합류하기도 민망했다. 이번에 함께 금메달을 딴 이다빈(한체대)이모라고 부를 정도. 게다가 대표팀 지도를 맡은 강보현 코치(한국체대)2년 후배다.

 

솔직히 이 나이게 유니버시아드대회 출전할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일찍 태어나 학교를 빨리 간 거랑 운동하다 보니 대학원도 좀 늦게 간데다 졸업도 딜레이 된 게 오히려 운이 되었다. 처음 어린 친구들하고 같이 대표로 갈 때는 민망했다. 후배가 코치고, 다빈이가 이모라 불렀으니, 말 다한 거 아닌가(웃음)”

 

2009 세르비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첫판 패배, 아쉬움 털어!

 

안새봄이 준결승에서 멕시코의 브리세이다 아코스타 발레레조를 상대로 공격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태권도신문] 


민망함은 잠시. 대회에 들어선 안새봄은 진지했다. 발은 더욱 매서웠다.

 

지난 달 24일 대만 타오위안 아레나에서 열린 ‘2017 타이베이 하계 유니버시아드태권도 다섯째 날 안새봄은 여자 73kg 이상급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국제대회 우승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이후 오랜 만이다. 세계대회는 언제인지 모를 정도. 폴란드의 알렉산드라 코왈크주크와 3회전까지 88 접전을 펼친 끝에 연장전 몸통 돌려차기를 성공시켰다.

 

문득, 2009 세르비아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때가 생각났다. 첫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출전했던 안새봄은 첫 경기에서 졌다. 앞날 저녁 선수촌 코리아빌리지에 불이 났다. 잠을 자지도 못하고, 이곳저곳 방을 옮기느라 컨디션조절에 실패했다. 함께 대회가 있던 선수들도 모두 경기를 망쳤다.

 

8년 만에 꿈에도 생각 못한 유니버시아드대회 출전과 금메달은 아주 효능 좋은 비타민을 먹은 기분이다.

 

너무나 오랜만에 우승이다 보니 좋다. 그냥 좋다. 지난 무주에서 솔직히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실패해서 많이 아쉬웠는데 모두 잊게 할 만한 기분 좋은 금메달이다. 18일 날 그랑프리 2차전을 위해 모로코로 떠난다. 좋은 기운 가져가 꼭 연승을 해보고 싶다

 

안새봄은 스스로 “10년째 기대주, 유망주라는 수식어가 있다. 기분이 썩 좋지 않다. 1~2년째 때는 듣기 좋은 말이다. 그러나 한 회를 거듭하면서는 웃지 못 할 듣기 부담스러운 말이 되었다. 요즘에는 자신을 소개할 때 “10년째 기대주 안새봄이라고 셀프 디스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도 그럴 것이 10년 전 강화여고에 재학 중이던 안새봄은 당시 초특급 고교선수였다. 모든 대학은 물론 실업팀까지 안새봄을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2008 베이징올림픽 대표를 자신하면서 삼성에스원이 스카우트했다. 그러나 그 기회를 잡지 못했고, 2012년에도 2016년에도 부상과 슬럼프로 올림픽은 먼발치에서 볼 수밖에 없었다.


안새봄이 결승전에서 골드포인트 승리를 거둔후 2년 후배인 강보현 코치와 부둥켜 안고 자축하고 있다. [사진제공=태권도신문]

 

이제 목표는 '2020 도쿄'~!

안새봄에게 목표는 2020 도쿄 올림픽이다.

 

크게는 2020 도쿄 올림픽에 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3년이나 남았기에 당장 눈앞에 펼쳐진 여러 대회에서 집중하는 것이다. 모코로, 영국 그랑프리에서 좋은 성적을 내서 그랑프리 파이널에 꼭 초청받고 싶다. 이번에 좋은 기운을 가지고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

 

2011 경주 세계선수권과 2012 런던 올림픽 파견 세계예선전에서 연이어 은메달을 딴 안새봄. 금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자신이 기억하는 최고 전성기가 이때이다. 그러나 몸은 그때보다 요즘이 쳐지지만, 마음은 요즘이 더 전성기다.

 

요즘은 훈련도 더 재미있고, 의욕도 더 생긴다. 코치님들과 동료 선수들과도 기량 향상을 위해 예전과 다르게 소통도 잘 되다 보니 마음도 편하다. 이런 좋은 기분이 이어지고, 부상도 없다면, 나도 꿈에 그리던 올림픽에 갈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2의 전성기를 맞은 안새봄은 지금 롤러코스터를 타고 상승 구간을 가는 중이다.


그 결과가 기대된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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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ㄷㄹ

    10년간 기대주... 이제는 꽃길만 걷길

    2017-09-05 09:28:39 신고

    답글 0
  • 으히

    안새봄 화이팅!!

    2017-09-05 09:27:00 신고

    답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