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은의 건강백서] 주식(主食)이 피부를 숨 쉬게 한다

  

몸의 주리를 막는 겨울철 주전부리, 메밀묵과 찹쌀떡


건강을 위한 식생활을 논할 때, 우리는 보통 밀가루 음식을 제한하고 쌀밥이나 현미밥을 먹으라고 합니다. 간혹 어떤 이들은 ‘서양 사람들의 주식은 밀로 구성된 빵이나 파스타인데도 그 사람들은 별 무리 없이 잘 사는데, 우리라고 뭐 굳이 쌀을 고집해야 할 필요가 있나요’ 라며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당연한 질문입니다. 밀이 꼭 나쁜 것은 아닌 데 말입니다.

우선 이 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쌀과 밀의 차이를 알아야 하는데요, 밀은 쌀에 비해서 차지고 벼에 비해서 추운 계절에 익어가기 때문에 더욱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박과 같은 여름 과일이나 더운 지방에서 자라나는 열대과일들은 그 것을 먹었을 때 청량감을 주게 되는데, 그 까닭은 더운 지방에서 자라는 식물은 그 기후를 견디기 위하여 반대의 성질, 즉 차가운 성질을 가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사막에서 자라는 선인장이 물을 잘 머금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지요.

그 외에도 밀은 그 차진 성질로 인하여 인체에 들어오게 되면 우리 몸의 주리(腠理)를 막게 됩니다. 주리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입과 코로 숨을 쉬는 것 이외에 피부나 땀구멍 등으로 외부의 기운과 호흡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가령 우리의 피부를 랩으로 둘러싸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얼마나 답답할까요? 그 상황을 바로 주리가 막힌 상황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동양인의 경우에는 주리가 작고 치밀하기 때문에, 주리가 막히지 않게 소통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런데 밀을 주식으로 하게 되면 그 주리가 막히기 때문에 소통이 잘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면 안으로 내열이 쌓여 피부에 여드름이 생긴다거나 소화장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쌀을 주식으로 삼게 되는 것이지요. 우리가 흔히 먹은 쌀도 어느 정도 찰기는 있긴 하지만 밀과는 분명히 다른 성질을 가집니다. 이와 반대로 서양 사람들의 경우에는 주리가 성글고 크기 때문에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많이 나서 몸 밖으로 배출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도리어 밀을 먹으므로 주리로 지나치게 새어나가는 것을 막게 됩니다.

주리가 막히게 되면 보통은 피부가 탁하고 두텁게 변합니다. 따라서 밀을 주식으로 하는 경우에는 나이가 어릴 때, 피부가 좋더라도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서 피부가 무척 두터워집니다. 여기에서도 서양노인들과 동양노인들과의 차이를 비교해 볼 수 있겠습니다. 어릴 때에는 서양 사람들의 피부가 더 좋게 느껴지지만, 나이가 들면 그 반대가 됩니다. 동양인들이 단순히 이태리 타월로 때를 밀어서 나이가 들어도 유들유들한 피부를 가지는 것이 아닙니다. ‘주식(主食)’의 차이가 이것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몫을 담당합니다.

또한 껍질을 벗겨 하얗게 정제된 밀기루는 기본적으로 통밀에 비하여 성질이 좀 더 따뜻하지만 보통 우리가 먹게 되는 수입한 밀에는 방부제가 첨가가 되어있기 때문에 소화가 잘 되지 않습니다. 음식물이 위와 장에 들어오면 장에서는 그 음식을 소화시켜 내보내게 되는데, 그 소화를 시키는 과정이 음식을 썩게하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방부제가 첨가된 음식의 경우에는 방부제로 인하여 음식이 썩는 것을 방지하므로 배에서 소화가 잘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소화 장애를 불러오게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주리를 통하여 한사(寒邪)가 침입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밀이나 찹쌀을 먹는 것이 해가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리를 막음으로써 외부의 차가운 기운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할 수도 있겠지요. 그래서인지 예전부터 겨울철 주전부리로 메밀묵과 찹쌀떡을 먹었었나 봅니다. 이런 작은 것 하나에도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니 참 신기합니다.


심정은 원장 이력
빼어날 수 한의원 원장(www.thegreatsoo.com)
대한한의학회 회원
대한형상의학회 회원
전국의료관광협회 회원
대한약침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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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은의 건강백서는 매주 금요일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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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묵자~

    이제 애인이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먹겠다 하면 이거 인쇄해서 보여준면 되겠군요. ㅎㅎ 안그래도 고민이었는데.. 감사합니다~ㅋ

    2010-01-2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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