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준호 수박이야기] 여진족 무술! 타권(打拳)

  


선조의 재위(在位) 41년간의 기록.

수박을 타권(打拳)이라 하였다는 기록이 있어 들춰보고자 한다. 병조판서 이항복이 선조께 아뢰는 내용 중에 신이 그가 거느리고 있는 각 처의 묘족과 만족에 대한 명칭과 사용하는 기예에 대하여 묻자, 총병은 곧 섬라(暹羅)와 도만(都蠻)등 여러 번방에서 귀화한 병사들을 좌우에 세워 놓고 각기 자신의 무기를 잡고 차례로 나와 묘기를 보이게 했다.

‘선조실록 21집, 685면 중 “타권(打拳), 천봉전, 양가창 등의 명칭을 가진 것들이 있었다. 사릉편과 칠십근무게의 언월도 및 수전 등은 총병이 직접 사용하는 무기였다. 종일토록 구경하고 나서...(중략)”, “유격이 타권의 기법을 앞에서 보여줬다. 그 법은 뛰면서 몸을 날려 두 손으로 자기 얼굴이나 목, 혹은 등을 치며, 가슴과 배를 번갈아치기도 했다. 볼기와 허벅지를 문지르기도 하며, 손을 쓰는 것이 어찌나 빠르고 민첩한지 사람이 감히 그 앞에 접근할 수 없을 정도였다(선조실록 권99, 31년 4월 경신)".


수박치기(수박)는 제 손바닥으로 자기 몸을 이리저리 치며 단련하는것이 기본이며(상대와 게가 걷듯 걸음질하며 손뼉이나 어깨등을 마주치기도 한다) 여기에 장단과 몸짓이 들어가게 되면 수박춤이란 특기 할 만한 무용이 되는데 위의 것과 너무도 흡사 해 보인다.

도만(都蠻)은 우리가 오랑캐라 일컫던 여진족을 말한다. 그들이 살던 함경도는 택리지 ‘팔도총론(八道總論)’서 고조선과 고구려의 땅이었다고 하니 아마도 오래전부터 공유 해 왔던 기(技)였지 않나 싶다. 조선 초기 귀화한 여진족의 후예들이 ‘잔류민’으로 함경북도 부령군 등 6진이 설치되었던 산간에 숨어 있을 때 비롯되었다는 ‘재가승풍습(在家僧風習)’에 대해 단재께선 “함경북도 재가화상(在家和尙)이라는 것이 곧 고구려 선배(무사(武士)집단을 말한다.)의 유종(遺種)이니, 후손이 가난해서 학문을 배우지 못하여 조상의 옛 일을 갈수록 잊어 자기네의 내력을 스스로 증명하지 못한 것이다”라고 하신 바도 있다(조선상고사). 그들의 민속놀이에는 주지 춤, 수박치기, 길마지기, 벙어리놀음(걸립굿의 일종), 윷놀이, 그네뛰기, 장기 등이 있었다고 한다.

100년 전의 압록강과 여진의 후예들(좌 송창렬옹, 김학현선생)


참고로 섬라(暹羅)는 타이의 예전 이름인 ‘시암(Siam)’의 한자음 표기이다. 그리고 도만의 경우 오랑캐라는 뜻이고, 묘족은 치우를 조상으로 하는 사람들이다. ‘중국무도사’에 치우희를 설명하는 그림이 있다.

소뿔 탈을 뒤집어쓰고 한 사람은 상대의 허리께를 붙들려 한다. 또한, 다른 자는 뺨을 치려는 듯 팔을 휘두르고 있어 비단, 박치기에 국한 되지는 않았다고 보인다. 각력기에는 "오늘날(송대) 기주(冀州)에는 치우희가 있는데 서너명의 사람이 소뿔 탈을 쓰고 겨루는 놀이이다"라고 되어 있다.

"명 천계(天啓) 원년(元年, 1621)에 주국정(朱國禎)이 편찬한 ‘용당소품(涌幢小品) 권12 병기편(兵器篇)’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백타(白打)는 곧 수박으로 겨루는 것이다. 당나라 장종(莊宗)은 수박으로 내기를 하였으며, 장경아(張敬兒)는 수박으로 공을 세웠다. 세속에서는 타권(打拳)이라고도 하며, 소주인이 말하길 사람의 뼈를 부러 뜨려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 빨리 죽이고 천천히 죽이는 것은 오로지 수법(手法)에 달려 있다.”

수박과 백타를 막연하게 동일시하고 맨손무예를 의미하는 보통명사들이라는 설(設)이 있으나 적어도 위의 타권인 수박은 고유명사인 것(내용 중에 특징적인 기술체계가 있다). 선조실록(동(同) 시대)에 등장하는 타권과 연장선에서 이해 할 필요가 있다. 백타가 태권도경기라면 수박은 태권도를 말한다. 태권도경기와 태권도를 어떻게 같다 할 수 있겠는가?

수박계승자 송창렬옹의 수박치기모습

각희(脚戱)의 말이란 원래 와전되는 것이다. 1798년의 ‘재물보’에 ‘탁견’이란 것이 나오는데 무(武)를 뜻하는 보통명사로 쓰였다(조선 영조때 사람들은 씨름을 무(武)로 인지하지 않았다는 것은 부수익이다). 당시, 탁견이 보통명사였다는 것은 같은 책에 실린 ’시박‘을 통해 부정 할 수 없게 된다. 씨름의 일종인 시박((서로 치는 것)도 역(亦)(~ 도 또한) 탁견이라 했다. 자세하게는 탁견이란 씨름처럼 붙잡고 하는 것이 아니라 떨어져서 박격(搏擊)하는 것을 일렀었다. 넘어뜨리는 것은 부차적인 것이다.)

수박은 자고로 손바닥으로 치는 변(卞)이었다. 지금의 택견은 ‘발길로 맞은 편 사람의 다리를 차서 넘어뜨리는 유희. 각희(脚戱 1938, 소화(昭和)13 조선어사전)란 것이었다(동지 조선총독부 조선어사전 1920). 비록 탁견이란 말이 후에 각희를 지칭하는 것으로 쓰였다 해도 곧 무(武)인 탁견이 될 수 없음은 자명하지 않은가? 지금의 각희인 택견은 그 자체만으로도 전통성과 특이성 등을 두루 갖춘 문화유산이나 그릇 된 주장과 아집으로 본질이 호도될까 두려운 것이다.

‘서로 뜻이 맞지 않아 시비를 가리는 모양‘을 우리네 말로 '티격태격'한다라고 하며 이의 상위어는 '티격'으로 '싸우는 모양세'를 일컫는다. ‘탁견은 싸움질하는 또는 그러한 행위를 총칭하던 용어였으며 어느 시기부터 발질을 지칭하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근대까지 전승되어 오던 민중무술 체기(體技)


수박, 타권, 탁견, 각희(인 택견) 에 대해 궁구 해 보았다. 이 외에 구한말까지 전승되어 오던 체기(體技)로는 상대방의 무릎을 밟고 뛰어 올라 뒷목을 걷어차는 개성의 ‘제비치기’, 물구나무를 서며 양 발로 차는 ‘격도’, 평안도의 날파람(수박에 가까워 주먹으로 치기도 하고 박치기도 하는 그런 것이었다 한다. 1964년, 북한 과학원 고고학 및 민속학연구소, 민속학연구실 ‘조선의 민속놀이’ 중. 실존인물로 고당 조만식선생이 계셨다. 숭실학교 입학전까지 날파람터의 솔개였고 대장(大將)짓을 하셨다고 한다), 박치기(김일선생께서 생존하실 때 서울의 을지병원을 방문하여 들은 예기이다. 역도산선생이 “너는 조선놈이니 박치기를 해라”하며 가르치셨다고 하는데 역도산(김신락)선생의 고향은 함경남도 흥원이다. 평양박치기란 것은 유명했었다. 떼밀기(밀어서 넘어뜨리는 것이다), 덮치기, 경북군위군의 군사(軍士)훈련이었던 박시(재물보상의 ‘시박’으로 여겨진다. 1941년, 무라야마지준의 글에도  언급되고 있다. 수백명의 사람들이 팔짱을 끼고 서로 어깨로 밀어 붙여 진(陳)을 뚫는 것이다. 나중에 동네 왈패들이 신작로에 모여 난장박시라 하는 패싸움을 했었다)등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탁견(싸움)하는 모습; 조선풍속엽서


아래는 1920년대 모신문사에서 주관한 대담에서 소개된 것들이다.

격도 : 양손으로 땅바닥을 짚어 물구나무를 서서 양발로 차는 것인데 허리를 차면 허리가 부러지고 머리를 차면 머리가 떨어진다. 황소를 세 워놓고 차게 되면 이 또한 능히 죽일 수 있는데 이름하여 격도라고 한다. *격도는 칠 격(擊), 넘어뜨릴 도(倒) 정도로 보면 무리가 없겠다.

씨름 : 요즈음(그 당시) 씨름대회에서는 다들 서서 하지만 시골에 가면 보통 앉아서하는 씨름을 많이 했다. 두 사람이 마주보고 앉아 서로 넘어뜨릴려고 하다가 한사람이 일어서면 다른 사람도 같이 일어나서 하는 것이다.

텍견(‘택’이 아님) : 텍견이라는 걸 다 없어지고 본 적이 있는데, 복싱에 비할바가 아니다. 연습하는 방법으로는 나무를 차는데 나무가 죽을때까지 찬다. 짚을 세워놓고 차기도하고 연습하는 방법이 두 종류다. 나무를 차거나 짚을 차거나, 그런데 나무로 연습한 사람은 사람을 차서 죽일 수가 없다. 차는 힘이 한정되다 보니 그럴 것이다. 이 사람들이 만나면 나는 나무로 연습했는데, 너는 뭐로 했냐 물어보고 짚으로 했다 하면 스승으로 삼는다고 한다.

이외에도 편싸움, 석전 및 습사, 격구 등을 간담회 형식으로 일본인이 주도적으로 발언하고 있으며, 36괘가 아닌 18괘가 된 재미있는 일화도 얘기되고 있다.

수박의 주변, 유사문화로는 ‘살판의 발바닥치기’, ‘軍物(농악)의 수박치기’, ‘진도 강강술래 중의 손치기’, ‘북한의 발춤(지난날 함경도 단천지방에서 무사들이 싸움터에 나갈 때와 이기고 돌아 올 때 추던 것이라고 한다)’, ‘개성지역의 박판춤(투박하게 내리 누르며 비비는 발 동작, 두팔을 벌리고 어깨를 크게 놀리는 어깨춤 동작, 가슴과 어깨를 치는 동작 등이 특징적이라고 한다)’ 등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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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떤 정신나간인간이

    어떤 정신나간 인간들이 택견보고 놀이라고함???
    택견자체가 본래는 놀이를 가장한 무술입니다.
    고급기술이 아닌이상 놀이처럼 쉽게 하면서 단련을 할수있기에 놀이라고들 생각하시는데 택견자체는 본래 따지면 무술에 더 가깝습니다.
    고급기술들중에서 보면 사람에게 치명적인기술도 많고요
    아래 어떤 정신나간분이 서울에서 잠시하던 놀이였다고 말하는데 당췌 정신을 어따 밖고 사는지??
    인터넷만 뒤져봐도 옛날 고구려 때부터 기본적으로 아이들의 놀이겸 몸 달련으로 배웠다는 구절들도 많은데 어찌 저런 생각을 할수있는지 궁금하네요

    2012-03-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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