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익기의 허심탄회Ⅱ] 개정된 자유품새의 기대와 우려

  


2009 이집트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경기 장면.


태권도 품새대회 열기가 해를 거듭할수록 그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30일 경주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F) 정기총회에 경기규칙 개정 일부가 개정되었다. 개정 내용 중 특이한 점이 눈에 띄어 큰 기대감과 함께 또 다른 염려가 앞선다.

물론 태권도 품새, 그 분야에 전문가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가 구성되어 심사숙고한 한층 세련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필자의 욕심은 태권도가 가지고 있는 발차기의 화려함과 고난도, 세기를 살린 그런 세세한 부분을 더욱 강화해서 좀 더 태권도답게 하는 것이 어떤가 싶다.

사실 우리가 모두 느끼고 알고 있듯이 품새경기를 참관하다 보면 공인품새(지정품새)를 시연하는 많은 선수들의 모습에서 유일하게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누가 실수를 할까 하는 요행만을 바라고 또 이내 반복되는 그림에 어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그런 모양새로 멍하니 앉아 있었던 나를 포함한 우리를 발견하곤 갈망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추가된 “자유품새”는 그간 품새대회에서 느꼈던 지루함과 변별력이 없었던 무미건조한 품새경기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을 한다. 이번에 상정된 품새 경기규정 제9조에 “자유품새는 발기술(60%)과 손기술(40%) 비율로(중간생략) 태권도기술이라 볼 수 없는 기술은 감정대상이며”라고 기술되어 있다.

하지만, 품새 경기규칙 제16조, a-5, 아크로바틱 동작: “체조경기 등에서 사용되는 모든 아크로바틱 동작을 말하며 난이도에 따라 점수를 부여 한다”라는 조항에서 필자의 우려가 발로(發露)된다.

그 우려(憂慮)는 체조에서 사용되는 아크로바틱 동작을 품새에 접목 하다 보면, 태권도 발차기를 포함한 동작들이 가지고 있는 힘과 유연함이 내재(內在)된 우리만의 독특하고 강함의 표현력이 사장된다. 또한 유연함과 균형만을 그리고 공중제비가 주가 되는 경연이 될까 하는 것이다.

폄훼(貶毁)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요즘 태권도시범에 한 장르로 자리 잡은 ‘익스트림 마샬아트’에서 보면, 다양한 아크로바틱한 동작들은 보는 이들에게 어떤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태권도 동작으로 표현하는 예술적인 면에선 아쉬움을 가지는 것이 필자만의 생각일까 하는 의문을 가져 본다.

우리 태권도 동작 특히 발차기 종류와 난이도는 매우 다양하고 멋스러우므로 이 자체만 가지고도 자유품새 구성은 새로운 품새경연과 더 태권도다운 맛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을 한다.

예를 들어, 품새 속에 녹아든 다양한 발차기 특히 540도, 720도 돌아서 차고 난 후에 매끄러운 다음 동작으로 이어지는 품새구성을 생각하면 벌써 예술적 감동이 온몸을 뒤덮는다.

문득 피겨 스케이팅에서 김연아 선수의 트리플 연기에 감탄했던 그런 흥분과 뭉클했던 감정이 떠오르는 것은 그냥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정말 기대가 된다. 자유품새가 포함된 품새경기가 말이다.




[글. 전익기 교수 l 경희대학교 태권도학과 ㅣ ikjeon@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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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가

    태권도는 태권도 다워야 합니다
    체조동작들은 시범에서나 볼거리로 사용하는것이지 무술인 태권도에서 사용하는것은 반대합니다.
    체조동작이 무술에 실용적이지 못하다는것은 다아는사실인데 굳이 체조동작을 넣을이유가 없지요.
    시합에서도 사용못하듯이 품세대회에서는 금지되어야 할 첫번째동작입니다.
    그래야 발차기,손기술등 다른기술들이 발달이 됩니다.

    2011-06-1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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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품새매니아

    세계연맹에 문의하여 보니 아직 창작품새에 대한 어떤 것도 정해진 바 없다고 합니다.
    자유품새를 신설하기 위해 논의중이고 그것의 시행은 언제가 될지 모른다는 관계자의
    답변을 직접 들었습니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에 오류가 있는듯 합니다.

    2011-06-1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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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삿갓

    대부분 공감하는 글이 아닐까 싶다 . 아크로바틱..... 순수 태권도의 발차기만이라 해도 분명 멋진 작품의 자유품새가 나올것이라 확신한다. 요즘 유행하는 시범의 체조를 가미한 공연이 태권도의 예술적 표현에 있어 도움이 된 것도 사실이지만 이러한 형태의 품새 개정안을 만들게 되는 잘못된 시각을 불어넣은 것도 사실이다. 자유품새가 발기술(60) 손기술(40) 이라면 앞차기 옆차기 뿐인 품새에 돌개차기 나래차기 540도 발차기 등 기본적인 발차기와 스포츠 겨루기에 응용되는 연결발차기를 품새에 삽입하여도 충분히 멋있는 창작품새가 나오지 않겠는가? 이것이 진정한 품새의 창작에 나아갈 길이 아니겠는가! 벌써 머리속에 그려지는 이러한 자유품새의 모습만으로도 가슴을 부풀게 하는데,,,, 아크로바틱이라니 ;;;

    2011-06-1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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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옳은 말씀

    전익기교수님의 말씀에 백번 동감. 태권도만으로도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널려 있는데 세계연맹은 여론을 잘 수렴해서 진행하시길...

    2011-06-1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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