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은의 건강백서]비장(脾臟)을 다스려 소화를 돕자

  

보비탕(補脾湯), 비장이 허한 것을 다스려 준다


오늘은 한글날입니다. 사실 매일같이 한글을 사용하는 우리들은 딱히 한글이 얼마나 대단하고 과학적인 언어인지 자각하기는 어려우나, 오늘 같은 날에는 저도 이렇게 글을 쓰면서 한글이 참 우아하고, 아름다운 언어구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면서 마음 한 편에는 내년 이맘때에는 공휴일이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도 있네요.

오늘은 오장 중에서 비장(脾臟)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자 하는데요. 문득 생각난 말이 있습니다. 바로 ‘비위가 좋다’라는 표현입니다. 소위 우리는 비릿하거나 역겨운 냄새를 맡거나 혹은 그러한 것들을 보거나 할 때 남들에 비해 유난히 식욕이 떨어지고 속이 메스꺼운 사람에게 ‘비위가 좋지 않다’고 하죠. 그 반대의 의미로 ‘비위가 좋다’라는 말도 있고, ‘남의 비위를 잘 맞춘다’고 하는 표현도 있죠. 여기에서 비위라는 말은 우리 몸의 비장(脾臟)과 위장(胃臟)을 통틀어서 부르는 말입니다. 오장(五臟) 중의 하나인 비장은 육부(六腑) 중의 하나인 위장과 짝을 이루어 우리 몸의 소화의 주된 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의학은 기(氣)의학이기 때문에, 단순히 물질적인 것에 국한 된 것이 아니라, 성(性), 향(香), 미(味), 취(臭), 기운(氣運) 등과 상호작용을 하는 몸에 대해 연구한 학문입니다. 따라서 비위는 단순히 음식물을 소화하는 장기(臟器)가 아니라, 외부의 자극을 통틀어 받아들이는 ‘소화’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비위가 좋지 않게 되면 외부에 특이한 자극이 있게 될 때 몸에서 소화하지 못하고 예민한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비위가 좋지 않는 경우, 가볍게는 원래 체질이 그러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병이 될 수 있습니다. 얼굴이 누렇고 입술에 주름이 많은 분들이 비위가 좋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트림을 자주하며 생각이 많아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며, 한번 잠이 들면 잘 깨지 못하고, 입맛이 까다로운 경우, 그리고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몸이 무겁고 관절이 아프며 눕기를 좋아하고 팔다리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 경우에는 비장을 다스려서 몸을 낫게 해야 합니다. 또 이러한 경우에는 대소변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너무 말라서 살을 찌우길 원하시는 남성분들의 경우에는 비장이 허하신 분들이 많은데요, 비위를 다스려 주면 체중을 늘리는데 도움이 됩니다.

이런 분들은 운동을 시작하실 때에 요가나 기체조와 같은 것을 해주면, 복부의 율동운동이 원활해지면서 비위를 좋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비장은 좋은 음악과 좋은 향기로 달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음악을 들으면서 식사를 하시는 것과, 집에 향초를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음식으로는 대추, 감초 등을 달여서 차처럼 마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또한 배가 고프기 전에 단 것을 먹어두는 것이 좋습니다. 보비탕(補脾湯)은 맥아, 감초, 인삼, 복령, 백출, 건강, 후박, 진피 등으로 구성된 약으로 말 그대로 비장이 허한 것을 다스려 주는 대표적인 약입니다.

반대로 비위가 좋다보니 항상 과식해서 탈이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입이 발달하여 입술이 붉고 통통한 경우가 많습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과 같다고 했죠. 과식을 반복하며, 넘치는 기운으로 주색에 상하다 보면 입안이 헐고 입에서 썩은 냄새가 나게 됩니다. 오래되면 팔다리에 고질적인 통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때에는 비장의 기능이 너무 왕성하기 때문에 그 기운을 살짝 식혀주어야 합니다.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치자, 곽향, 감초, 방풍, 석고 등으로 구성된 사황산(瀉黃散)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평상시에 커피 대신에 녹차를 마시고,땀을 내어 운동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단, 운동 후에는 술을 드시면 안 됩니다.

항상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듯 자신과 반대되는 사람의 체질이 더 나아보이고 비교하게 되는데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체질을 정확히 알고 꾸준히 관리를 하느냐 아니면, 그대로 방치 하느냐 입니다. 굳은 의지를 가지고 더욱 건강한 나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하시기 바랍니다.

심정은 원장 이력


빼어날 수 한의원 원장(www.thegreatsoo.com)
대한한의학회 회원
대한형상의학회 회원
전국의료관광협회 회원

궁금하신 사항은 언제든 02) 469-5990로 전화주세요.

*심정은의 건강백서는 매주 금요일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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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장하게

    와~~ 이거 딱 나네.. 내가 비장이 안좋은 거구나.. 비장이 장기관인줄 알았네. 보비탕? 그거 비싼가- 감사~

    2009-10-1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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