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경호, “우리는 여러분의 동행인(同行人)입니다.”

-(주) 가디언탑홀가드 이현철 대표이사와의 동행길

검은 양복에 검은 썬글라스.
외투에 은밀히 감춰진 권총과 무전기.
007가방을 들고 분주히 움직이는 초긴장 상태의 눈동자.
위급상황 발생시 비호같은 몸놀림으로 상대를 순식간에 제압해버리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Body Guard라고 부른다.

仁.者.無.敵!!
명장(名將)은 싸우지 않고 이긴다고 했던가.
다가올 위험을 예측하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중립의 위치에서 충돌보다는 화합을 도모하는.
불안한 나들이의 친구같은 동행인.
우리는 그들을 Body Guard라고 부른다.

민간경호의 일선에서 의뢰인과 한길을 걷던 이현철 대표이사와 잠시 동행길에 나섰다.

(주)가디언탑홀가드 이현철 대표이사

기자: 경호업계에 몸담게 되신 계기가 무엇입니까?

이현철(이하 이): 학교 다닐 때부터 운동을 하다가 군대에서 어떠한 계기로 교관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계속 운동을 하는 중에 외국영화 등의 대중매체를 통해서 경호라는 것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로 군복무를 할 때 경호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되었는데, 운동을 한 사람으로서 경호라는 분야가 내가 나아갈 수 있는 공간인가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게되었고, 때마침 사회에 경호에 대한 붐이 일기 시작했죠. 이러한 여러 가지 계기로 전역 후 한 경호회사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입사이후에 그 회사의 교관을 맡게 되었고, 교관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아직 우리나라의 민간경호에 대한 체계가 완전히 수립되지 못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런 교관 생활을 하면서 민간경호에 대한 많은 연구와 발표를 통하여 경호업에 대한 운영방식 등을 많이 배우게 되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공경호(公警護)와 사경호(私警護)의 많은 차이점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런 사경호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계속 만들어가는 계기 속에서 경호업에 몸담게 되었습니다.

기자: 최근들어 민간경비 및 민간 경호원에 대한 인식이 대두되고 있고, 이에 따라 민간보안업체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는데 이렇게 우리나라 사회에 민간경비 및 경호의 개념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배경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이: 최근 일본을 통해서 교육을 받고 온 단체들이 신변보호, 호송경비, 기계경비, 시설경비 등 모든 것을 분과별로 나누고 있지만 신변보호에 대해서 경호라는 개념이 그다지 많이 높아졌다고는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대중매체들을 통해 보면 민간인들이 경호를 의뢰하는 부분도 많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수요와 공급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공급은 굉장히 많은데 수요는 그다지 많지가 않은 실정입니다. 다시말해서 예전 경호에 대한 개념이 희박했을 때에 비하면 늘어났다고 볼 수 있지만 공급의 측면에서 보면 그렇게 늘어났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경호에 대한 개념이 대두된 배경에 어떤 것들이 있냐고 하면 공무원이나 일반경찰의 행정권에서 관할할 수 있는 경비 시스템은 국가의 경비 시스템이기 때문에 도로나 관공서 등의 경비는 원활히 잘 이루어질 수 있지만 개인의 신변이라든지 재산 등의 사사로운 부분에는 한계점이 있기에 사설 경호원이 준경찰력으로써 인정받고 대두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기자: 그렇다면 개인의 신변을 보호해야 하는 민간 경호원들에게는 보다 까다로운 자질이 요구될 것 같은데, 민간 경호원들에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자질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

이: 우선 사회적, 현실적인 판단능력. 즉 가치관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민간 경호원은 중립의 입장에 서야 하는데 자칫 잘못하면 의뢰인의 이해관계에 얽혀버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의뢰인의 입장은 물론 상대방의 입장 모두를 고려하여 의뢰인 편을 들어주어야 하는 상황인지 아니면 경찰에게 협조를 구해야 하는 상황인지 등을 적절히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판단에 있어서 중립적인 태도를 견지하려면 개인의 인격부터 시작해서 사회적으로 많은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가입니다. 종교관에서부터 개인의 결혼관, 인생관, 인생의 목표 등 모든 부분을 통해 중립에 서서 상황을 진행하고 사람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는 것이지요. 더불어 비도덕적인 유혹을 단호하게 뿌리칠 수 있는 개인의 사명감이 투철해야만 민간경호원이 될 수 있는 자질이 있다 할 것입니다.

기자: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생각이 난 질문인데요, 일반적으로 민간 경호원이라고 하면 의뢰인과 비의뢰인과의 이해관계를 떠나서 상호 계약관계로 의뢰인이 민간 경호원들에게 의뢰만 하면 경호원들은 무조건 의뢰인을 보호해야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만약 의뢰인이 부당한 행위를 하고 있을 경우라면 의뢰를 거부할 수도 있습니까?

이: 네, 그렇습니다. 그러한 부분이 어떤 면에서 민간 경호의 노련함이라고 볼 수 있는데, 우리가 여러 가지 상황의 민간경호 의뢰를 받을 때는 항상 구두계약이건 서명계약이건 무조건 계약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런 계약을 통해 의뢰인이 지금 어떠한 상황인가 100% 저희들에게 얘기해주게 되어 있습니다. 만약 100% 이야기를 안해주면 우리가 의뢰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또, 구두로 저희에게 이야기 해준 것과 실제 현장에서의 상황이 다르면 현장에서 바로 의뢰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냐 하면 의뢰인은 자신의 신변을 보호해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실제 현장에 가보니까 이것은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라든지, 의뢰인이 법적으로 위반한 상태라든지, 의뢰인이 범죄자라든지 여러 가지 상황이 많거든요. 그런 상황을 계약이 없는 상태에서 진행하다보면 일순간에 같은 부류로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계약을 통한 중립적인 위치의 확보는 굉장히 중요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민간 경호무술에 있어서의 특징은 굉장히 방어적인 개념입니다.

기자: 경호원이라고 하면 빠뜨릴 수 없는 것이 경호무술인데,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한 타무술과 달리 자신은 물론 의뢰인까지 보호해야 하는 경호무술은 남다른 특징이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특징이 있습니까?

이: 경호무술의 특징이라고 하면 너무 포괄적이구요, 민간 경호에서 일반적인 청소년들이나 경호원들이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 치한이 공격을 하면 내가 그 사람을 죽여도 된다라는 인식입니다. 무기를 든 치한을 상대로 경호원들이 그 치한에게 위해를 가했을 때 경호원들은 정당방위로 무조건적인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민간 경호원은 일반인과 똑같은 법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민간 경호원이라고 해서 자신이 누구를 체포할 수 있고, 감금할 수 있다는 생각은 굉장히 잘못된 인식입니다. 민간 경호원들은 절대로 그러한 행위를 할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민간 경호원은 일반인과 동등한 법적 지위를 갖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었는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경호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정상참작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상황이 어떠했느냐에 따라 정당방위가 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민간 경호무술에 있어서의 특징은 굉장히 방어적인 개념입니다.

현 상황에서 민간 경호원에게 요구되는 것은 희생이라고 볼 수 있고,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의뢰인도 안 다치고 경호원도 안 다치는 것입니다. 자칫 경호원이 과도한 방어로 인해서 상대가 심한 위해를 입었을 경우 경호원이 범죄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이 현재 민간 경호원의 위치입니다. 그러니까 민간 경호원의 무술은 굉장히 방어적인 원칙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가능한 방어나 방지를 할 수 있는 행위나 태도가 경호무술의 가장 기초적인 원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흘리기로 상대를 제압하는 관절기

기자: 보통 경호무술의 시범을 보면 발차기나 주먹 등의 타격기를 사용하기 보다 주로 합기도의 관절기나 유도의 메치기 기법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 같은데, 경호무술에서 가장 요구되는 무술적 기법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이: 네, 지금 이야기 하고 있는 부분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기술도 어떤 무술의 종류를 떠나서 유술이라고 하지요. 치한이 들어오는 공격을 막고 때리기는 굉장히 쉬운겁니다. 치기라든지 차기 기술은 기초적인 기술이지요. 그러나 이러한 것을 민간 경호에서 잘못 사용했을 경우 사람이 죽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보다 체격이 크거나 수가 많다고 해서 급소 위주의 공격을 하다보면 한도 끝도 없는 것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사용하는 기술은 주로 경찰들이 사용하는 기법, 즉 정당방위의 원칙에서 흘리는 기술이라든지 또는 합기도의 관절기 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절기 중에서도 흘리기, 즉 합기도에서는 기울기라고 하지요, 상대방의 힘을 이용해서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기술. 이러한 기술들이 현 민간 경호에 있어서 가장 적합한 기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경호 등의 공적인 경호에 있어서는 상대방의 급소를 공격한다든지 하는 기술이 이루어질 수 있겠지만 민간 경호에 있어서는 이러한 흘리는 기술들이 상대는 물론이고 자신까지도 법적 보호를 받기가 쉽습니다.

기자: 선생님께서는 합기도를 오랜동안 수련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합기도와 경호무술과의 상관관계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이: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합기도는 실전무술이기 때문에 합기도의 자세를 보시면 원래는 검을 잡기 위한 자세이고 검을 잡았던 자세입니다. 실전의 무술이라고 하면 옛날에는 전쟁의 무술이었고, 이러한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행해진 가장 강한 무술이 합기도였습니다. 이러한 합기도를 만든 사람은 체격이 작았기 때문에 작은 체격으로 큰 체격의 사람을 제압할 수 있는 흘리기 기술이 합기도는 많이 발달되어 있습니다. 이런 합기도의 실전기법 중 상대에게 큰 위해를 주지 않는 흘리기 기술이 현 민간 경호무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합기도는 유술과도 비슷하지만 손으로 상대방의 옷깃만 잡아도 유술과 비슷한 그러한 기술을 계속 쓸 수 있습니다. 때문에 보폭이라든지 과학적인 원리를 고려했을 때 어떠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구사할 수 있는 것이 합기도의 원리이고 이러한 합기도의 기술 중 흘리기 기술들을 민간 경호에 맞춰 보니까 굉장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기자: 최근들어 사설 경호원들에게도 실탄을 사용할 수 있는 총기사용 권한이 법적으로 가시화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해선 어떤 견해를 가지고 계시는지요?

이: 총기 사용은 한마디로 현 상황에서는 절대로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총기사고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경호원들에게 총기를 지급해준다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 겁니다. 일단 현재 민간 경호원 개개인에게 국가적인 자격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한 국가적인 자격이나 제도가 선행되어야 할 것 같고, 아직 우리나라는 민간 경호에 있어서 총기로 인한 사고가 적기 때문에 시기적으로는 부적합하다고 판단됩니다.

기자: 의뢰인의 안전을 책임져야하는 경호원들은 무도 및 사격술 이외에도 구급법이라든지 기초적인 의학지식, 외국어 구사 능력 등 다방면에 걸친 기술을 숙지하고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이러한 경호원 교육은 대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이: 경호원 교육에서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보다 민간경호에 대한 인식입니다.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 경호라고 하면 총을 갖고 다니고 때에 따라서는 무술에도 달인이고, 위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등의 환상적인 생각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민간경호의 현장은 이러한 인식과는 180도 다릅니다.

민간경호에서의 의미는 하나의 동행의 개념으로 보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계약을 체결하러 가는데 혼자 가는 것이 무서워서 친구와 같이 가는 것과 같은 동행의 의미입니다. 즉 현재 민간경호는 직접적인 위해로부터의 방지라는 목적도 있지만 그 방지하는 목적에서의 의미는 같이 동행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공경호와 같이 계획적이고 엄격한 분위기와는 달리 중개인의 입장에서 의뢰인과 상대방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충돌할 수 있는 부분을 최소화 시켜야 하는 것이 민간경호의 개념입니다. 때문에 논리적인 사고와 화술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교육과 더불어 중개인의 입장에 설 수 있는 기본적인 인성교육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기자: 끝으로 민간경호의 현실적인 문제점과 민간경호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간략히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민간경호의 현실은 과도기라고 생각합니다. 완전히 민간경호 업계만 놓고 보았을 때 굉장한 과도기에 와있고, 이러한 과도기에서 어떻게 정통적인 경호를 통해서 살아남는가가 관건입니다. 또한 기업이라는 의미와 사명감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쫓는다는 것도 굉장히 큰 의미가 있습니다. 기업은 살아남아야 하고, 사명감도 사명감이고, 이러한 상황에서 경호와 기업과의 조율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이러한 과정속에서 앞으로의 발전이라는 것은 민간경호가 대중화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가격도 저렴해야겠고, 각 지역마다 사명감이 투철한 경호회사의 대표들이 소규모라도 민간인의 생활속에 파고들어 그 사람들을 중개해주고 법적인 대처 방법도 알려주는 등의 건실하고 건전한 사고를 지닌 경호회사의 사람이나 대표가 많이 나와야 하지 않는가하는 생각을 하고요, 민간인들 역시 민간경호의 개념이 어떤 것인지 확실히 인식하고 자신들에게 어떤 일이 있을 때 정말 편안하게 요구할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표이사와의 동행길은 그다지 길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 민간경호의 현장에서 바래다줌의 미학을 향하여 진일보하는 민간경호원들의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