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여왕’ 강수지 대회 MVP… 예술적으로 태권도 표현

  

4연패 달성과 동시에 은퇴, 내년 2월 전후 미국으로 유학


강수지가 우승 직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왜 ‘품새영왕’이라는 수식어가 붙여졌는지를 품새로 표현했다. 태권도 공인 품새를 그야말로 예술적으로 표현해 전 관중들의 탄성을 쏟아졌다. 세계선수권 4연패와 이번대푀 MVP로 선정된 강수지가 그 주인공이다.

강수지(한국체대, 4학년)는 3일 인도네시아 발리 웨스틴리조트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8회 WTF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여자 29세 이하부에서 최고점을 받으며 4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선 무대는 강수지의 독무대였다. 모든 관중이 강수지의 동작 하나하나에 눈을 떼지 못했다. 특히 하늘높이 찬 앞차기와 옆차기가 나올 때면 동시에 “와~” “오~” 감탄사가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두 번째 품새를 마치고 점수판을 지켜본 것 자체가 무의미 했다. 누가 보더라도 확실한 우승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신중하게 최종 점수를 확인했다. 최고점이 나오자 강수지는 환호하더니, 준비한 4연패 세리모니를 선보여 관중들로 하여금 큰 박수를 받았다.

대회 첫날 현지 취재단과 인터뷰에서 강수지는 대회 4연패 달성하면 준비한 세리모니를 할 것이라고 귀뜸을 해 준 바 있다.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었을 때에는 “우승하면 보세요”라고 말하지 않았다.

우승 직후 강수지는 “긴장을 안 할 줄 알았는데 떨려서 혼났다. 끝나고 나서 특별히 다른 생각이 나지 않았다. 세리모니는 내 장점을 조합해서 했다. 결선 전에 부모님이 잘 하라고 격려해 주었다. 그냥 기쁘고 좋다”고 소감을 말했다.


평소 훈련 전에 하던 스트레칭으로 은퇴 세리모니로 준비했다.


은퇴 여부와 관련해서는 “예정대로 할 것이다. 편히 쉬고 싶다”면서도 프리스타일 출전 제의가 들어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생각을 해보겠지만, 한국에 막강한 실력자들이 많아서 출전해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는 아버지이자 스승인 강재진 관장과 어머니 윤정미 씨가 딸의 마지막 무대를 지켜보았다. 우승을 하고 돌아오자 따뜻하게 안아줬다. 강재진 관장은 “수고했다”며 아주 짧지만 많은 의미가 담긴 축하인사를 건네며 격려했다.

강재진 관장은 “첫째 본인의 노력으로 이룬 성과다. 나는 수지가 최선을 다해 실력을 펼칠 수 있도록 버팀목 역할밖에 해줄게 없었다. 남들이 들으면 건방진 소리라고 할지 모르지만, 1등도 좋지만 태권도를 더욱 알릴 수 있도록 더 높이(앞차기, 옆차기) 기량을 펼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품새선수로 승승장구하는 딸의 은퇴와 관련해서는 “한국에 수지만큼 기량이 훌륭한 선수들이 많다. 누구보다 대학 4년 동안 최고의 선수생활을 보냈다. 그만했으면 충분하다. 이제는 나이에 걸맞게 공부를 하는게 중요해 보인다. 몇 년 전부터 준비했다. 다음에 더 큰 기여를 태권도에 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적기다”고 이야기 했다.

한국품새대표선수단 박윤국 단장은 “강수지 선수가 실력이 대단하다고 말은 들었는데 실제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마디로 태권도 예술의 극치다. 우리의 경쟁팀 선수들과 전 관중이 모두 탄복하지 않았느냐. 태권도계에 김연아로 키워야 하는데 은퇴를 한다고 하니 아쉽다”고 칭찬했다.

[무카스미디어 = 발리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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