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국 간판 최연호 은퇴, 모교에서 지도자로 새 출발

  



종주국 태권도 간판스타 최연호가 화려했던 선수생활을 마감한다. 마지막으로 세계선수권 5회 우승이라는 대기록 도전에 나섰지만, 행운이 뒤따르지 않았다. 도전 실패에 충격이 작지 않았지만,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였다. 지난 국가대표 선발전이 끝난 후 은퇴를 결심했다. 이미 소속팀인 한국가스공사에 은퇴의사를 통보했다.

은퇴를 결심한 최연호(한국가스공사, 31)는 21일 오전 분당에 한 병원에 있었다. 그동안 세계대회 준비로 미뤘던 부상 부위 치료를 위해 수술했다. 부상 정도는 단순하지 않았다. 1월 말 왼쪽 손가락이 골절되었다. 또 2009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왼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부위가 악화돼 재수술을 받은 것이다.

최연호는 <무카스>와 인터뷰에서 “대회 끝난 후 은퇴를 결심했다. 감독님과 상의한 후에 은퇴 의사를 결정지었다. 지금은 대회 때문에 미뤘던 수술을 받고 치료 중이다”며 은퇴 결심을 밝히고 “아직도 잘 모르겠다. 은퇴했다는 생각이 안 든다. 오랫동안 운동하면서 많이 힘들었다. 그래서 마음이 홀가분할지 알았는데, 아직은 서운함이 많다”고 말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당분간 쉬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다. 하지만 모교에서 좋은 자리를 제의해준 만큼 하루라도 빨리 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오랜 선수생활을 하면서 쌓은 경험과 기술을 이제 후배들과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최연호는 광주 출신으로 상무중학교에서 처음 태권도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문성고등학교(97~2000)와 조선대학교(2000~2004)를 거쳐 2004년 한국가스공사에 입단했다. 2007년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해 군 생활을 마친 후 친정 가스공사에 복귀해 선수생활을 이어왔다.

국내 최정상을 확고하게 지킨 최연호는 2001년 제주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내를 넘어 세계를 제패했다. 이어 2003 가뮈시(독일), 2007 베이징, 2009 코펜하겐 세계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선수권 4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미국 스티븐 로페즈가 보유한 세계선수권 5연패를 꺾지 못했지만, 국내에서는 정국현 교수(한국체대, 세계선수권 4연패)와 타이기록을 세웠다. 태권도 전문가들은 앞으로 한국에 최연호같이 성실하고 기량이 우수한 선수가 또 나올지 의문이라고 말한다.

핀급 정상을 지키기 위해 평균 8kg 이상 체중을 감량해 왔다. 철저한 자기관리를 못 했더라면 불가능했다. 세계 정상의 선수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품행과 예의가 바르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그의 은퇴 소식을 접한 많은 태권도 인이 안타까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가스공사 박종만 감독은 “또래들은 일찍 은퇴하고 코치할 나이에 체중 감량과 부상을 이겨가면서 정말 열심히 한 선수다. 연호를 데리고 있는 감독으로서 참으로 행복했다. 하늘에서 내려준 선수였다”며 깊은 애정을 표시하면서 “마지막까지 최선의 모습을 보여준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지도자 생활도 기대 이상으로 잘할 것이다”고 응원했다.

최연호는 당분간 수술에 따른 입원치료를 하면서 소속팀과 협의해 은퇴 절차를 밟게 된다.
은퇴 후에는 모교 조선대학교 태권도팀 감독으로 부임한다. 내달 중순 정도면 선수에서 대학팀 지도자로 변신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한혜진 기자 =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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