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태권도 괄목한 성장 비결?
발행일자 : 2010-10-19 14:24:54
<무카스뉴스 = 한혜진 기자>


우즈벡태권도 국가대표팀이 기본동작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 10월 8일. 우즈베키스탄에 이례 없이 많은 국가 사람들이 수도 타슈켄트에 모였다. ‘제5회 WTF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가 개최됐기 때문이다. 개막식에 중앙 정부의 고위관료는 물론 3천5백 명이 넘는 일반 관중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경기장은 대회가 끝나는 날까지 탄성이 끊이지 않았다. 거리 곳곳에는 태권도와 관련한 안내판으로 뒤덮였다.
중앙아시아의 맹주로서 위용을 과시했던 우즈베키스탄이 최근 태권도 실력이 괄목한 만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전 국민이 사랑하는 무도 스포츠로 꼽히고 있다. 전국적으로 현재 2만여 명이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다. 그 수는 수직상승 중이다. 중앙 정부에서도 크게 관심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성장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즈벡 정부는 최근 태권도를 전략종목으로 채택했다. 올림픽에서 메달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른 종목보다 지원규모가 크다. 우수선수를 육성하기 위해 종주국 한국에서 지도자를 영입했다. 백문종 사범이 그 주인공이다. 작은 체구지만 백 사범의 말 한 마디에 현지 수련생들은 일사불란하다.
백문종 사범은 현재 우즈벡 겨루기, 품새 국가대표팀을 지도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2009년 개설된 국립체육대학 태권도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태권도 지도와 한국문화를 보급하는 민간외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가 우즈벡에 정착하기도 전에 신기하게도 태권도와 관련해 좋은 일들이 계속생기고 있다.
대회가 끝난 지난 11일 오전. 우즈벡태권도협회 초청으로 도시 타슈켄트 시내에 위치한 협회를 방문했다. 기대 이상이었다. 대규모 부지에 태권도협회가 자리 잡고 있었다. 넓은 정원에 웅장한 협회 사무국과 그 옆에 훈련장이 위치해 있다. 함께 방문한 일행들과 우스갯소리로 “일부러 보여주기 위해 남의 건물에다 태권도만 붙여 논거 아니야”라고 할 정도로 대단했다.
훈련장에는 겨루기와 품새 대표팀이 준비운동을 하고 있었다. 대회가 끝난 다음 날이었다. 하루정도 쉴 만하지만, 곧바로 차기 대회 준비에 돌입했다. 정신자세가 대단했다. 0.02점 차이로 안타깝게 금메달을 놓친 남녀혼성팀 선수도 눈에 띄었다. 대회가 끝났지만 아쉬운 마음은 여전했다. 통한의 눈물이 채 마르기 전이었다.
백문종 사범은 “대회를 위해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의 꿈은 태권도 경기장에 애국가를 울리는 것이다. 그 꿈이 실현되었으면 했다”고 안타까워하며 “내년에는 겨루기든 품새든 경기장에서 반드시 우즈베키스탄 애국가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고 자부했다.

우즈벡국립체육대 태권도학과 학생들의 전공실기 수업이 진행 중이다.
백문종 사범은 우즈벡에 정착한지 이제 1년 밖에 되지 않았다. 짧은 기간에 그가 해낸 성과는 매우 크다. 중앙아시아 지역 최초로 국립체육대학교에 태권도학과를 개설해 기반을 닦은 것이다. 대학에서 태권도 이론과 실기, 그리고 정신 철학을 교육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기량을 눈부시게 끌어 올렸다. 그래서 우즈벡태권도협회는 물론 학교에서 높은 신임을 받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도 우즈벡 태권도 발전에 일조하고 있다. 첫 태권도학과가 탄생했지만, 실기 수업할 공간이 없다는 소식을 듣고 훈련장 개조비용을 지원한 것이다. 이날 함께 학교를 방문한 양진석 사무총장은 “짧은 기간에 우즈벡 태권도가 기적과 같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며 “태권도 근본을 지켜가면서 제대로 된 태권도를 전 국민이 수련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즈벡국립체육대학 총장은 실기 위주에서 벗어나 이론과 함께 정신수양을 하는 그야말로 문무를 겸비한 바른 태권도 인재육성에 주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교내에서 많은 태권도학과 졸업생을 배출해 태권도 세계화와 국가 태권도 발전을 위해 크게 기여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 참관한 한인 태권도 사범들은 우즈벡의 괄목한 성장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 이유로 정부와 체육계 등의 든든한 지원과 관심을 꼽았다. 거기에 국가를 대표하는 체육대학에 태권도학과가 개설됐다는 점. 그리고 한인 태권도 사범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더 큰 발전을 기대해도 좋다는 평가다.
[한혜진 기자 =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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