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이야기] 평양박치기!(하)

  


수박의 상대 몸치기(연습할 때 주요한 급소 이외의 곳은 맞으며 한다)


‘조선의 민속놀이’(홍기무, 1964년 북한과학원 고고학 및 민속학연구소)에 수박과 택견, 날파람의 관계가 서술되어 있다. 60년대 북한학자가 파악한 민간무예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수박, 택견, 날파람 삼자의 정체성 확립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부수익일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맨주먹으로 힘을 겨루는 놀이로서 씨름 외에 수박이라고 하는 것이 있었다. 이것은 씨름처럼 손으로 잡고 넘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양편이 서로 떨어져서 주먹질로 상대방을 넘어뜨리는 것인데 수박은 당시 무인들이 좋아했다.

문헌들에 의하면 민간에서도 성하였던 것을 알 수 있다. 무인집권시기의 두 경승, 리 의민은 다 수박의 명수였다. 두경승은 수박으로 벽을 치자 주먹이 벽을 뚫고 나갔으며, 리의민은 주먹으로 기둥을 쳤더니 서까래가 움직였다고 한다.

이조시기에는 수박 잘 하는 사람을 역사라고 불렀으며, 왕을 호위하는 방패군과 갑사들을 그로써 선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 놀이는 쇠잔 해 버리고 말았다. 택견 다음으로 <소년 십오, 이십시에 하던 일이 어제런듯 소꿉질, 뜀박질과 씨름, 택견, 유산하기>라고 한 김민순의 시조 구절과 같이 옛날에는 택견이라는 것이 유행하였는데, 이것은 수박과 달라서 발길질로 상대방을 넘어뜨리는 내기를 하는 것이었다.

발로 차려고 얼릴 때는 자연 손짓을 하며 들어오는 발질을 막느라고 손을 쓸 수는 있으나, 막아 밀어뜨릴 뿐이요 절대로 잡거나 때리지 못하며 잘못하여 몸이 닿는 경우가 있어도 머리로 받거나 몸으로 떠밀거나 하지 못하고 순전히 차서 넘어뜨려야 되는 것이었다.

평양지방에는 날파람이라고 하는 것이 있었는데, 이것은 수박에 비슷하다. 주먹을 위주로 하되 발로 차고 머리로 박기도 하여 택견보다 공격방법의 범위가 더 넓은 놀이였다. 이 역시 후에 없어졌다.

수박은 자고로 손으로 침에 변함이 없다. 택견은 발로 차는 것이다. 두 가지 특성을 공유한 형태의 것으로 날파람을 이해하면 된다. 택견의 손질을 옛법이라는 명칭으로 묶어 마치 고유한 기술로 인식하고 있으나 글쎄…….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참고로 날파람의 상세기술이 소개되어 있는 ‘노동신문’ 기사를 발췌 해 본다. 날파람 군들은두 손을 뒤짐 지고 주먹질을 해대는 상대를 각이한 자세의 발길로 걷어차면서 제압하였다. 여기에는 상대방의 하반신(주로 다리)을 걷어차 뒤로 넘어뜨리거나 혹은 좌우로 차서 옆으로 넘어뜨리게 하는 방법, 뛰어 오르면서 상대방의 상반신 또는 턱이나 목, 심지어는 이마를 차서 넘어뜨리게 하는 방법 그리고 목덜미나 어깨를 차서 넘어뜨리는 방법도 있었다.

단수 있는 날파람 군들은 높이 도약하면서 상대방의 어깨위에 뛰어 오른 다음 눈 깜빡할 새도 없이 한쪽 발을 휘둘러 발뒤축으로 상대방의 뒤통수를 걷어차기도 하였다. 이것은 살법의 위력한 한 기법이었다.

*상대의 어깨를 밟고 차는 기술은 개성의 제비치기와 동일한 것이다. 날파람 군들의 특기인 발차기에는 형식과 차는 각도에 따라 《원앙각》(두발로 차는것), 《모두걸이》, 《외발걸이》, 《외입붙임》과 같이 이름이 붙어있었다.

그밖에 모두발차기도 있었고, 팔꿈치와 무릎으로 치거나 차기도 하는 법수도 있었다. 특기로서는 찌르기와 발차기외에도 머리받기가 있었다. 5~ 6m 밖에 떨어져 있는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해 수평으로 날면서 머리받기로 상대방의 면상을 들이받는 수법은 실로 귀신같은 날랜 동작이었다.

《평양날파람》의 훈련방법에서 기본은 발차기와 뛰어오르기였다. 처음에는 짚단 같은 것을 세워 놓고 앞으로 나가면서 차고 뒤로 들어오면서 차는 연습에 짚단을 공중에 매달아 놓고 뛰어 오르면서 차는 연습을 동시에 진행하였다.《차력》은 《평양날파람》의 훈련방법가운데서 특별히 주목되는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기합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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