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검도가 세계정상을 차지했다.

결승에서 일본과 맞붙어 이겼더라면 더욱 큰 입지로 세계에 우뚝 섰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강적 일본을 이긴 미국을 상대로 패(敗)없이 우리는 시원스럽게 세계정상을 차지했다.

문득 일본 고단자들이 이야기하는 “일본에는 사무라이가 없다”라는 말이 생각된다. 이 말은 과거 군국주의적 사고를 떠나 검도다운 검도를 하는 젊은이들이 없다는 말을 빗대어 한 말이다.

이를 우려라도 했을까? 제13회 세계검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이번 일본대표팀을 보고 일본 원로들은 “이번엔 불안하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실력을 두고 한말일까? 그것은 아니다. 이번 일본대표팀의 자만심과 조직력의 부조화를 두고 한 말이라고 한다.

이러한 일본의 과오는 미국에 패한 것으로 2006년 세계 최강팀에서 3위로 전락해 버렸다. 미국 팀의 주요선수들이 재미 일본인들이라고는 하지만, 국가적인 측면에서는 미국에 패한 것이다. 과거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이 일본 검도계에 또 떨어진 것이다.

이제 국제정세는 변화하고 있다. 스포츠문화도, 수많은 산업도 변화하고 있다. 검도의 국제화에 IKF(국제검도연맹)가 꿈틀 댈 때라는 점도 알아야 한다. IKF의 주요 인사들이 일본인들로 구성되어 “검도는 스포츠화 할 수 없다”라는 일부 주장들을 내세웠던 적이 언제였는가? “검도는 일본의 정신이다”라고 아직도 이야기할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을 던져 본다.

이미 검도는 국제적인 스포츠로 발돋움했다. 올 초 GAISF(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에 IKF가 가맹되었고,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일본의 최강적인 우리나라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 우승의 의미는 한국이 주도하에 검도의 국제스포츠화를 꿈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말만 국제스포츠지 세계검도선수권대회가 고작 3년에 1회만 개최되는 현실 속에서 이번 대회마저도 언론노출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최악의 스포츠이벤트라는 점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내년에 21회를 맞는 유럽선수권대회도 있는데, 검도의 종주국이라 일컫는 일본이 있고, 검도의 우승팀이 있는 한국이 있는 아시아에 대륙대회 하나 없는 실정이 뭐란 말인가?

이제 우리나라도 일본의 눈치 볼 것 없이, IKF의 분위기를 따질 것 없이 한국주도의 세계대회를 유치해야 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스폰서 확보와 더불어 ‘코리아 오픈세계검도선수권대회’라든가, ‘코리아컵국제검도대회’라든가 하는 식으로 국제대회를 개최해야 한다.

말로만 올림픽이 어쩌고, 아시안게임이 어쩌고 하는 식의 말보다는 아시안게임에 어떻게 가맹될 수 있으며, 올림픽에는 어떤 절차로 가맹종목을 추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 할 때다. 또한, 전일본검도검도선수권대회보다도 못하며, SBS검도왕대회보다도 못한 세계검도선수권대회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는 일본이 아닌 한국이 주도하는 움직일 필요가 있다.

수많은 해외 스포츠학자들이 한국을 놓고 볼 때 “스포츠경기에 대한 추진력과 특정종목의 국제화에 가장 잘 하고 있는 국가”로 평가한다는 점에서 더욱 가능성을 크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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