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GP] 한국 이인종 銅… 중량급 세대교체 불가피
발행일자 : 2014-10-25 05:00:57
<무카스미디어 = 맨체스터 | 한혜진 기자>
월드챔피언 조철호, 올림픽챔피언 차동민-황경선 모두 예선탈락
한국 태권도가 그랑프리 3차전 첫 날 경기에서 대표팀 맏언니 이인종만이 유일하게 동메달 하나 얻는데 그쳤다. 세계 최정상에 선 선수들이지만 맥없이 무너졌다. 세대교체만이 중량급 재도약을 기대하게 했다.
24일(현지시각) 영국 맨체스터 센트럴콤플렉스에서 막을 올린 ‘2014 세계태권도그랑프리 3차전’ 첫째 날 경기에서 한국은 올림픽 2연패에 빛나는 여자 -67kg급 황경선(고양시청), 3회 연속 세계선수권 은메달 이인종(서울시청), 올림픽챔피언 +80kg급 차동민(한국가스공사), 월드챔피언 조철호(삼성에스원)가 출전했다.
경력만 놓고 보면 최소 금메달 2개 이상 획득을 기대할 만한 쟁쟁한 선수들이다. 그러나 결과는 동메달 하나가 전부. 신장 열세와 위기관리 부재, 승부욕 부족 등 다소 실망스러운 경기내용으로 메달 권에 오르지 못하고 예선에서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조철호(31위)는 첫 경기에서 이탈리아 바실레 레오나르도를 맞아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했다. 10대8로 가까스로 이기나 싶었지만, 경기 종료 3초를 남기고 뒤후려차기를 허용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2008 베이징, 2012 런던 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한 황경선(11위)은 첫 경기에서 캐나다의 팡노타 메리사를 15대3으로 압도적으로 제압하며 정상탈환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16강에서 아제르바이잔 아지조바 파리다(9위)를 상대로 연장전까지 접전을 펼쳤으나 몸통 득점을 빼앗기며 패했다.
이로써 황경선은 12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파이널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다. 오는 2016 리우 올림픽에 출전권을 얻고, 올림픽 3연패의 대위업 달성을 위해서는 내년 국가대표에 선발되고, 2015 세계선수권 입상을 해야 하지만, 최근 보여준 경기력으로는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차동민(2위)은 지난 아스타나 2차전에서 패배를 안긴 우즈베키스탄 쇼킨 드미트리(25)를 8대4로 제압하고 기분 좋게 8강에 올랐다. 그러나 올림픽랭킹 34위인 벨라루스 실라 아르만 마르샬을 맞아 고전하다 5대13으로 패해 메달 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유일하게 동메달을 획득한 여자 +67kg 이인종은 8강에서 프랑스 간판 에팡 글라디스를 연장접전 끝에 누르고 준결승에 올랐다. 준결승에서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1위)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세르비아 밀리차 만디치(1위)를 상대로 선전했으나 연장전에서 몸통득점을 먼저 내줘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차전에 이어 노골드가 계속 이어졌다. 대표팀은 곧바로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경량급 금메달 도전에 준비에 돌입했다. 그러면서도 중량급 부진을 씻고 신인을 발굴해 육성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김철오 전무이사 직무대행 주재로 코칭스태프와 현장 미팅을 하기도 했다.
한국 태권도는 이날뿐만 아니라 최근 여러 세계무대에서 중량급의 정상 탈환의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에 상대국가 선수들은 더욱 신장과 체격이 좋아지고, 실력이 향상되고 있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 태권도가 중량급에서 경쟁력을 얻기 위해서는 세대교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 직면했다. 전문가들 역시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중량급 대표팀과 상위랭킹의 주축이 한 때 세계무대를 호령했지만 발 날의 날카로움이 예전보다 많이 무뎌졌다는 평가다. 즉, 신체조건이 좋고 실력까지 겸비한 젊고 어린 선수를 발굴해 육성하는 게 시급해 보인다.
한국은 대회 이틀째인 25일 남자 -80kg급 김유진(한국가스공사, 43위), -58kg급 차태문(한국가스공사, 5위), 김태훈(동아대, 1위), 여자 -49kg급 김소희(한국체대, 4위), 김재아(삼성에스원, 26위)가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무카스미디어 = 영국 맨체스터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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