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실업태권도연맹, 일리있는 실험이 반가운 까닭
발행일자 : 2015-09-02 14:38:56
<무카스-태권도신문 연합 = 양택진 기자>
발바닥 점수는 1점, 앞돌려차기 발등 점수는 2점으로 차등
스텝 살리고, 전술적 다양성 꾀할 가능성 타진
한국실업태권도연맹이 발바닥 센서를 둘러싼 논쟁에 돌파구를 찾고 더 재밌는 태권도경기를 위한 실험에 나섰다.
핵심은 발바닥 점수와 발등 점수의 차등점수제.
실업연맹의 이번 실험이 성공적으로 평가받는다면 전자호구 도입 이후 숙제로 남은 ‘태권도다운 태권도, 재미있는 태권도’ 설계에 의미있는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실업연맹의 실험이 도입된 것은 지난 28일 강원도 영월 스포츠파크서 막을 올린 2015 한국실업최강전 전국태권도대회.
실험의 골자는 PSS 시스템하에서 밀어차기 발바닥 점수는 기존 1점 그대로 표출하고, 발등으로 차는 몸통 앞돌려차기에 대해 테크니컬 포인트 1점을 추가해 2점으로 차등시키는 것이다.
핵심은 단순한 차등점수제가 아니다. 도입의 배경 역시 그렇다.
실업연맹 박계희 전무이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발바닥 센서로 인해 많은 말들이 있었다. 그러나 발바닥 센서를 떼자는 것에 반대가 많은 상황에서 이는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다. 그래서 발바닥 센서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재밌는 태권도 경기, 태권도다운 태권도경기를 모색하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밀어차기에 의한 발바닥 점수를 감안하더라도 몸통 앞돌려차기가 성공한다면 득점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뒤로 빠지거나 같이 발을 거는 형태의 경기가 줄어들고 스텝을 살린 앞돌려차기가 다시 전면에 등장할 요인이 크다.
또한 전자호구의 장점과 스텝 그리고, 전술적 다양성의 콜라보레이션도 기대된다.
실제 전자호구 상황에서는 상대적으로 발을 많이 차는 선수가 득점을 뽑을 가능성이 커지는 장점이 있다. 즉 발을 많이 차는 선수가 이길 가능성이 높고, 끊임없이 공격할 수 있는 강한 체력의 뒷받침이 요구된다.
일반호구 시절의 경기가 좋았다는 낭만파적 생각은 한 회전에 한 두 번의 발로만 승부를 봤던 일반호구 끝무렵의 단점을 간과하고 있다.
따라서 발바닥 점수로 인한 단조로운 경기 패턴을 발바닥과 발등을 분리하는 차등점수제로 보완해 스텝의 화려함과 전술적 다양성을 전자호구의 장점에 결합키신다면 보다 흥미로운 경기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실제 대회 이틀째 여자부 개인전서 단신의 선수가 빠른 발재간으로 몸통 앞돌려차기를 성공시키며 역전에 성공하고, 또 다른 경기서는 상대의 밀어차기에 주춤하지 않으며 앞돌려차기로 응수하면서 득점이 표출되기 시작하자 점차 발을 드는 형태의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은 첫 도입이라 미숙한 점이 나타나기도 했다.
몸통 앞돌려차기에 대한 부심의 테크니컬 포인트 표출이 늦는 경우가 간간히 있었다.
또한, 발바닥 형태의 공격에서 순식간에 발등만 꺾어서 득점에 성공할 경우 역시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실업연맹의 이번 실험이 갖는 또 하나의 의미는 발바닥 센서 탈부착 여부를 두고 벌여온 국제적 논쟁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다는 점이다.
발바닥 공격으로 인해 경기가 재미없어지자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는 발바닥 센서를 뗄 것을 주장했고, 또 다른 국가군에서는 이를 반대했다. 전자호구 도입과 함께 달라진 경기력의 정치적 지형이 분명히 존재했다.
그러나, 전자헤드기어를 국제대회 G4 이상 대회서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고, 리우올림픽에서 사용이 우세한 상황에서 오히려 발바닥 센서도 그대로 살리면서 변화를 꾀하는 단초가 제시된 것이다.
대한태권도협회(KTA) 윤웅석 의장 역시 “지켜보니 공격적인 발이 더 많이 나온다. 앞돌려차기 시도를 더 많이 하게 된다.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생각해보면 도저히 발바닥 센서 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얘기다. 오히려 발바닥을 인정하고 앞돌려차기를 살리는 것도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아직은 첫 실험, 몸통 차등점수제 역시 아직은 발견되지 않은 문제가 숨어있을 가능성도 있다.
발바닥과 발등 점수를 구별하자는 목소리는 전에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실제 무대에 올려 그 현실성을 타진해 보는 것이다. 실업연맹의 이번 실험이 반가운 까닭이다.
[무카스-태권도신문 연합 = 양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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