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티븐 로페즈, 마지막 리우를 위한 준비 상황은?
발행일자 : 2015-05-09 07:08:03
<무카스미디어 = 정길수 수습기자>


스티븐 로페즈, 2015 세계선수권을 맞는 소감 인터뷰

왼쪽부터 스티븐 로페즈와 진 로페즈
1978년 11월 9일생. 이제 만으로 서른 여섯 살이 되는 태권도 선수가 있다. 태권도 선수로서는 노장이다. 세계태권도선수권 5회 우승, 올림픽 3회 메달리스트라는 업적을 이루고도 아직도 목표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태권도 선수. 바로 그는 미국 '스티븐 로페즈'다.
태권도 선수로서 그의 면면은 화려하다. 2000년, 2004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며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따 종합 3회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또한 2001년부터 2009년까지 격년제로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5회 연속 우승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세계태권도선수권 대회 역사에 최초 기록되는 업적이기도 하다.
스티븐 로페즈는 ‘로페즈 가문’이라는 수식어로도 유명하다. 그의 가족들이 모두 태권도 미국 대표선수로 활동하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여동생인 다이애나와 남동생인 마크가 있는데 이 둘 모두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로 활동한다. 또한 그의 형인 진은 현재 국가대표 코치이다.
‘로페즈 가문’은 올림픽 역사에 또 다른 획을 그은 주인공들이기도 하다. 2008년도 베이징 올림픽에 스티븐과 다이애나 그리고 마크가 동시에 미국 국가대표로 뽑혔었는데 이는 1904년 이후 처음으로 3명의 가족이 동시에같은 올림픽 팀에 승선한 최초의 경우이기 때문이었다.
2005년 4월 13일부터 17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제17회 세계태권도선수권에서는 세 명의 로페즈 가문 구성원이 모두 각자의 체급에서 금메달을 따는 상상 그 이상의 쾌거를 이뤄내기도 했다. 이때도 역시 스티븐의 형인 진은 코치로 세계선수권에 참가했었다.
이렇게 세계 태권도 역사에 미국을 대표해 어마어마한 업적을 이루고 또한 아직까지 그 살아있는 역사를 써 나가는 스티븐 로페즈와 그의 가족들.
1994년 -50kg급 월드컵 경기를 시작으로 만 20년의 세월동안 그 역사를 써가고 있는 스티븐 로페즈는 로페즈 가문 중에서도 단연 그 대표 격 인물이다. 그러나 2011년도부터는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며 지속적인 은퇴 압박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
외신과의 한 인터뷰에서 그는 이에 대해 “내 자신이 끝났다고 생각하기 전까지는 끝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끊임없는 태권도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보여준 바 있다.
나흘 앞으로 다가온 2015 러시아 첼랴빈스크 세계태권도선수권을 앞두고 그의 근황 그리고 2016 리우올림픽을 1년 앞둔 상황에서 그가 앞으로 밟아 나갈 향후 행보와 계획에 대해 궁금했다.
그리고 <무카스>는 그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 궁금증에 대한 스티븐 로페즈 자신의 생각을 들어봤다.
- 이하 그와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Q1. (기자) 첼랴빈스크 세계선수권이 코 앞 으로 다가왔다. 내년 리우 올림픽을 앞둔 가장 큰 태권도 대회 중 하나인데 이 대회를 준비하는 소감과 대회 성적에 얼마나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A1. (스티븐 로페즈) 내년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러시아에서 열리는 이번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수 있게 된 데 매우 긴장되고 흥분된다. 세계랭킹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며 이를 통해 현재 내가 어느 수준인 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내 스스로 현재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며 이번 대회에서의 1등도 이런 자신감이라면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한다.
Q2. (기자) 이번 대회에 다이애나와 마크를 비롯한 모든 로페즈 가문이 출전하는가?
A2. (스티븐 로페즈) 아니다. 이번 세계선수권에는 나 혼자 대표로 출전하게 됐다. 그러나 형인 진(Jean)은 역시나 코치로서 대회에 참가하게 될 것이다.
Q3. (기자) 얼마 전 외신에서 인터뷰하는 걸 봤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의 국제경기에 있어서 스티븐 로페즈가 금메달을 따는 것을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예전과는 달리 전자호구 시스템과 같은 새로운 기술이 경기에 도입됐고 이에 적응하며 자란 신세대 선수들이 점점 치고 올라오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3. (스티븐 로페즈) 태권도는 내가 처음 태권도를 접할 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발전과 변화를 겪었다. 아직까지는 여러 기술적인 발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경기의 공정성의 완벽을 기하기 위해서이다. 또한 가장 완벽한 경기력을 보장받기 위해서 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규칙은 그대로이며 이러한 기술들이 어찌 됐건 모든 선수들이 이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챔피언은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고 자기 걸로 만든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4. (기자) -80kg급에서 누가 가장 위협적인 선수라고 생각하는가? 있다면 왜인가. 만약 그 상대와 선수권에서 붙게 된다면 특별한 작전이나 전략이 있는가?
A4. (스티븐 로페즈) 내 생각에 특히나 현재 태권도 상황에서 어떤 선수가 더 잘하고 못하는 지 판단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생각한다. 물론 더 승률이 더 좋은 선수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러나 특정하게 가장 잘한다고 말할 수 있는 선수 한 명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모든 경쟁자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그들과의 경기를 소화하려 하고 있다. 가장 까다로운 상대라면 아무래도 나 자신이라고 생각한다. 내 자신을 이기지 못하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없고 최상의 경기력이 아니라면 상대가 누구든 지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가 맡은 임무에 충실하고 제대로 된 경기력만 펼친다면 상대가 누구든 이기는데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Q5. (기자) 아론 쿡과 경쟁을 펼쳐 명승부를 낸 적이 몇 번 있다. 그동안 아론 쿡은 영국을 벗어나 맨섬 그리고 현재 몰도바까지 국가를 옮겨 다니고 아마 이번 대회에도 참가할 예정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 같은 동료이자 경쟁자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A5. (스티븐 로페즈) 글쎄, 아론 쿡의 몰도바 귀화관련 자세한 사항은 모른다. 그런데 만약 아론 쿡이 어떤 국가로부터 적절한 재정적 지원을 받고 선수로서 적당한 대우를 받는다면 이 기회가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엔 태권도는 이미 프로페셔널한 스포츠가 됐다고 생각하고 또한 더 프로페셔널화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프로 축구 선수가 다른 클럽 팀으로 이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 생각엔 태권도도 이처럼 프로페셔널 스포츠가 되고 있다고 여긴다. 따라서 다른 나라를 위해 경기를 뛰거나 다른 나라를 위한 코치가 되는 것도 이런 측면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Q6. (기자) 2016 리우 올림픽을 끝낸 이후 계획이나 목표로 세운 것들이 있다면?
A6. (스티븐 로페즈) 글쎄, 잘 모르겠다. 그동안은 그저 인생 안에서 한 발짝 더 나가기 위해 그때그때 최선을 다했을 뿐이었다. 마찬가지로 2016년 리우올림픽 이후의 계획보다는 그때까지 국가대표로 뛸 수 있을 체력과 정신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질문에 답변을 해야한다면 아마 다른나라나 미국팀의 코치로 활동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혹은 많은 태권도장을 열어 태권도 수련생들을 가르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헐리웃에서 영화배우를 하고 있을지도… 내가 무엇을 할 지 나를 포함한 그 누가 알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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