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택용의 태권도다움] 일여 품새는 왜 왼발 옆차기만 차는가?
발행일자 : 2026-03-30 11:46:37
[곽택용 교수 =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 ]

9단 품새의 구조적 비대칭, 원리인가 오류인가

'일여' 품새 = 국기원 공식 설명
태권도 품새 '일여'는 입신(入神)의 경지인 국기원 9단 승단 심사의 마지막 관문이기에 일반 수련생들은 쉽게 접하기 어려운 품새다. 필자 또한 최근 9단 응시 자격을 갖추어 수련에 매진하던 중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일여는 왜 왼발 옆차기만 차는가?' 하는 점이다.
품새의 본질: 신체적 균형과 좌우 대칭
본래 품새란 건강 증진과 기술 습득, 전술적 공방을 스스로 단련하는 의미를 지닌다. 또한 좌우 대칭(오른손·왼손, 오른발·왼발)을 통해 신체적·기술적 밸런스를 고르게 발전시키는 것이 품새의 핵심 원리다.
이러한 원칙에 비추어 볼 때, 태권도의 대미를 장식하는 9단 품새인 일여의 비대칭성은 타당한 해석이 필요하다. 이는 비단 필자만의 의문은 아닐 것이다.
일여 품새에서 외산틀막기와 동시에 옆차기를 천천히 차는 동작이 두 번 나오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왼발 위주의 느린 옆차기가 주를 이룬다.
천천히 옆차기를 하며 중심을 잡는 동시에 외산틀막기를 수행하는 것은 매우 난도 높은 기술이다. 대개 숙련자라 할지라도 양발을 고르게 쓰기보다는 한쪽 발을 사용하는 데 더 익숙하기 마련인데, 일여는 그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구조적 비대칭에 대한 두 가지 가설
가설 1. 역사적 배경 — 품새 제정 당시 고단자 창시자가 '왼발잡이'였기에 본인에게 익숙한 왼쪽 위주의 동작으로 구성했을 가능성이다.
가설 2. 상징적 의미 — 일여의 정신(몸과 마음의 일체)을 담아 품새선을 만(卍)자 모양으로 구성하고, 무한한 순환의 조화를 표현하는 과정에서 왼쪽 움직임에 비중을 두었을 가능성이다.
하지만, 두 번째 가설인 '상징성'으로만 해석하기에는 모순이 존재한다. 일여 속 '앞차고 뛰어 옆차기' 동작은 좌우 대칭이 확연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천천히 차는 동작은 추진력이 없어 중심 잡기가 힘들지만, 앞차고 연결하는 동작은 추진력을 이용하기에 상대적으로 좌우 대칭 구현이 용이하다.
결국, 어려운 동작(느린 옆차기)은 편향되게, 비교적 수월한 동작(뛰어 옆차기)은 대칭으로 구성된 현 구조에서 기술적 타당성을 찾기는 쉽지 않다.
태권도의 발전을 위한 변화의 제언
그렇다면 일여 품새에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좌우 균형을 고려한다면 '편손끝 찌르기' 단계부터 수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편손끝 찌르기 시 오금서기를 통해 응축된 에너지를 모아 찌르기를 수행한 후, 이어서 왼발 느린 옆차기와 외산틀막기를 동시에 수행한다.
둘째, 위 동작을 마친 후 같은 동작이 나올 때 손과 발을 바꾸어 반대 방향으로 동일한 형태의 기술을 수행하도록 구성해야 한다.
일여는 오래된 품새이기에 변화를 주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최고 9단의 품새로서 베일에 싸여 있다는 상징적 무게감 때문에 이를 공론화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태권도의 원리적 설명으로 해석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사실을 인정하고 과감히 수정하는 것이 옳다. 그것이야말로 태권도의 진정한 발전을 도모하는 길이며, '입신'의 경지에 걸맞은 완벽한 품새를 완성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 외부 기고문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글. 곽택용 교수 =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ㅣ press@mookas.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곽택용 교수 =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
| 곽택용 교수는 태권도 엘리트 겨루기 선수 출신으로, 월드컵 세계대회와 세계군인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은퇴 후 국기원 태권도시범단에서 활동하며 다방향 격파 등 새로운 시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았고, 세계태권도한마당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세계유니버시아드대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지도자를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시범단 감독을 맡고 있다. 겨루기, 품새, 시범을 모두 아우르는 정통 태권도인으로 평가받는다. |

댓글 작성하기
-
.
품새 동작들! 바꿔야 합니다.2026-03-30 13:58:04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0
무카스를 시작페이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