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명 칼럼] 뜻으로 본 품새선, 그 상징성

  


품새선이란? 품새의 길이다. 품새란 “공격과 방어의 기술을 규정된 형식에 맞추어 혼자 수련할 수 있도록 이어 놓은 동작이다.”(태권도교본, 국기원, 1987) 다시 말해 품새란 공방의 기술체계를 담고 있는 동작군(群)을 이른다. 인간적 몸짓을 펴며 나를 찾아 나서는 길이 품새선이다.

품새선의 표시는 부호 또는 글자로 이뤄져 있다. 그 중 태극 품새는 팔괘(八卦)의 괘 순서에 따라 ‘~장(場)’이라 불리고 괘의 중앙을 직선으로 연결하여 임금王(왕) 자로 표시한다.

유단자 품새 중 금강, 태백은 산 이름인데 그 품새선은 하나는 뫼 山자를, 다른 하나는 지을 工자로 표시하고 있다. 금강은 “한반도의 정기가 모인 영산인 금강산”을 가리키고 태백은 “한민족의 고대국가인 단군조선이 개국한 아사달의 성산인 붉메(밝은 산)를 의미함. 밝은 산은 얼과 전통의 근원, 신선함을 그리고 홍익인간의 사상을 나타낸다”(같은 책).

금강과 태백은 모두 산 이름이지만 품새선 표시가 동일하지 않는다는 것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단지 산을 의미하기에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해 품새선을 달리 표시한 것이 결코 아니다.

한마디로 말해, 품새는 사람됨의 길이다. 수련 시 품새를 연마하는 것은 오직 기술숙달이 전부가 아니다. 품새는 ‘사람됨의 길’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품새는 우리들에게 두 가지 가치관을 제공하고 있다. 하나는 생명적 자연관이 태극 품새이고, 다른 하나는 온전한 인간이 되기 위한 인간관에 있는 품새가 ‘태극인’(유단자 품새-필자 명명) 품새이다.

유단자 품새, 즉 ‘태극인’ 품새는 두 가지 순서로 해석될 수 있다. 하나는 고려에서 일여에 이르는 순서가 그것이고, 다른 하나는 태백, 금강, 고려, 평원 순으로 이어지는 것도 난이도적 측면에서도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앞의 것은 인간을 중심으로 한 순서라면 뒤의 것은 한민족의 개국 신화를 중심으로 한 순서이다.

교본에 따른 태백 품새의 의미를 이미 알고 있듯이 ‘밝은 산’은 단군 신화에 나온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단군 신화에 의하면, 환인(桓因)의 서자 환웅(桓雄)이 천하를 생각하여 인간 세계를 탐구했는데, 아버지가 그 뜻을 알고 아래를 보이 삼위태백이 홍익인간 할 만한 곳이라, 여기에 내려 보내서 세상을 이치로 다스리게 했다. 사람이 되기를 바라던 곰은 인내와 극기로 여자가 되어 환웅과 혼인하여 단군왕검을 낳았다. 1,500년 동인 다스리다가 중국 세력에 밀려난 단군은 아사달에 숨어서 산신이 되었다.

여기서 태백 품새의 선, 즉 품새선을 보자, 품새선은 지을 工(공)자다. 이는 한민족의 전통 문화적 측면에서 천지인을 지칭하는 것이다. 윗선은 하늘 天(천)을, 아랫선은 땅 地(지)를, 그리고 중간에 직립인 즉 사람 人(인)을 형상화한 부호로 표시한 것이 그것이다.

필자가 주장하는 유단자 품새를 상위 개념으로 ‘태극인’ 또는 일명 ‘천지인’ 품새라고 부르는 까닭이 그로부터 연원하는 것이다. 태백 품새선 ‘工’꼴은 다시 지태, 천권 품새의 품새선의 뿌리이다. 교본에서 지태의 품새선은 한글의 ㅗ모음 ‘ㅗ’로, 천권은 한글의 ㅜ모음 ‘ㅜ’라 부른다. 단지 수련자의 편리를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깊은 뜻을 담고 있다. 지태(地跆)와 천권(天拳)은 地와 跆, 天과 拳의 합성어로 자연과 인간을 의미하는 글자다. 음양의 순에서 땅을 기준으로 하면 지천이 되지만, 보편적으로 ‘천지’라 말한다. ‘태’와 ‘권’은 인체에서 하지를 기준으로 하여 ‘태권’이 성립된다. 태권은 손발의 의미너머 그것의 동작적 의미다.

지태는 땅위에서 이루어지는 행위이기에 ‘工’에서 하늘을 상징하는 윗선을 지워 ‘ㅗ’꼴이 됐고 천권은 하늘에서 이뤄지는 행위로서 땅을 상징하는 아랫선을 지워 ㅜ꼴이 됐다. 태백의 천지인 부호에서 지태는 “땅 위의 사람이 하늘을 향해 두 발을 딛고 선 지상인(地上人 ․ 땅위의 사람)을 의미하며”라는 설명이다. 천권은 “만물의 근본이며 우주 그 자체이기도 한 하늘이 가진 대(大)능력을 의미하며”라는 풀이다(같은 책).

그러므로 지태 품새는 “삶의 터전인 땅위에서 두 발로 차고 밟고 뛰는 삶과 싸움을 나타내고 사람의 생존경쟁 속에서 나타나는 갖가지 양상을 동작으로 엮은 것이 지태 품새이다” 천권은 “그 무한한 능력은 창조, 변화와 완성을 나타낸다. 사람이 대(大)능력을 무서워하고 경외하는 마음이 생겨서 으뜸가는 지상의 모양이나 뜻에는 하늘의 이름을 붙였다.

9천년도 더 된 아득한 옛날에 한민족의 시조이신 환인 임금님은 하늘나라 임금이라 불리 우면서 하늘바다와 하늘산 근처에 하늘도읍을 정하셨고, 하늘민족인 한민족의 사상과 행동에서 태권도가 생겨났다. 이런 웅대무비(웅장하고 큼에 견줄만한 것이 없음)한 역사와 사상의 바탕 위에 천권 품새가 제정되었다“(같은 책).

태극인 즉 천지인(삼태극) 유단자 품새 가운데 품새 태백은 한민족 건국이념을 제시하고 있으며 ‘천지’, ‘태권’을 뜻하는 품새로 엮어진 지태, 천권 품새는 한민족의 역사와 사상, 즉 ‘한’철학을 담고 있다.

이렇듯 품새에서 품새선은 품새 이름에 응축된 상징성이 선(線)으로 표시되고 있다. 교본에서는 품새의 선, 즉 품새선이라 일컫고 있으나, 실은 수련자의 닦음에서는 품새 로드(road ․길)라는 표현이 보다 인간적이다.

그동안 우리는 품새 수련의 중요성을 오직 기술적 측면에 편중해왔다면, 이제 기술을 보다 의미 있는 숙련을 위해서도 품새와 품새선이 함장하고 있는 철학과 한민족의 역사, 사상의 이해를 하고 하는 닦음이 소중한 것이다.

그 길의 지향성과 지속적인 단련은 결코는 단련이 곧 수행이라는 등식으로 우리를 기술너머의 차원, 즉 경지로 이끌 듯 하다. 닦고 깨우침을 위해 궁리는 필수적이다.


[글. 이경명 태권도문화연구소장 l kyongmle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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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형

    그리고 무관심 또한 하나의 의견이라고 할 수 있지요. 살아 있다는 것, 존재한다는, 실존 그 자체가 의견이랍니다.

    2011-06-0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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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형

    자유민주주의에서는 욕도 의견입니다. 감정이 없다면 욕이라도 하겠습니까 ? 욕도 칭찬도 의사 표현의 하나입니다. 즉 의견에 대한 좋아하고 그저그렇고 싫어하고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자유와 평등의 국가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 자유롭게 의사표현을 하도록 합시다. 그렇게 질리게 말하다보면 스스로 진리를 깨닫게 된답니다.

    2011-06-0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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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ro999usa

    ㅎㅎㅎ 감사합니다. 김주형님 ~~~~근데 도둑님 심뽀는 버리시는 게 어떨까요~~~~ㅎㅎㅎ
    어쩨 떤 감사합니다~~~ㅎㅎㅎ

    2011-06-0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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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형

    자유민주주의 국가답게 참 다양한 의견이 많으니 참 좋네요. 더, 더, 더, 많이 쓰세요.

    2011-06-0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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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ㅎㅎㅎ

    해도 너무 하는구먼 지구의 종말이 얼마안남은듯 독도가 일본땅이라고 우기는 것과 머가다르지? 이해할수 없는 사람들 모두 잘난척하면 소는??

    2011-06-0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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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ro999usa

    김주형님 단군시대부터 태극품새가 있었다는 말입니까? 물론 품새의 철학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이것 역시도 품새의 이론이라기 보다는 전통 한국무도의 대승철학이라고 이야기 해야죠. 그리고 필자의 말씀대로 자연관과 태극인의 천지인 사상을 논한다면 괘사의 움직임은 하도의 이론을 따라 품새가 구성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ㅎㅎㅎ

    2011-06-0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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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형

    생각은 저마다 제각각 이랍니다. 그런데 옳은 말을 듣지 않으려는 사람의 인생까지 책임 지려고 하지 마세요. 그러면 옳은 말을 한 사람의 인생까지 망친답니다.

    2011-06-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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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치겠당

    내 생각에는 그냥 의미를 갖다 부치는 대로 의미와 사상이 되는거 같넹
    필자도 인정했듯이 유단자 품새 난이도도 뒤죽박죽 기술 체계도 뒤죽박죽
    꼭 어떤거 짜집기 한거 같고 어디 보니 똑같은 동작들도 널렸고 ㅋ
    심오한 사상 따위가 애초에 있었을리가 없어보이는데
    그냥 개인적인 생각임

    2011-06-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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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기한

    인신공격(?)을 할 생각은 없지만,;;
    태권도를 이야기하고 태권도의 품새를 얘기를 하시면서 단군신화;;라 표현하심은 우리나라
    전통의 태권도를 얘기하기엔 좀 모순이 있다봅니다. 이미 2008년 교과서에는 단군이 역사임을 밝혔는데요;

    2011-06-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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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형

    단군의 홍익인간때부터 있었습니다.

    2011-06-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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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ro999usa

    ㅎㅎㅎ ~~~ 아픔이 파도를 치다 못해 쓰나미가 밀려오는 군요~~에구구구구 저런 엉터리의 심오한 사상을 누가 언제부터 만들어나요? 대답 좀 부탁드립니다~~~ 진실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 법입니다.

    2011-06-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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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형

    소림사의 역근경, 소림권법, 수행의 의미도 같은 뜻이라고 생각됩니다.

    2011-05-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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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형

    태권도의 도(道)나 품새선의 진정한 의미를 모른채 경기장이나 전쟁터가 아닌 일반 시민사회에서 막무가내로 주먹과 발을 휘두르게 되면 깡패나 양아치나 다름없어 폭력으로 형사사건에 휘말려 고소당해 감옥에 가게 됩니다.

    2011-05-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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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닝기리

    평안 풀고 고려풀어바 끼워마추지말고 돈된다니까 정말 이잰 개 소 소는 누가키우나.......

    2011-05-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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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기..

    태권도에서는 품새의 중요성을 기술적으로 연구해본적이 없는걸로 아는데요 항상 하는 이야기가 철학이 어쩌고 역사가 어쩌고 했지 실제 품새를 제대로 하는 사람을 못봤습니다. 막말로 정권을 제대로 지르는 사람이 없고 발차기도 대련할때와 180도 다른 관절 망치는 발차기를 하는것만 봐도 알수 있죠.

    2011-05-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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