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원하는 지도자… 올림픽 대표팀 합류될까?

  

[한혜진의 태권도 산책] 코칭스태프 선정, 선수 의중을 존중해야


2012 런던 올림픽 태권도경기에 출전할 국가대표 4인이 모두 확정됐다.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경쟁을 치렀다. 이제 남은 것은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훈련 돌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 지도자 선발이 이뤄져야 한다.

첫 올림픽 무대인 2000 시드니 올림픽을 제외한 2004 아테네와 2008 베이징 올림픽은 대표를 배출한 소속팀 지도자가 선발됐다. 이번도 역시 그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림픽 대표팀 코치는 많아야 3명. 이미 올림픽 베테랑 김세혁 총감독이 내정됐기 때문에 2명이 추가될 전망이다.

지난 12일 올림픽 대표팀 최종 평가전이 끝난 후 김세혁 총감독은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누가 될지도 모르겠다”라면서 “대표팀 코치는 대한태권도협회에서 최종 임명할 것이다”고 밝히며 자신의 견해는 피력하지 않았다.

2012 런던 올림픽을 뛰는 국가대표 선수 소속팀은 용인대(남 -58kg 이대훈), 한국가스공사(남 +80kg, 차동민), 고양시청(여 -67kg, 황경선), 삼성에스원(여 +67kg, 이인종) 등 모두 네 팀이다. 관례상 이들 팀 중 2명의 지도자가 선발된다. 겉으로 표현하지 않지만, 서로 올림픽 대표 코치에 발탁되기 위해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태권도 간판이자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황경선이 올림픽 대표팀 코치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현 소속팀 지도자가 아닌 고교시절 자신을 키운 박정우 코치를 추천했다. 지도자 선정을 앞둔 매우 민감한 시점인지라 적지 않은 파문이 예상된다.

런던올림픽 파견 3차평가전에 이인종 선수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박정우 코치


그러나 박정우 코치가 올림픽 대표팀 지도자가 안 되리라는 법도 없다. 이번 올림픽대표팀에 선발된 4명의 선수 중 황경선, 차동민, 이인종이 모두 박정우 코치가 키운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이미 검증된 지도력에다 선수들의 장․단점 파악은 물론 자연스러운 소통과 교감능력이 강점이다.

서울체고와 한국체대 동기 동창으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건 황경선과 차동민은 자신들의 태권도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스승으로 박정우 코치를 꼽았다. 기술적인 지도 이외에도 졸업 후 지속적인 교감을 하면서 힘들 때마다 큰 버팀목이 되어줬기 때문이다.

천신만고 끝에 지난 12일 대표팀에 합류한 이인종 역시 박정우 코치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팀 소속팀 선수들과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 마지막 3차 평가전 세컨을 현 소속팀 지도자가 아닌, 고교시절 자신을 지도한 박정우 코치를 세컨으로 선택했다.


이대훈은 자산의 고교시절 스승인 전문희 감독과 호흡을 맞추며 런던행을 확정 지었다.


떠오르는 샛별로 이번 런던행 막차에 합류한 막내 이대훈 역시도 말은 하지 않지만, 고교시절 자신을 지도한 전문희 감독을 절대적으로 신뢰한다. 이대훈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지도자 역시 전문희 감독이다. 이번 최종 평가전에서 석승우에게 패한 후 위기에 놓인 이대훈을 전문희 감독이 구했다. 지난 바쿠 올림픽 세계예선대회에서도 동행해 장외 세컨으로 큰 역할을 했다.

그간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 각종 국제대회 코칭스태프는 KTA가 선택했다. 이로 말리암은 여러 문제점도 많았다. 지도자 간에 불협화음으로 중요한 대회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선수들이 지도자의 눈치를 봐야 하는 촌극도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단 적인 예로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은 경기 중 세컨석 보다 장외 세컨에 의존도가 매우 높다. 휴식 시간에도 세컨 주문에 귀를 기울이기 보다는 장외에 믿을 수 있는 코치의 지시에 눈과 귀를 집중한다. 이러한 볼썽사나운 광경 때문에 선수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지도자가 대표팀 코치에 선임돼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선수에게 세컨은 매우 중요하다. 선수가 보지 못한 기술적인 전략을 배후에서 조언해주기 때문이다. 때로는 심리적인 안정감의 결정체가 이 세컨의 역할이기도 하다. 따라서 지도자는 선수의 기술적인 장단점은 물론 상황에 따른 심리적인 요소까지 꿰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이번 런던 올림픽은 박정우 코치 이외에도 선수들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가 코칭스태프에 선정돼야 하는 문제를 KTA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 올림픽 결승에서 선수 관중석 지시를 따르는 광경은 더는 없길 바라는 이유이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올림픽 #코칭스태프 #박정우 #서울체고 #황경선 #전문희 #이대훈 #세컨

댓글 작성하기

자동글 방지를 위해 체크해주세요.
  • 품새

    무슨전문지도?
    솔직히 품새선수들 대학가서 동아리식의 운동으로 자기들이 운동 안해서 실력 떨어지는 거지
    용인대학교 와라 그럼 품새훈련단에서 선수다운 운동 할 수 있다.
    그러니 품새가 용인대한테 안되는거다.

    2012-04-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뭐 벌써

    김현일, 박종만, 함준으로 확정되었다고 나오는데 변동이 있을까요?

    2012-04-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hyuk

    박 정우를 보냅시다...
    무엇보다 선수들과 마음이 잘맞으면 그이상이 있을까요 ?
    지도자와 선수가 서로 신뢰하면 경기는 반이상 이기고 들어갑니다..
    오래전에 경기장에 잠시 있었던 멀리서 항상 한국팀 응원합니다....

    2012-04-1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경기

    품새경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학가서도 전혀 전문 품새지도를 받기가 힘들죠.
    그래서 대학가면 선수들의 실력이 떨어집니다.안타까운 현실이죠.
    좋은 선수들 받고 스카웃 했으면 그에 맞는 대우를 해주는게 태권도 발전에 큰힘이 된다고 봅니다. 교수님들이 하지 못한다면, 전문가들을 코치로 ...

    2012-04-1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올림픽

    2004 아테네 올림픽때 문대성,장지원(에스원), 송명섭(경희대), 황경선(서울체고) 이렇게 선발되었는데 코칭스탭은 에스원과 경희대 이렇게 두 분이 가신걸로 기억하는 데 그 때 서울체고 코치진은 기회가 없었으니까 이번에 졸업생 3명이나 선발되었으니 런던올림픽때는 기회가 주어져도 괜찮겠네요. 아무쪼록 코치선정이 탈없이 잘 마무리 되고 이번 대표선수들이 선전해주길 바랍니다.

    2012-04-16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