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기]이가라시 7단 세미나를 마치고

  


- 일본 아이키도의 고수로 한국과 지속적인 기술교류를 가지고 있는 이가라시 카즈오(五十嵐和男 • 60) 7단의 4번째 한국 세미나가 지난 11일과 12일 양일간 서울 신일고등학교에서 열렸다. 이가라시 7단은 한국 아이키도의 대부 윤익암 관장의 스승인 고바야시 야스오 선생의 제자로 아이키도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검술의 하나인 가토리신토류(天眞正傳香取神道流)의 지도사범으로도 활동하며 검에 대한 조예가 특히 깊어 독특한 무술세계를 이루고 있다고 평가된다.

이번 세미나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국내의 대표적인 아이키도 단체인 (사)대한합기도회(大韓合氣道會, 회장 윤익암 - 대한아이키도연맹에서 명칭 변경)의 주최로 진행됐다. 이번 세미나에 대해 국내 아이키도 수련생으로 아이키도전문 홈페이지(www.aikidokr.net)를 운영하고 있는 성주환(아이키도 공인2단 ∙ 31)씨의 수련후기를 전제한다.(편집자 주)

성주환의 이가라시 세미나 후기


3/11-3/12일 양일간 대한합기도회(大韓合氣道會, Korea Aikido Federation) 주최로 서울신일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실시된 이가라시 카즈오 선생(7단) 초청 4차 세미나가 무사히 성공적으로 치러졌습니다.

이번 세미나는 예년과 달리 체술에 중점을 두었는데, 예정된 4회의 수련 중 1-3교시는 올바른 몸놀림의 양성과 태극권의 추수형식을 빌은 반격기 연습, 4교시는 새로운 방식의 4방베기, 검을 사용한 연습시의 올바른 요령, 검의 움직임이 체술에 적용되는 법, 호흡법 등을 지도하셨습니다.

작년 세미나 때 지도원만을 대상으로 한 특별수련의 커리큘럼과 대동소이한 내용이었으나, 그 수준은 한층 높아져 있었습니다. 선생은 키가 저와 머리 하나 정도 차이가 납니다. 고바야시 도장 출신자 중에서 가장 체격이 작다고 웃으시기도 하는데, 그런 왜소한 체격의 선생이 당신보다 체격이 월등한 사람들을 손쉽게 다루는 모습. 통역을 하기 위해 앞에 나와있던 저는 수련생들의 놀라워하는 표정을 똑똑히 볼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작년의 지도원 특별수련 시에 보기만 했던 선생의 체술은, 높은 수준은 논외로 하고 그 포인트에 있어서는 당시 제가 이미 생각하고 있던 것들을 풀어내 주고 계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1년 만에 뵌 선생은 그저 보고만 있어도 그 깊이와 수준이 한층 레벨업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직접 잡아보고 느끼면서 그 차이는 말 그대로 확연히 피부에 와닿았습니다. 예순을 넘으신 분이 발전을 멈추지 않고 계시다는 것이 정말로 존경스러웠습니다.


이가라시 7단의 몸놀림

선생은 일반적인 몸놀림과 올바른 몸놀림을 동시에 보여주시면서, 겉으로는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하지만, 그 내면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시연해 주셨습니다. 일반적인 몸놀림으로는 꿈쩍도 않던 받기가, 선생이 올바른 몸놀림을 행하시자 약간의 움직임만으로 크게 휘청거리면서 나가떨어지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기술의 기본일 따름이며 이 기본을 단단히 하여 기술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그저 겉기술만 흉내내는 것과, 올바르게 신체를 이용하는 방법을 익힌 후의 기술은 큰 차이가 존재하며 기술을 거는 것이 더욱 쉬워진다고 하셨습니다.

받기(Uke)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제나 반격이 가능하도록 자세를 바로 잡은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설명과 함께 받기는 잡기(Tori,Nage)의 기술을 받아들여주는 사람이지 당해주는 사람이 아니다는 사실을 역설하셨습니다.

4교시 검을 이용한 수련과 호흡법 설명 시에는 제가 받기를 하였는데, 체중이 30여키로 가까이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검을 통해 전달되는 선생의 무거움에 무릎이 풀썩 꺾여버리고, 위압감에 뒤로 물러설 수 밖에 없었으며, 또한 가볍기만 한 몸놀림은 감탄스러울 따름이었습니다.

동영상으로 보는 것과 직접 보는 것의 차이


세미나 후 단체사진

세미나 후 윤대현 관장은 감사와 선생의 건강을 기원하는 표시로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는 잉어가 그려진 그림을 선물하셨고, 이후 강평에서 단순히 동영상으로 접하는 것과 직접 관찰하게 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그저 관찰하는 것과, 선생의 기술을 직접 피부로 느껴보는 것은 현격한 차이가 존재합니다. 겉으로 보아서는 아무런 차이가 없지만, 신체의 내부작용은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이라고 하는 것이며, 이를 얻기 위해서는 끊임 없이 노력하고, 좋은 선생을 찾고 만나야 하는 것입니다. 저도 이러한 선생들을 찾아뵙고 배움을 청하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래 작년에 선생을 만나뵈었을 때 건강상의 이유로 고사하시는 것을 극구 간청하여 오늘의 자리를 만든 것입니다. 예순이 넘으신 선생은 지금도 발전하고 계시고, 매년 3월에 한국을 방문하시고 5월에는 일본에서 합숙훈련을 개최합니다. 힘들더라도 이 중 하나만이라도 꾸준히 참여하여 실력의 향상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랍니다.라는 요지를 말씀하셨습니다.

저 멀리 제주에서 비행기를 타고 온 사람, 막힌 도로를 뚫고 10시간이 넘는 먼길을 마다 않고 찾아온 각 지역도장의 수련생들은 그만한 보람이 있었다는 만족감을 안고 다시 모일 날을 기약했습니다. 이런 열정 가득한 분들이 있기에 합기도의 앞날이 더욱 밝아지리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도 지난 1년간 궁리하던 주제가 단숨에 정리되는 좋은 자리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지방에서 온 수련생의 한 마디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저희 지도원께서 악 소리 날 거라 말씀하셔서 왔다가, 으아악하고 놀라며 갑니다."

이가라시 7단의 호흡법 시연






[나게(던지기)= 이가라시 7단/ 우케(받기)= 성주환 2단/ 사진제공= 아이키도 순천 호연도장]
#아이키도 #이가라시 #가토리신토류 #성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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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페주인

    아이키도쪽은 일본의 대단한 실력자가 와서 큰 배움을 얻었다거나 가서 엄청난 실력자에게 배웠다는 이러한 소식을 전하는 일에 게으르지 않습니다만 합기도쪽에서는 도대체 실력있는 중진이라 할 6단 7단의 지도자들은 어떤 분들이 계시고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 지조차 알기 어렵습니다. 단체의 분열탓일 지...어쨌든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많습니다. 아마도 커리큘럼이 확고하지 않은 탓도 있겠고 맞붙어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는 "경험"이 그런 경향을 만들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2006-03-2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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